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겨울왕국 계방산~*

村 場 2023. 1. 7. 23:10

나흘 후로 예약 된 왼쪽 백내장 수술로 겨울산행은 오늘이 마지막 기회라

눈예보가 발령된 계방산을 찾았다.

수술 후에는 또 1개월 이상을 쉬어야 하니~.

대한민국에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다음 높은 산으로

날씨가 좀 풀렸어도 눈꽃을 기대하며,

운두령~깔딱고개~계방산~주목군락지~이승복 생가 코스로 출발!

 

운두령에는 전국에서 몰려온 많은 안내산악회 회원들로 왁자지껄~.

계단을 타고 오르니 눈꽃의 향연이 가슴을 뛰게 한다.

어차피 하늘빛을 기대하기 어려운 푹 고아 만든 곰탕 날씨에

휘날리는 눈보라로 사진의 디테일은 포기했지만...

이 얼마나 오랜만의 눈꽃인가?

흰 눈밭의 산죽도 빼놓을 수 없는 아름다움이고...

심해의 산호초 군락지가 이런 모습이겠지...

깔딱 고개에 적설량이 무릎은 족히 넘을 듯하여

교행 할 때마다 길게 늘어서서 강풍과 추위에 떨어야만 했지만,

1492봉의 선경을 접하는 순간 만사 OK~.

몇 년 전 친구들과 송년산행으로 올랐던 천안의 광덕산에서 보았던 그 눈꽃인데,

하늘이 코발트빛이었던 그때와는 비교 불가지만 이 또한 충분히 아름답지 아니한가?

다만 사진으로 표현하기엔 빛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현실이 좀 아쉬울 뿐~.

저 서리꽃 위 하늘빛이 청명했다면 어땠을까?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매 순간을 긍정의 힘으로 또 OK!!!

산호초중에도 최고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계방산!

계수나무 桂에 꽃부리 芳~.

계수나무 향기가 나는 산이라는 뜻으로 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산이다.

103세의 김형석 명예교수께서 신년에 쓰신 글을 인용해 본다.

 

  "送舊迎新 마음을 함께하자!"

  옛것을 뒤로하고 새로운 것을 맞아들이자는 교훈이다.

  덕담이지만 따져보면,

  "버릴 것을 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 누리지 못하면

  희망과 행복은 불가능하다"는 경고이다.

 

지금 우리에게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이고,

또 무엇을 찾아야 하는가.

 

신년 벽두에 얻은 새로운 숙제가 이 시점에 떠오르는 건 뭐지?

숙제는 꼭 풀어야겠지만,

이 순간만은 자연의 황활경에 취해보는 것도 썩 괜찮지 않겠소?

좋다!

그냥 이렇게라도 볼 수 있음이 내겐 큰 행복이니...

古木이 아닌 枯死木에도 꽃이 핀다는 사실~~~.

여긴 주목 군락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을 벗 삼으니,

어느덧 신선이라도 된 듯 넉넉한 여유로움으로 村場의 自然in~*을 즐긴다.

13시가 다 돼가는데,

아직 점심도 못 먹었으면서도 배고픔도 잊은 채~~~.

주목 군락지라니 수형이 특별나지 않더라도 인증 샷 한 컷씩은 담아주는 쎈스~.

흰 눈 소복이 쌓인 엄동설한에도 저 수피 속에선 새봄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겠지..

요건 뭐지?

겨우살이도 보이고...

요런 것도 있고...

낙엽이 가는 길을 잊으셨나?

아님 아직도 그 질긴 미련을 못 버린 탓인가!

느낌을 다르게 흑백으로도 한 컷~.

노동계곡을 흐르는...

꼭 만나고 싶어 두리번거렸던 산죽과의 만남~.

그 1번.

그 2번.

그 3번.

그냥 잡초가 말라비틀어진 모양이라 해도 부정할 생각은 없다.

하나

내 눈에는 사군자를 이루는 蘭의 느낌으로 담은 것이라는 걸 속이고픈 마음도 없다.

난을 기르는 친구가 보면 펄쩍 뛰겠지만...

...

모진 북서풍에 옆으로 누운 잡초들~.

1968년이면 내가 중학교 3학년때의 일로 기억이 생생한 사건이다.

어린애가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를 외치고 가족들과 함께 죽어간...

 

북괴의 드론이 서울 상공을 휘젓고 날아다니는 걸 보고

지하의 이승복은 무슨 생각을 할까?

 

우리는 반공을 國是로 배웠었는데 지금은 뭘 가르치는지...

이승복 생가에서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者들이 공존한다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모처럼의 황홀했던 겨울산행을 마무리한다.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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