달아나려는 봄꽃을 쫓아 화천/양구의 사명산을 찾았다.
두 달만의 산행이라 은근 걱정 됐지만,
여기서 주저앉으면 다시는 못 일어날 것 같은 두려움에
용기를 내...
3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양구군 웅진리 주차장~.
고도 200m인 여기서부터 포장길을 2km 정도 걷고는 다시 임도로 옮겨 타고
고도 400m의 들머리까지 1.3km를 더 걸어야 한다니...
이거 시작부터 인내심 테스트를 하자는 건가?
임도 옆 계곡 물소리가 청량하니 포장길에서의 짜증은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고...
금낭화.
천남성.
언뜻 독사가 대가리를 바짝 든 모양이라 蛇頭草라고도 하는 독초인데,
내 눈에는 참으로 청초하고 예쁘기만 하니 거 참!!!
광대수염.
산괴불주머니.
들꽃들의 천국인 강원도 산답게 반겨주는 꽃들이 있어 예까지는 왔는데...
주차장부터 정상까지 5.2km 중 3.3km를 올라온 이곳 고도가 겨우 400m라면,
남은 1.9km는 고도 800m를 치고 올라야 하는 최고난도의 산행이 되겠구먼~.
그래!
必死卽生의 충무공 정신(?)으로 레츠 고~~~.
고도를 높여가니 연달래꽃 천국이다!
지난 황매산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담으며 곧추선 된비알을 오르고 또 오른다.
원시림처럼 녹음이 우거져 그늘이 진 것은 좋은데,
바람 한점 불어올 틈이 없으니 땀은 비 오듯 흐르지만 이를 악 물고...
그렇게 산마루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휴~~~
살 것 같다!
사명산.
인근 화천, 양구, 춘천, 인제까지 4개 郡을 조망할 수 있어 四明山이라는
"블야 100대 명산 +"란다.
소양호, 파로호도 보이는 양구 8경 중 제1경이라는데
푸른 호수는 어디 있는 겨???
올라갈 때보다 더 빡세고 위험스러운 비탈길에서 만난
붉은병꽃.
야생화 천국 강원도 산답게
벌깨덩굴...
미나리냉이...
쥐오줌풀...
큰앵초...
들꽃들과 눈 맞추며
가파른 비탈을 무릎보호대에 에어스프레이까지 뿌리고 임도까지 내려오니
함박꽃나무...
고광나무...
지느러미엉겅퀴...
쪽동백이 있어
그들을 담으며 최고난도의 만만치 않은 산행을 마무리한다.
예상은 8.5km에 4시간 산행이었는데 11.6km에 5시간을 넘겼다니
어디서 뭐가 잘못된 건지...
이제까지 많은 산들을 다녔지만
이런 산행 그래프는 아마 처음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포물선이 그저 신기할 뿐~.
귀로의 산악회 버스에 앉아
미호천 노을의 평화스러움을 담으며...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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