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청계~광교산에서.

村 場 2014. 11. 16. 18:34

2014년 11월 15일 (토) 

 

 

걷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집을 나섰다.

습관적으로 찼던 손목시계도 풀고.

 

그냥,

편히 걸을 수 있는 곳에서

무상무념이던, 무아경이던 웰빙산행 하려고.

 

허,허... 참!

해뜰녘 청계산역을 들머리로 시작한 산행을

해질녘 수지성당을 날머리 마무리라~.

 

나는 잊었는데 몸은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만만찮은 종주길을...

 

 

입산 숫자로는 북한산이지만 단일코스로는 청계산도 뒤지지 않을 텐데 아직은 적막한 들머리.

화물터미널보다 접근이 용이한 이곳에서 옥녀봉쪽으로 오른다.

목적지는 딱히 정해진 곳이 없고, 그저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심사로...

 

어느덧 앙상해진 나목들 사이로 아침해가 떠오른다.

새벽 추위에 엄청 떨었는데 좀 나아지려나!

 

등산로를 덮은 낙엽이 보석처럼 빛나고, 실크로드를 걷는 듯 발걸음이 가벼웠는데...

 

그것도 잠깐. 매봉 오름길의 일천사백여 계단이...

그래도 요정도는 올라줘야 등산 아니겠어?

 

 

 

돌문을 세 바퀴 돌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기에...

무얼 빌었냐고? 천기누설이라 노코멘트.

 

 

가야할 만경대, 이수봉 마루금.

 

북쪽으로 북한산이~.

 

북동쪽으론 제2 롯데월드가.

 

 

만경대 비알에도 계단이 생겼네.

 

 

 

 

어제께 온 눈이 곳곳에 쌓여

암릉과 낙엽길이 미끄러워 진행이 쉽잖다.

 

첫눈은 

보다 의미있는 곳에서

멋진 모습으로 만나고 싶었는데...

 

 

 

관악산과 과천.

 

돌아본 만경대 뒷모습.

 

 

석기봉 지킴이 솔벗도 여전하시군! 반가우이~.

 

 

 

 

이곳저곳 끼웃거리며 마지막 국사봉에 도착하니 10시, 세시간 정도 걸었는데...

아직은 심신이 짱짱하니 머리가 복잡하게 돌아 간다.

 

예전엔 체력 측정용으로

몇 번인가 4월초(생일즈음)에 실시하다

'생거진천'으로 잠시 유보했던

청계~광교 종주산행 욕심이 생기네.

 

기왕 무아도취에서도 깨어났고...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바로 도전이다!

 

 

 

하오고개.

과거엔 무단횡단으로, 단속하면서 하우현성당으로 우회하던 산우들의 민원 제기로 만든 다리.

 

 

 

여기부턴 다시 실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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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 받고 땅위에 흩어져 있다.

(........)

                              낙 엽  (레미 드 구르몽作)

 *************************************************

 

시월이면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듣듯

11월엔

잊은 듯 살았던 기억을 더듬어

한번쯤은 "시몬~"을 읽자

 

삶과 죽음을 초월한 여유로움

참 웰빙을 위해.

 

바라 365 희망계단.

 

 

바라산에서 본 관악산.

 

지금은 앙상하지만 여름엔 환상의 녹색터널이었는데...

 

 의왕과 수원.

 

 

서울시에서 시작해

과천시~

성남시~

의왕시~

수원시~

용인시에서 끝내는

청계~우담~바라~백운~광교산

 종주산행!

 

 

 

 

 

오늘 산행의 마지막 정상인 광교산 시루봉!

 

7시간40분만이다.

앞으로 갈 길은 2시간 정도.

 

긴산행은 악산보다 육산이 힘이 드는 게

체력 소모는 난이도보다는 거리에 비례하는 듯~.

 

여기까지 무사히 왔으니

남은 구간도 무탈하도록 긴장의 끈을 조인다.

 

멀리 청계산부터 걸어온 종주길 마루금. 

 

 

 

******* & *******

* 나의 기도 *      

  -마더 테레사作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나를 구하소서

 

칭찬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나를 고하소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나를 구하소서

 

인기를 누리고자 하는 욕구에서

나를 구하소서

 

 

 굴욕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를 구하소서

 

멸시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를 구하소서

 

잊혀지는 두려움에서

나를 구하소서

 

 

오해받는 두려움에서

나를 구하소서

 

조롱당하는 두여움에서

나를 구하소서

 

배신당하는 두려움에서

나를 구하소서

******* & *******

 

 오늘도 수없이 많은 고스락을 오르내렸고, 때론 양탄자보다도 더 푹신한 길을 걷기도 했다.

무아도취로 황홀하기도 했고, 괜한 우쭐함에 두고온 시계를 찾기도 했다.

 

 

 

다시금 평상심으로 돌아와 지는 해를 보는 지금,

마냥 행복하다!

 

옷깃을 여미고 차분히 기도하고프도록 아름답고 경건하지 않은가!!!

 

 여기 수지성당을 끝으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하고픈 말도, 반성해야 할 일도 모두 덮자.

다만,

오늘 산행을 무사히 마무리한 것에

감사 또 감사하자!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

 

 

*트랭글에 기록된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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