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도 장맛비에 무더위가 만만찮다만 어쩌겠나!
나름의 방법으로 싸워 이기거나, 질 것 같으면 요령껏 피해야지....
난 이렇게 여름을 보내고 있다네~.
7/21. 대청호반 문화재단지에서~.
내일부터 9일간의 휴가에 앞서 유난히도 더웠던 날 오후에 이열치열의 심정으로 한바퀴.
내 어머니께서 생전에 참 좋아하셨던 아름다운 배롱나무꽃이 흐르는 땀을 씻어주네~.
7/22~23. 속리산에서~.
장모 생신연을 겸한 '대단한 가족' 4대, 27명의 하계휴가차 속리산 자락에서 1박하며,
정2품송 인근에 위치한 연지를 찾아 연꽃과의 첫만남을~.
첫눈에 반한 연꽃의 그윽한 매력에 푹 빠졌으니.....
7/25. 두물머리 세미원에서~.
장맛비에 어제 하루를 쇼핑 등으로 때우고 용문산 가는 길에 세미원 연꽃부터 찾았다.
이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넓은 연지를 돌며 연꽃 하나하나와 눈맞춤하다 보니 벌써 오전이 다 지났네~.
양수역으로 나오는 길목에서 만난 능소화도 놓칠 순 없지!
용문산 계곡에 좀 깊이 들어오니 한적하니 신선이 따로 없으이...
헐~.
호사다마라더니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즐기다가 왠 벌레에 손등을 물렸는데
머리가 띵하니 통증이 만만찮고 금새 부어올라 급히 하산~.
결국, 다음 날 아침에 병원 신세를 졌는데 주사 한 방에 끝이라니 천만다행!
7/26. 서촌과 신촌 새절에서~.
딸아이의 초대로 세종께서 탄생하신 서촌에서 만찬을....
한옥 레스토랑에서 이탈리안식이라니 좀 생뚱맞은 별식이 나름 글로벌스럽구먼~.
저녁엔 지난 번에 왔다 허탕쳤던 봉원사를 다시 찾았다.
고무그릇에 키우는 연꽃이지만, 고찰을 배경으로 밤에 기품과 매력이 넘치는 연꽃을 대하려니
불심이 깊으셨던 어머니가 사무치게 그립네~.
내일은 선산이라도 찾아가 뵈어야겠다. 장맛비에 걱정도 되고....
7/27. 대전청사 가로공원과 한밭수목원에서~.
간밤 느즈막이 형제 단톡방에 공지한대로 일찍 내려가 아우들과 선산을 찾아뵙고,
저녁 약속까지 자투리시간을 내 나름의 방법으로....
연지에 꽃은 없엇지만 물에 비친 반영을 담는 것도 묘미가 있지!
여름 속으로
윤 수 천 (1942~ )
돌아가고 싶다
뜨거운 폭양 속으로
피라미떼 하얀 건반처럼 뛰어놀던
그 시냇물
악동들 물장구치던 그 여름 속으로
뜨거운 맨살의 땅으로 돌아가고 싶다
악동들 다시 불러모아
온 산천을 발칵 뒤집어놓고 싶다
매미들도 불러다가
한바탕 축제를 열고 싶다
쇠꼬챙이처럼 내리꽂히는 불볕화살
가마솥 같은 여름 한낮에
온몸 열어 태우고 싶다
온갖 세상의 땟자국들을
말끔히 지우고 싶다
고향에 와 있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걸 얻은 듯 충만한데, 벗들과 만날 생각을 하니 두근두근~.
귀한 자리에 함께한 벗님들 반갑고 고마우이~.
8/6. 광교산에서~.
호우가 온다니 가까운 신봉계곡을 찾았다.
도심에 인접한 곳인데 예보 탓인지 한적한 계곡은 심산유곡 못잖은 느낌을 자아낸다.
원시림 같은 숲엔 칡꽃이 어우러져 분위기는 좋다만....
저들 때문에 나무가 고사하고 숲이 망가진다는 걸 생각하면 좀 그러네~~~.
고스락에 올라 서울쪽을 보니 먹구름이 가득하다 싶었는데....
사진 한 컷 찍는 사이에 천둥, 번개가 연신 쳐대더니 장대비가 쏟아진다!
급하게 노루목대피소로 피했으나 계속 밀려드는 산우들로 서있을 자리조차 없는데...
그 몰골이 물에 빠진 생쥐꼴이라 자칫 저체온증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니, 우의라도 입은
내가 양보하는게 맞다는 생각에 좀 기다렸다 계속하려던 종주산행을 포기하고 하산키로 한다.
사람들이 오르내리고 장맛비에 쓸려 작은 계곡으로 변한 등산로를 죄인의 심정으로 밟으며...
요런 곳에선 잠시 선계의 여유로움을 즐기면서!
요놈 참 오랜만이네. 장마철이라고 세상 구경 나왔나보구먼~.
오늘 산행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만 아쉬울 건 없다.
산이 여기 있는 한 또 오면 되니까!
번잡함에서 벗어나 연꽃 탐방과 계곡 산행으로 보낸 나날들~.
삼복더위와 장맛비가 아직도 번갈아 괴롭히지만
내 마음이 여유로우니 크게 불편도 없다.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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