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101일만의 광교산~.

村 場 2013. 6. 1. 18:48

2013년 6월 1일 (토요일) 

 

옛말에 살아 진천(生居鎭川), 죽어 용인(死去龍仁)이라 했는데,,,

진천 생활이 어제로 딱 100일~*

 

카메라만 둘러메고 광교산 신봉계곡으로 향한다.

실로 모처럼 온전히 빈 토요일 아침을 어찌 그냥 앉아서 보낼 수 있겠는가!

 

텃밭엔 감자꽃이, 울타리엔 찔레꽃이 한창이다.

 

 

지난 100일의 변화된 내 삶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광교 신봉계곡엔 예나 다름없이 맑은 물이 노래하고, 싱그러운 녹음은 춤을 추고 있다.

 

 

 

 

청계~광교 종주길이 아스라이 바라다보이는 마루금.

 

관악산은 선경인 듯 구름위에 떠있다.

 

******* & *******

폐허 이후

                               - 도 종 환 -

사막에서도 저를 버리지 않는 풀들이 있고

모든 것이 불타버린 숲에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믿는 나무가 있다

화산재에 덮히고 요암에 녹은 산기슭에도

살아서 재를 털며 돌아오는 벌레와 짐승이 있다

내가 나를 버리면 거기 아무도 없지만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지 않으면

어느 곳에서나 함께 있는 것들이 있다

돌무더기에 덮여 메말라버린 골짜기에

다시 물이 고이고 물줄기를 만들어 흘러간다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지 않는다면

******* & *******

 

 

人生은 六拾부터라기에 무작정 뛰어든 진천생활이 어느덧 100일이라~!

당연히 힘 들고 생소한 환경에 적응 또한 쉽잖았지만,

장미 보다는 찔레꽃 같은 그곳 사람들과의 교유에서 오히려 많은 깨우침을 얻었으니 분명 남는 장사인 게다.

 

 

 

******* & *******

어떤 평화

                            - 이 병 일 -

오일마다 어김없이 열리는 관촌 장날

오늘도 아홉시 버스로 장에 나와

병원 들러 영양주사 한대 맞고

소약국 들러 위장약 짓고

농협 들러 막내아들 대학 등록금 부치고

시장 들러 생태 두어마리 사고

쇠고기 한근 끊은 일흔다섯살의 아버지.

볼일 다 보고 볕 좋은 정류장에 앉아

졸린 눈으로 오후 세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기력조차 쇠잔해진 그림자가 꾸벅꾸벅 존다

******* & *******

 

 

村場인 내가 村場을 다녀오는 미래의 풍경인가?

*** 돈 벌면 뭐하겠노! 기분좋다고 쇠고기 사 먹겠지,,, 쇠고기 사 먹으면 뭐 하겠노! 이가 시원찮아 씹지도 못하는데,,, ㅋㅋㅋ

그래도 볼일 다 보고 편히 졸 수있다면 행복한 노년 아니겠는가~!

생거진천의 평화로운 풍경을 詩로 승화시켰나 보다.

 

 

신봉계곡~광교산 정상~토끼재~사방댐으로 내려오니 저수지의 잉어들이 유유자적(悠悠自適)이다.

 

산에도, 물에도 녹음방초라~! 도심 가까운 곳에 이런 선경이 있음에 감사한다.

 

노란꽃창포 그늘을 노니는 잉어들이 곧 신선 아니겠나.

 

다음 주말(6월8일)이 정기 산행일인데, 많은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벌써 씨앗을 날리는 단풍나무를 뒤로하고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스스로 결정한 환경에 자족하는 마음으로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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