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상단산성 해넘이 外~

村 場 2022. 12. 25. 15:09

백내장 수술 등으로 산행을 포기해야만 했던 가을은 갔지만,
폭설과 함께 찾아온 은백의 계절이 또한 반가운데...
해넘이에 앞서 황당했던 지난주 상황부터 되짚어 보자!


2022년 12월 17일.
첫눈 산행으로 한껏 부풀었던 설렘이 처참하도록 짓밟힌 기막힌 하루였다.
소싯적 읽은 현진건운수 좋은 날이 떠오르는...

07시 심 서방이랑 눈길을 달려 찾은 덕유산~.
며칠 푹 고은 곰탕 날씨였지만 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는데,
설천봉~향적봉 코스 外 등산로는 전면 통제라니 이 무슨 일인고???

돈이 되는 스키장과 곤도라만 운행하겠다는 건데,
이게 누굴 위한 통제란 말인가!

어처구니없는 입산금지령에 열이 오르지만,
오늘 산행을 포기할 순 없으니 일단 여기를 빠져나가자!
더 복잡해지기 前에...

멀리 갈 순 없으니 돌아가는 길에 위치한 대둔산으로 방향을 바꿔 열심히 달려갔는데,
완주군으로 접어드는 산날맹이 도로에 이르니 헐~~~.
여기부턴 제설작업이 전혀 안 돼있어 도저히 2륜구동 SUV로는 꼬불꼬불 비탈길을 갈 수가 없기에
차를 돌려 계룡산으로~~~.

동학사 주차장에 4.000원 주차료를 지불하고 장비를 챙겨 천정골로 들어섰는데,
어건 또 뭐여???

살아오는 동안 수십 년을 올랐던 계룡산에서 이런 건 처음 맞는 상황이라 납득이 안 된다.
왜 이래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눈앞의 설경이 발걸음을 잡지만 어쩌겠나!
從心所慾 不踰矩라는데 법응 어기는 건 스스로 용납할 수 없으니 포기할 밖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더니,
이태원 참사가 가슴 아픈 일이긴 하다만 위험하다고 무조건 막는 것이 능사란 말인가?
병법에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상책이라는 걸 잘 못 이해하는 건 아닌지...

지금 시간이 14시~.
아직 점심도 못 먹었으니 가까운 유성 맛집 **어죽을 찾아갔더니 여기도 문이 닫혀있다.
전화를 해보니 가정사로 임시휴무라네~.
오늘만 네 번째 발길을 돌리려니 이젠 기가 막혀 멘붕이...

청주로 오는 길목의 또 다른 맛집인
구즉 솔밭묵집에서 배를 채우고 나니 이제야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둣~.

입가에 번지는 엷은 미소를 담아 이 글을 올린다.
그래도 내겐 또다시 떠오를 내일의 太陽이 있기에 여유로움으로
한 편의 콩트 같았던 하루를 추억으로 간직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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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4일.
산악회 여기저기를 검색했지만 확신이 안 선다.
오늘은 지난주 보다 눈이 더 쌓였고 최저 기온이라는데 입산통제를 해제할 런지...

간밤에도 눈은 계속 내려
모처럼 풍성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 듯하다만,
모든 신경은 山에 쏠려있으니...

새벽 시간에 아무도 안 지나간 길에 내 발자국을 남겨본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이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

서산대사의 말씀으로
백범 김구선생이 지도자의 이상으로 삼으셨던 詩을 암송하며...

집콕을 할 수만은 없으니 아이젠과 스틱을 챙겨 집을 나섰다.
백화산~상당산성까지 몸풀기 산행으로 컨디션을 점검하고,
어쩌면 올해 마지막이 될 해넘이를 보며 한 해를 되새기려고~~~.

간밤에 눈이 펑펑 내리고 기온도 뚝 떨어진 데다 바람도 제법 부는데
어쩜 눈꽃 한송이, 서리꽃 한 컷 담을 게 없다는 게 차라리 신기하네???

그래도 뽀득뽀득 밟히는 눈길이 싫지마는 않다.

헬기장의 눈밭~.

억새꽃~.

여름철에는 땀을 식히는 휴식처인데 지금은 소복이 쌓인 눈만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을씨년스러운 나목들도 한 컷!

이제는 익숙하고 평안한 산 중턱의 그 오솔길~~~.

생명의 쌀 생산지인 오창 청원평야를 배경으로...

평소 안 하던 짓도 한 번 해보고...

생명력은 잃었지만 아직 떠나지 못한 마른 잎을 단풍 삼아 담아도 보고...

나름 백화산 명품松도 담다 보니...

상당산성이 코 앞이다!

미호문(西門)~.

무신론자라 성탄절과 전혀 관계는 없다만,
가족들과 대게 + 생선회로 거하게 점심식사 후 여유롭게 출발했더니...

해넘이 딱 맞춰 온 듯~~~.

산성길을 걸으며 보다 차분하고 비워진 마음으로 夕陽을 즐긴다.

아! 태극기~.
얼마 前 월드컵 경기 때마다 울컥하게 했던 그 태극기다.
2007년에 바뀐 국기에 대한 맹세를 옮겨본다.

"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

국기에 대한 맹세의 경건함과 비장함을 담아 스스로에게 맹세한다.

어쩌면 人生 해넘이의 나이를 살며 부끄러움 없이
매 순간순간을 아름다운 마무리로 살아가겠노라고!!!

불멍도 해 보고 물멍도 해 봤는데...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평안하고 여유롭다고 단언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마지막 해넘이는 미호문에서~.

아듀~.
내일은 내일의 해로
내년에는 내년의 해로 다시 만나
또 다른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기를 소망하오!

성안으로 내려가는 길은 완전 겨울왕국~.

8km, 3시간여의 산행은 여기까지~.

종교랑은 무관하지만...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
함께하는 인연들에게는
幸福 가득한 즐거운 성탄절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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