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25일 (토요일)
3월 마지막 주말을 벗들과 함께하려
쉽잖은 선택을 해야만 했고,
봄가뭄으로 애타게 기다리던 단비지만 하필이면
오늘 내리는지 야속도 했다만...
꿈에도 기대하지 못 했던 대반전이 있을 줄이야~*
춘분이었던 주초부터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트리더니...
목련도 따라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고,
이에 질세라 매화도 활짝 피었는데...
충주에 접어드니 오후에나 온다던 비가 내리고,
들머리 갑오고개에 이르렀는데도 내리는 봄비는 추적이며 그칠 기색조차 없었지만
비닐 우의를 걸치고 마땅찮은 기분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운무에 갇힌 듯 조망은 꽝이지만, 함께한 한밭18 7인은 서로서로 사기를 북돋우며~.
그것도 잠시~.
진눈개비로 변하더니 곧 함박눈이 펑펑 쏟아져 생각잖은 눈꽃산행이 시작됐다!!!
겨우내 눈이 부족해 년도 말 공작산에서만 눈꽃을 만났었을 뿐
년초 소백산 등등에서도 허탕 친 그 눈꽃산행을 봄꽃 만발한 이즈음에 하게 될 줄이야~.
WOW~. 대박이다!!!
조금은 춥고 불련한 점도 없지않으나 어찌 이를 마다하랴~.
웃고 떠들며 온 산을 전세낸 듯 우리들만의 즐거운 산행은 단백봉(900봉)을 지나서도 계속된다.
높잖은 산이지만 청정지역이라 귀한 겨우살살이가 군락을 이루고...
청풍호의 조망은 꽝이지만 습설을 밟는 느낌만으로도 마냥 좋다.
그것도 벗님들과 함께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산행이겠는가!
*** ******* & ******* ***
꽃
김 춘 수
내가 그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 ******* & ******* ***
산수유, 목련, 매화가 봄꽃이지만 오늘 우리를 반긴 겨울꽃도 분명 꽃이다.
이 꽃들과 함께하는 우리 막역지우들이 서로에게 꽃이 되어주고픈 마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은 마음을 되새겨 본다.
부디, 오래오래 건강한 心身으로 함께할 수 있기를 기원하며...
작금의 심각한 국제 정세와 꼴같잖은 국내 뉴스거리들에게서 잠시 벗어나 신선이 되는 게다.
물론 우리들의 문제를 회피해서는 안 되겠만, 신선봉에 왔으니 신선이 될 밖에...
운무에 가리고 습설이 많이 쌓여 미인봉 산행은 접기로 한다.
비닐 우의를 입은 탓에 몸과 옷이 젖어 자칫 저체온증의 위험도 배제할 상황이 아닌지라~.
계곡에서 만난 얼음꽃!
수정 같은 맑은 소리를 내진 않지만 나름 빙화의 요건은 갖춘 듯 하니 찰칵~.
물오른 버들개지도 얼음꽃으로 변했네!
에그머니나!
경칩 지난지가 20일이나 됐는데 이 개구리알은 태어나기도 전에 혹독한 시험대에 올랐구먼~.
동족상잔의 포연과 피비릿내 속에 태어나 험하고도 고통스러웠던 질곡의 세월을 물리친
우리들 세대처럼 굳세게 살아남아 개구리로서의 제 命을 다하길 빈다.
학현마을로 내려와 토종 닭볶음탕에 기중 仙人이 준비해 온 20년 된 산삼주로 뒷풀이~.
조기 하산으로 얻은 여유로움을 웃음과 행복 가득한 정담으로 채운다.
진경 산수화 속에서 한밭18 7인의 신선(?)들은...
,
그리고,
귀로엔 청풍호반을 드라이브~~~.
청풍호반 구름위에 떠있는 듯한 월악 영봉이 신성스럽네~~~.
2015년 12월, 악어봉에서 내려다 보았던 추억이 있어 더욱 정이 가는 곳!
그리고....
꽃망울에 맺힌 참으로 영롱한 물방울에게서 마음을 정화시키며 일과를 마무리한다.
함께한 벗님들 고마웠소!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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