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운길/적갑/예봉산; 눈꽃 3총사를 찾아서~

村 場 2014. 12. 21. 14:43

 

2014년 12월 20일 (토요일)

겨울산행의 진수 눈꽃 3총사!

서리꽃(상고대),눈꽃(雪花),얼음꽃(氷花)

영서지방에 15cm의 눈이 내릴거라는 일기예보를 믿고

접근이 용이한 운길~예봉산으로...

 

서둘러 8시 반쯤 운길산에 도착했는데 전철에서 내리는 산우가 한 명도 없네?

하절기에 두 번 왔었지만 코스를 정확히 숙지하지 못한 게 신경쓰여 망설이다...  일단 가보자!!!

 

헌데, 마을 어귀부터 헤매고 한참을 뱅뱅돌다 주민의 도움으로 들머리를 찾다니 일정이 걱정된다.

 

안내도를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한데, 고스락의 눈꽃이 마음을 조급케한다.

곧 햇볕이 나면 사라질 저들의 운명 아니던가!

 

 

"눈길을 걸을 때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 발자국이 마침내 뒷사람에겐 이정표가 되리니."

서산대사 말씀대로 다행히도 한 사람 지나간 자국을 따라오르니 한결 수월하다.

 

 

 

서서히 겨울산의 본색이 드러나고...

 

 

 

 

무슨 발자국이지? 산중턱에 왠....

 

일진광풍이던가? 세상이 온통 눈으로 덮히네!

 

 

 

건너편에 보이는 천년고찰 수종사!

계곡을 감아몰아치는 칼바람이 만든 눈꽃을 보려 나는 수종사을 포기해야 했다.

 

 

 

 

 

이 화려한 눈꽃들은 해가 뜨면 곧 사라질테니까~. 

 

 

 

 

 

 

 

 

 

 

 

 

아무도 없는 산중에 혼자만의 전시회를 즐기고 있다! 지금 나는~~~ .

눈꽃인지, 서리꽃인지 구별할 이유는 없다. 그저 눈에 보이는 걸 가슴으로 느낄 뿐....

 

 

 

 

 

 

 

결코, 높은 산은 아니다. 그런데도 부족함은 없으니...

 

 

바위에 뿌리내리고도 북풍한설에 청청한 저 솔벗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단말인가!!! 

 

 

와우! 눈꽃이 나무만의 전유물은 아닌 듯... 

암릉에 핀 눈꽃의 절제된 소박함이 참으로 멋지다.

 

 

하늘빛과 흰눈꽃 핀 소나무과 바위의 앙상블이라~

 

쌓인 곳은 눈이 무릎까지도,,, 모처럼 긴 스패츠가 밥값을 하는군!

 

 

 

 

암릉지역이 별로 없는 이곳 종주는 겨울에도 위험성은 낮을 듯~

헌데, 습설이라 아이젠에 자꾸만 달라붙어 발걸음을 더디게 하네. 그만큼 더 구경하라는 건가?

 

 

 

적갑산.

 

 

 

모처럼 전망이 트인 곳에서 본 운길산 마루금. 저 능선을 오르내리며 예까지 왔다.

 

적갑산에서 예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북서풍을 안고 가야하는데 칼바람이 장난 아니고,

눈도 쌓인 곳은 스틱으로 가늠해 보니 7~80cm는 될 듯. 

 

 

여기부터는 눈꽃도, 서리꽃도 아니다.

 

 

얼음꽃, 바람에 부딪는 소리가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 소리???

 

이 꽃은 무어라 해야하나? 끝 부분은 얼음이고 가운데는 눈과 서리의 합작품인데...

자연의 신비로움에 경외감까지 느껴진다.

 

 

예봉산에서 보는 두물머리.

 

우리는 서로 만나 무얼 버릴까

                                 - 이현주 작시, 장사익 노래.

 

바다 그리워 깊은 바다 그리워

남한강은 남에서 흐르고 북한강은 북에서 흐르다

흐르다가 두물머리 너른 들에서

남한강은 남을 버리고 북한강은 북을 버리고

아 두물머리 너른 들에서 한강되어 흐르네

 

아름다운 사람아,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는 서로 만나 무얼 버릴까

 

설레는 두물머리 깊은 물에서

우리는 서로 만나 무얼 버릴까

바다 그리워, 푸른 바다 그리워

우리는 서로 만나 무얼 버릴까

 

 

 

겨울산행의 진수를 찾아 여기까지 오면서 보고, 느끼고, 즐긴 순간들...

눈꽃을 얻기 위해 천년고찰을 버려야했던 아쉬움은 잊었다. 

 

***우리는 서로 만나 무얼 버릴까~~~.

 

 

 

하산길은 가파르긴 해도 눈이 다 녹아 불편은 없지만 좀 아쉽다.

저 하늘빛은 겨울꽃 3총사 어느 것과도 잘 어울리는데... 

 

이그~, 이 화상아! 좀전까지 뭘 버리자 어쩌자 하더니 수준하고는...ㅉㅉㅉㅉ.

 

 

전망대에서 본 서울. 말썽 많은 제2롯데월드는 여기서도 선명하네.

 

 

 

두물머리에서 하나 된 한강은 도도하게 흐르고, 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트랭글이 기록한 오늘 산행.

예상보다 한 시간을 넘게 걸렸네.

 

충만했던 하루!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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