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9일 (토요일)
대한을 하루 앞두고 오전까지 비나 눈, 오후엔 갠다기에 망설임없이 운악산으로 향한다.
여름~, 첫눈에 반한 운악,
가을~, 고백하려 찾았으나 줄 선 연적들에게 밀려 눈물로 돌아섰던 곳,
겨울~, 오늘은 기필코 말하리라! 사랑한다고,,,
******* & *******
*7시에 집을 나섰지만 도착하니 벌써 11시가 넘었다.
버스 안에서 떡 두어 쪽으로 요기했으니, 코스는 눈썹바위~만경대~비로봉~절고개~현등사로 정하고 일단 붙어보자!
황량한 나목사이를 땀 한줄기 흘리고서야 마주 선 눈썹바위에 가볍게 눈인사로 예를 표하고 길을 재촉한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운악과 가슴 떨리는 재회다.
그래, 동안 안녕하셨는가?
앞 산등성이에서, 계단을 내려 와 전망대 포토죤에서,,, 표현키 어려운 운악의 매력인 삶의 역동성을 본다.
오늘은 일기예보가 틀렸나? 여기에 눈까지 내려 눈꽃 만발한다면 환상일텐데~!
산다는 것~. 어디가 줄기고, 어디가 뿌리인지 구분조차 힘든 처절하지만 경외스러운 삶의 현실이 곧 자연의 위대함이리라~!!!
쉽잖은 암벽을 타고 올라야 하는 묘미가 운악의 또 다른 매력이지~.
수많은 산군들을 볼 수없는 조망과 겨울산의 눈꽃,서리꽃,얼음꽃이 아쉽다지만, 무얼 더 바란단 말인가? 이 한심한 중생아~!!!
비로봉(동봉)
건너편 서봉에게도 눈으로만 인사하고,,,
남근석이라는데, 글쎄~~~.
코끼리 바위와 빙벽 하산길.
가파른 비탈길과 이어지는 빙벽을 내려오는게 짜릿한 스릴과 쾌감도 있다만 위험성도 높다.
아이젠으로 발을 고정하고, 백팩의 끈을 늘려 무게 중심을 아래로 옮긴 채 스틱으로 지탱하려해도 몸이 앞으로 쏠리는 급경사라,,,
일단, 안전을 우선으로 조심하며 환상의 빙벽타기를 즐긴다. 안아 주고 싶도록 근육미 넘치는 빙폭에서,,,
현등사.
가을의 화려함이 사라진 겨울의 한복판에서
벌거숭이 나뭇가지 속으로 흐르는
봄의 노래를 듣는다.
밤이 깊었다는 건 새벽이 가까웠다는 것.
겨울이 깊엇으니 곧 봄이 오겠지.
봄~!
온기 잃은 가슴에 삶의 훈풍을 소망한다.
* 98세에 첫 시집을 낸
세계 최고령 시인 '시바타'가 향년 101세로 타계했단다.
2년 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재해지역 주민들에게 응원의 시를 보냈던 그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그의 시 한 수 옮겨 공유코자 한다.
98세 때 지은 詩로,,,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앗어
너도 약해지지 마
******* & *******
유난스레 차분해진 마음으로 산행을 마무리한다.
내 꿈이 곧
어쩌면 앞으로 주어질 40년을
시인 '시바타 도요'와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고픈 것인데,,,
오늘도 소망한다.
내일도 오늘 같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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