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겨울 동학사에서~

村 場 2014. 12. 9. 12:50

2014년 12월 6일 (토)

 

오전엔 대성굴 시제를 모시고,

오후엔 짜투리 시간을 활용한 눈꽃산행.

 

동학사에 도착한 시간이 14시 25분.

107번 시내버스에서 내리며 환성과 탄식이 함께 터진다.

 

 

계룡산 설경은 황홀 그 자체인데 이미 산행을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라 너무 늦은 건 아닌지...

 

조급한 마음에 발길을 재촉한다. 은선폭포를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덕수궁에 돌담길이 있다면, 이곳 문주암에도 멋진 토담길이 있지!

 

 

하얀눈이 소복히 쌓인 돌담도 있고...

 

세심정.

마음을 깨끗이 하고 속계를 벗어나 선경으로 들어서는 곳. 복원공사로 새롭게 단장을 했네~.

 

동학사.

경내에서 본 쌀개봉이 유혹하것만 갈 수는 없다. 언제까지 출입통제인지....

 

 

벌써 봄을 준비하는 목련화. 닥쳐올 극한도 굳건히 버텨내고 아름다운 꽃으로 봄을 맞겠지!

 

겨울 진객(?)인 고드름 퍼레이드~

 

 

여기가 은선폭포다!

 

 

잠시,

숨을 죽이고 자연이 선물한 진품 수묵화를 감상하자!

 

 

 

폭포 옆 암벽과 소나무, 그리고 눈꽃....

 

 

 

 

 

*******  &  *******

은산철벽(銀山鐵壁)

 

                            -오세영(1942~   )

 

까치 한 마리

미루나무 높은 가지 끝에 앉아

새파랗게 얼어붙은 겨울 하늘을

엿보고 있다.

은산철벽.

어떻게 깨트리고 오를 것인가.

문 열어라, 하늘아.

바위도 벼락 맞아 깨진 틈새에서만

난초 꽃 대궁을 밀어올린다.

문 열어라, 하늘아.

 

*******  &  *******

 

 

은선폭포 옆 암벽에서 흰눈 뒤집어쓰고도 청청한 솔벗들을 보며 생각한다.

모두가 절벽이라고 절망할 때, 이제는 마지막이라고 포기할 때 길은 열리고 시작된다는 사실을...

한 해를 보내고 또 한 해를 맞이하면서 두려울 것도 아쉬울 것도 없는 내 무덤덤함까지.

 

이 짧은 시간에 무엇으로 이만큼의 충만함을 얻을 수 있겠나!

품격있는 예술로 가슴을 채우는 것도, 진수성찬으로 입이 즐거운 것도  좋겠지만 

친구들과 함께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느끼고 되새기는 시간을 공유하며 이 여유로움으로

술 한잔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서울모임 친구들은 12월16일에 인왕산의 또다른 진경산수화를 경험할 수 있겠지?

결코, 후회없는 선택이 되리라 확신하며 많은 친구들과 함께하길 기대해 본다.

 

 

물소리까지 청량한계곡,

늦은 시간이라 산우들의 발길도 뜸해 나홀로 설경을 다 품으니, 신선이 따로 없네그려~~~

 

 

연무를 벗은 파란하늘과 눈 덮힌 산과 나무들...

 

 

보는 것만으로도 눈은 호강이요, 머리는 맑아지고 가슴은 뻥~ 뚫린다!

 

 

아쉽지만 발길을 돌려 다시 동학사로~.

고것 참! 고드름이 다시 봐도 예술이네.

 

이제는 급할 게 없으니 유유자적이라. 느긋하게 돌, 물, 나무들과 눈맞추며 여유를 즐긴다.

 

 

 

 

 

이곳에 모든 것 내려놓고 몸도 마음도 날아갈 듯 상쾌함으로 이제 환속이다.

 

떠가는 뭉게구름만큼이나 여유롭게~.

 

돌이켜 생각해도 오늘의 선택을 탓할 순 없을 듯.

 

형님께서는 집에 들러 저녁 먹고 가라하셨었고

못 만났던 대전 친구들도 눈에 선했지만

어깨에 매달린 카메라가

날 산으로 이끌더군.

 

짧은 산행으로 얻은 큰 행복에 감사하며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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