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일
경인년 첫 산행은 전혀 계획된 바 없는 계룡산 기슭의 수통골, 빈계산이다.
유성터미날에 내리니 수통골행 버스가 들어오기에 무작정 타고 본다
언젠가 한번은 올라야 할 산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버스 종점에 위치한 들머리가 접근성이 좋고, 참으로 소박하다
언제였는지 화마가 할킨 상흔이 아프다
구급함까지 상비한 소나무가 많은 아마추어 산우들의 운동장(?)으론 으뜸이지 싶다
조망이 좋은 날엔 계룡산 주봉들이 한 눈에 보이는 전망대라는데,,, 오늘은 아니다
작은 비알길을 오르니,,,
빈계산 정상이다.
소나무밭에 산우들이 년초 산행의 의미를 부여하듯 결의에 찬 표정이다
정상의 돌무덤에 적힌 산우들의 염원이 모두 이루어지길,,,
나 또한 정성어린 소망을 담아 기원한다
무탈한 한 해, 행복을 나누는 한 해, 후회없는 알찬 한 해를,,,,
금수봉쪽 하산길이다
처음부터 계단의 연속이다
만만치 않다
끝도 없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 등로에 도전하고픈 전의가 꿈틀거린다
갈림길, 망설려진다
금수봉도 아직 미답인데 어쩐다,,,,
하산길를 택한다
충동적인 산행으로 아이젠도, 장갑도, 스틱도, 물한모금도 준비 된게 없다
치기어린 짓은 금물이다. 안전산행 보다 중요한건 없지 않은가
미끄럽다. 북쪽의 계곡이라 눈 위에 얼음, 그 위에 서리가 깔려 무지 미끄럽다
꽁꽁 언 계곡의 작은 빙벽
예쁘다.
계곡도 얼었다
여름엔 산우들의 더위를 식혀주고, 겨울엔 그 운치를 더해 주는 계곡이 길게 이어진다
곳곳에 산행을 돕는(?) 인공 구조물이 자연을 점령해 가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둘러보는 산이 참 예쁘다
등산이라기 보다는 산책코스에 가까웠지만 눈요기감으론 부족함이 없다
아기자기한 모습 모습이 예쁘지 아니한가!
대전 시민의 휴식처로 손색없는 공간이다
여름이였으면 탁족에 탁주 한사발이라도 하면서 詩라도 한 수 읊으면 좋으련만,,,
번개 산행의 묘미를 만끽한 짜릿한 산행을 마감한다
준비물 없이 시작한 산행이 몇번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무사히 마쳤음을 감사한다
시내버스 정류장 앞 하천에서 썰매 타는 동심과 父情이 추위를 녹인다
경 인 년 !
자연에 순응하는, 자연과 같이하는, 자연에 녹아드는
한 해가 되게 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