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9일 (토요일)
***동학사 입구
" 버리긴 아깝고 "
박 철 (1960 ~ )
일면식이 없는
한 유명 평론가에게 시집을 보내려고
서명한 뒤 잠시 바라보다
이렇게까지 글을 쓸 필요는 없다 싶어
면지를 북 찢어낸 시집
가끔 들르는 식당 여주인에게
여차여차하여 버리긴 아깝고 해서
주는 책이니 읽어나 보라고
며칠 뒤 비 오는 날 전화가 왔다
아귀찜을 했는데 양이 많아
버리긴 아깝고
둘은 이상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뭔가 서로 맛있는 것을
주고받는
그런 눈빛을 주고받으며
**동학사 계곡
호남,충청에 큰 눈이 온다기에 새벽같이 집을 나섰다.
11월 마지막 주에 다녀 온 계룡산의 또 다른 모습, 설경이 보고 싶어서다.
허나,,, 눈은 없었다.
눈이 없다고 계룡산이 아니겠냐만,
설화에 상고대까지 기대했던 괜한 설레임에 아쉬움은 적지않다.
그래도 다행이다.
같이한 친구들과의 저녁시간은 의례적인 연말모임이 아닌
서로가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그대로 느낌받는 소통의 자리였으니까!
배려하고 포용하는 이 격의 없는 어울림!
모임의 초심이 영원히 변치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