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7일 (일)
경기5악의 최고봉이나
정상의 출입통제라 미뤄왔던 화악산!
석룡산과 연계산행으로 묵은 숙제를 해결했다.
암릉없는 악산의 의미를 실감하며...
가평역에서 8시 35분 버스를 타려니 수지에선 5시 40분에 출발.
시내버스~분당선~7호선~경춘선~농촌버스를 갈아타고 용수동에 하차하니 9시 40분.
선답자의 자취를 따라 38교를 들머리로 조무락골을 지나 화악산의 품으로...
출발이다! 왠지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 고난의 길을...
들머리가 鳥舞樂골인데... 비록 즐거이 춤추는 새들을 보진 못 했지만 기분은 상쾌하다.
심산유곡의 원시림인양 인적마져 드문 길을 나홀로 유유자적이라~.
시작부터 무장해제 당하면 목표달성이 어려울 텐데...
폭포가 웅장하진 않지만 가슴까지 시원한 게 구름 위를 걷는 듯...
시공을 초월해 머리까지 비운 채 골짜기를 파고든다. 초록으로 물든 듯 자연의 일부분이 되어~.
조무락골~. 이름에 결코 부족함 없음을 느끼며 한참을 걸었다.
그리고 이제...
산야초와의 반가운 인사를 시작으로 중봉을 향한 된비알이다.
경기5악의 으뜸이라는데 암릉은 구경하기도 어려고, 흙산인데도 입에서 단내가 난다.
조망 없는 가파른 비탈을 코가 땅에 닿도록 숙이고 오르려니 심신 모두에 엄청난 인내를 강요하네!
계곡을 길게 걸을 때 알아봤어야 한는데... 1500 고지가 만만할리가 있겠는가!
여기까지는 힘들었지만 길이라도 있었는데, 통제구역 초병에게 물으니 군부대를 통과할 길이 없단다.
중봉에서 북봉까지는 좌우로 폭넓게 설치한 덩쿨철조망을 우회해서 부대 울타리를 타고 이동해야는데
숲이 울창하고 비탈이 심해 한발한발 옮기기가 정말 쉽잖았고 또 위험했다.
앞동은 앞쪽으로 돌아 가운데 공사장을 가로질러 뒷동은 뒤쪽으로 돌아 북봉에 오니 여긴 정상석도 없네~.
부딪치고 미끄러져 군댓말로 쪼인트가 욱씬거린다만 통과했으니 천만다행!
계곡은 조무락골이고 우측 마루금이 타고 가야할 석룡산~.
인근 몇 백리 중 최고봉인데 조망도, 풍광도, 경치도 없어 카메라가 개점휴업.
별 볼일 없는 비탈길인데 이거라도 찍어야 할 듯...
고산의 명물. 고사목이 그나마 최고봉의 체면치레인가?
여긴 아직 초봄이다. 철쭉 꽃망울이 이제야 개화를 준비중이네.
석룡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은 실로 천상의 산책로다.
부드러운 흙산에 온갖 산야초의 싱그러운 봄향기가 바람결에 코끝을 희롱하는...
중봉에서 북봉까지의 지옥훈련은 이미 잊었다.
들머리 계곡의 신선놀음 못잖은 천상화원에서의 유유자적이다.
17시 40분 버스를 보내고 20시 20분 막차를 타도 전혀 아쉬울 게 없다는 마음 뿐~.
여기가 1183km의 석룡산~.
몇 시간째 나홀로 걷는 이 길이 넋을 쏙 빼놓으니 그냥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즐기는 게다.
천신만고 끝에 통과한 고스락 전경.
이미 노출된 부대위치인데 꼭 출입통제를 해야 하는지 묻고싶다.
낙엽송 숲길...
요긴 낙엽송과 활엽수가 반반인 숲길...
그냥 자연에 심신을 고스란이 내 맡긴 채 여기까지 왔다.
38교 1km 전방인데 16시 35분이라 버스시간(17:40)이 한참 남았으니 땡큐지~!
조무락골 차가운 청정수에 발 담그고 앉아 심신의 피로를 말끔히 씻으며 마지막까지 신선놀음이다.
하루 산행으로 천당과 지옥을 모두 경험한 오늘~.
육십대의 청춘을 불사르는 나 자신에게
자축의 박수를 보내며...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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