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봄이 오는 사량도~*

村 場 2019. 3. 3. 20:05

2019년 3월 2일.(토요일)

 

섬산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100대 명산인 "지리망산"!

아랫 섬과 윗 섬을 종주하며,

봄이 오는 사량도의 아름다움을 담고자 한다.

 

02시30분, 청주를 출발하여 좀 이른 시간인 06시경에 삼천포항에 도착.

사량도 아랫 섬, 윗 섬 안내도와 미명의 삼천포 앞바다를 돌아보고....

 

 

 

07시, '가자 세계로'라 쓰인 배를 타고 사량도로~.

 

 

 

 

선상에서 맞는 운무 속 해돋이가 아쉬웠지만, 나름 파스텔톤의 신비로움으로!!!

 

배의 진행 방향에 따른 두 번째 일출이...

 

 

나를 태우고 온 산악회 버스도 함께~.

 

 

08시30분,

배에서 내려 아랫 섬 들머리까지 버스로 이동하여 칠현산~사량대교를 향해 출발~.

 

 

본토보다 미세먼지는 옅은 듯 하다만 운무로 뿌연 암릉을 타고오르는 빡센 섬산행이

시작부터 심신을 무겁게 한다.

 

 

 

숨차게 올라 바다를 조망하는 즐거움으로 계속 GO~.

 

 

 

 

 

능선길도 암릉이라 예의 다른 산행에서 즐기던 유유자적은 바랄 수도 없었기에,

생각잖은 솔벗과의 만남 조차도 큰 선물처럼 반갑다.

 

 

 

 

올라가면 또 내려가고, 오르면 다시 건너편엔 암봉이....

 

그렇게 칠현산 망봉에~.

 

 

 

바위에 붙어 긴 세월을 살아온 '자연산 분재'인데, 곧 봄이 무르익이면 꽃도 피겠지...

 

아랫 섬 날머리인 사량대교가 저긴데, 아직 가야 할 길은 먼 듯~.

 

 

 

작두 타는 무당처럼 양쪽이 낭떠러지인 요런 암릉을 타고, 또 타고....

 

 

 

칠현산 산행을 마무리 할 즈음에 나타난 노루귀꽃!!!

 

 

 

조금은 아쉬운 모습이지만,

올봄 처음 만난 꽃이기에 더욱더 반갑고 소중하게 담았다.

 

 

 

10시30분. 애피타이저로 아랫 섬 칠현산을 타고 사량대교로 내려와,

대기중인 산악회 버스로 이동하는 산우들이 많았지만 난 걸어서 금평항으로...

 

 

오른쪽 고등산은 일정상 패스.

왼쪽 면사무소 옆길로 옥녀봉~가마봉~불모산(달바위)~지리망산(지리산)~내지항까지가

오늘 산행의 메인 디쉬로 군침도는(?) 암봉들이 기다리고 있다.

 

 

 

옥녀봉 오름길에 만난 진달래!

 

 

 

좀 있으면 지천으로 깔릴 진달래꽃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은 성스럽고 은혜롭다.

 

중국애들이 이런 걸 모방해 잔도를 만들었나???

 

 

 

 

 

 

 

 

쉽잖은 코스를 오르고 또 올라 옥녀봉에~.

 

 

 

 

달걀을 새워놓은 듯 위태롭게 서있는 암봉들을 오르내리길 몇 번인가!

 

 

 

 

멋진 배경이 될 뒷편의 바다와 섬이 운무에 가려,

암릉 고스락에 독야청청한 나홀로 솔벗이 외로워 보이는 아쉬움이~.

 

 

 

 

 

 

 

 

예전에 없던 계단과 출렁다리가 안전과 보다 많은 산우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한다지만,

자연스러움이 거의 말살 수준이라 좀....

 

 

 

 

 

깍아지른 암릉과 푸른 바다의 만남이 비록 파스텔톤이지만 어찌 아름답지 않으리오!

 

 

 

 

 

 

 

경관에 취해 걸음이 자꾸만 느려져 후미팀이 꽁지까지 따라붙었다만,

이 풍광을 어찌 외면할 수 있단 말이오!

 

혹시 저 사람들이 방을 빼려나 하고 한참을 기다렸지만....

 

두 늙은 연인(?)의 산상 오찬을 방해할 의사는 없으니 포커스를 바꿀 밖에...

밥을 꼭 여러 사람이 공유해야 할 명당에서 먹어야 소화가 잘 되나???

이렇게 담아 또다른 느낌을 얻었으니 땡큐!

 

 

높이는 뒷동산 수준인데 여길 오르느라 소모된 노력은 1.300m 고지를 오르고도 남을 듯~.

