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8일 (화요일)
장마철 여행 떠나기
-목 필 균
며칠을 두둘겨대던 빗줄기 끝에
장마는 잠시 틈을 내어 쉬고 있었다
밤새
길 떠날 이의 가슴엔 빗소리로 엉겨든
불안한 징조가 떠나질 않더니
설핏 잦아든 빗소리가 반가워
배낭을 메고 나선다
차창에 비치는 산야는 물안개에 잠겨
그윽한데
강줄기에 넘치는 듯 시뻘건 황토 물이
맑고 고요한 물보다 걱정을 더하게 한다
수많은 토사물이 뒤섞여 흘러가는 강물
그 속에 일상의 찌거기도 던져 보낸다
미련없이
세상사가 내 뜻대로야 되겠냐만 기대한 만큼의 서운함은 인지상정이라~.
꿀꿀하게 오후 시간을 죽일 순 없어 시내버스~분당선~7호선~경춘선을 갈아타고 여기 강촌에.
저 앞산이 삼악좌봉에서 등선봉으로 이어진 삼악산인데 저긴 못 가겠고.
구곡폭포~*
그냥 내 몸상태에 맞춰
숲길을 걸으며 나를 다스리고, 시원한 폭포수에 열이나 식히자.
응어리진 일상의 찌거기를 미련없이 팽개치기에 여기보다 좋은 데가 또 있으랴~.
구곡폭포를 왔으니 구곡혼(九曲魂)을 담아가라네~.
*1.꿈-희망은 생명. *2.끼-재능은 발견. *3.꾀-지혜는 쌓음. *4.깡-용기는 마음.
*5.꾼-전문가는 숙달. *6.끈-인맥은 연결고리. *7.꼴-태도는 됨됨이. *8.깔-솜씨는 산뜻함.
*9.끝-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
조간 스포츠면에서 별명이 '느림의 미학'이란 투수를 보았다.
남들 150km 강속구 던질 때 74km의 아리랑볼 제구력으로 승부해 벌써 12승!
학창시절 "야구 빼고 다 잘하는 애"였던 그가 지금은 20승을 바라보는 최고의 투수란다.
구곡혼이 말장난 같지만, 어쩌면 자기계발의 중요성을 일깨우려함인가?
느림의 미학2.
내 의지와 무관한 천천히 걷기가 많은 걸 느끼게 하고 또 새로운 걸 보게도 한다.
구곡폭포를 수차례 왔었지만 밑에 작은 폭포가 있다는 건 처음 보았고,
등산로에서 벗어난 곳이지만 출입 가능한 계곡이라 가까이에서 보니
구곡폭포와 어우러진 풍광이 정말 멋져 별세계를 발견한 듯 기분이 짱이었다오!
나만큼이나 심심해 보이는 다람쥐랑도 놀고, 들꽃과도 눈맞추며 유유자적~~~
내친걸음에 북한강을 건너 삼악산 등선계곡으로~.
깍아지른 듯 좁고도 높은 계곡이 주왕산과 쌍벽인 금강굴.
등선2폭포.
평일에 늦은 시간이라 고즈넉한 정적이 흐르는 계곡에서 나홀로 즐기는 느림의 미학이라~.
등선1폭포.
어느덧 해는 서산에 걸리고,
선계 금강굴을 나서며 보는 빨간기와집이 평화롭고도 아름답다.
여길 나서면 또 일상인데....
예전에 JP가 인용했었고 지금도 간간이 회자되는 맹자의
無恒産이면 無恒心이라~.
쉽게 말해, 춥고 배고픈데 생각할 겨를이 있겠냐는 것 아니겠나?
물론, 백결선생의 '방아타령'처럼 특별한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난 행복하다.
내겐 자연을 찾을 마음의 여유가 있고, 산은 평생지기로 늘 내편에서 날 응원해 주니.
이쯤에서 또한번 일상의 찌거기를 모아 미련없이 내팽개치고 홀가분히 돌아 가자.
백결선생이야 되겠냐만 흉내난다고 뭐랄 사람있겠어?
환승역인 강남구청 스크린도어에 적힌 글을 옮겼다.
천천히 걸었어도 걸은 건 걸은 거라고 목이 타는데 500cc 생맥주 한 잔 좋지!!!
몇 푼이야 하겠냐만 혼자 잔을 비우는 건 청승맞아 싫고 함께할 친구가 있으면 좋으련만~.
다음엔 꼭 산친구 말고 인간친구도 동행해야겠네그려!
가뭄과 메르스, 태풍과 장마가 다 물러갔단다.
일부 정치꾼과 언론 등에서 지 애비,에미 죽었을 때보다 더
발광한 듯 날뛰더니 좀 조용해지려나?
요즘 밴드에서 참 많은 걸 배우는데 '사람답게 늙는 게'
웰에이징이라면 그건 꼭 해보고 싶다!
이제부터 소원을 웰에이징하게 해달라 해야하나!!!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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