 

 

 

 

 

여기 돌 들은 평면이 없다.

뽀쪽한 칼날 형상이라 한발작, 한발작에 긴장을 풀 수 없으니 심신이 두루 피곤할 밖에~.

 

 

이곳 능산로가 요런 모양이라 옆걸음으로 오르내려야 한다는 걸 이해가 되시쥬?

 

불모산(달바위)로 가는 길인데 위험구간이라네!

로프도 있고 별것 아니겠지만 지난 석기봉에서의 악몽(?)이 떠올라 우회하는 걸로....

 

 

옆길로 오니 이런 걸 볼 수 있는 우호적인 혜택도 있구먼~.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걸어가야 될 길이라 생각했지요

풀이 무성하고 발길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그 길도 걷다 보면

지나간 자취가 두 길을 거의 같도록 하겠지만요

 

그날 아침 두 길은 똑같이 놓여 있었고

낙엽 위로는 아무런 발자국도 없었습니다

아, 나는 한쪽 길은 훗날을 위해 남겨 놓았습니다

길이란 이어져 있어 계속 가야만 한다는 걸 알기에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거라 여기면서요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로버트 프로스트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

 

위험 구간을 포기하고 우회로를 택해 달바위의 아름다움을 보았지만,

가지 않은 그 곳이 궁굼해 역산행으로 불모산 달바위에 올라보았다.

 

우리가 동문수학하던 시절의 저 에선 오랜 세월이 지난 후 한숨을 지으며 이야길 한다지만,

난 그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었던 탓일까?

아님,

궁금증을 참을 수 없었음인가!

 

 

그렇게 달바위에 올라 궁금증 대신 멋진 조망을 만끽하니 나름 만족스럽더이다!

 

조각조각난 바위를 넝쿨식물이 보호하고 있는 듯~.

 

그냥 지나치기 십상인 나목의 아주 작은 꽃인데....

 

자세히 보니 참으로 예쁘다!

내 평생 처음 보는 "길미가지나무꽃"이라는데 향기도 아주 굿~.

 

 

 

 

솔벗과 바위는 어떻게 만나도 작품인 듯~.

 

 

 

 

마지막 고스락 지리망산이다.

맑은 날이면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고 해서 이름이 지어졌을 만큼 조망이 좋은 곳인데,

오늘은 그냥 그럴 것이라고 믿고 가는 걸로....

 

 

 

이 멋진 경관을 왜 앞으로 쏠린 듯 찍었을까?

포토존이 낭떠러지 바로 옆이라 내 자세가 기울었나 묘하네...

 

 

 

여섯 시간째 산행중 두 번째 만난 솔벗 군락(?)지에 흙산이라 잠시 숨을 돌리며...

 

 

 

 

평범함을 거부하는 바위 하나 하나에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 절로 든다.

억겁의 세월에도 책장을 한 장씩 넘기 듯 저리도 디테일한 상태로 있었지만 이제는 점점...

 

 

여기도 매미가 껍질을 벗 듯 바위가 결대로 한 겹씩 떨어져 쌓이는 중인가 보다.

언젠가는 모두 쓰러지고 말겠지.....

 

안녕! 암릉의 터줏대감 솔벗을 만나서 반가우이~.

 

 

산악회 표지기가 무당집 같은 솔벗의 품아래로 지나온 지리산쪽을 돌아보며...

 

 

산기슭 솔벗들과 작별을 고하고...

 

길섶의 동백꽃과도 다음을 기약하며 산행을 마무리 한다.

 

 

 

 

해변의 해송을 담으렸더니 바닷가를 어지럽힌 쓰레기가 거슬려 한 컷으로 끝!

고기 잡아 먹고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구들로 자연을 훼손 시키는 건 줄여야 하지 않겠나~.

 

 

예전에 신씨네 산악회와 왔을 땐 아마추어라 지리망산만 간신이 올랐었는데,

그때의 아쉬움을 늦게나마 풀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삼천포항으로 가는 선상에서~.

 

 

 

 

해돋이 시간에 건너가 해넘이 시간에 떠나온 사량도!

다음 언젠가 기회가 올 땐 좀 맑은 날로 잡아 지리망산의 의미를 확인해 봤으면 좋겠다.

오늘도 가슴 가득 행복으로 채웠지만 욕심을 내서라도 친구들과 함께~.

 

 

몇 번 함께한 산행으로 친숙해진 산우들이 자꾸 상석에 앉히니 

회랑 소주로 정을 나누느라 오늘은 반 백년지기들과나 했던 '각 일 병'을~.

즐거웠었고, 고맙소이다!

 

 

한결 같은 바람으로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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