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속의 삶

봄비, 낙화유수~

村 場 2012. 4. 13. 13:36

2012년 4월 11일 (총선 투표일에~)

 

비가 온다.  봄비~!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린 두견화, 산수유, 매화가 세찬 비바람에 휘청인다.

예정됐던 벗들과의 산행을 봄비에 빼앗겨 온전하게 공휴된 하루,  

모처럼 세 식구가 모여 투표하고 점심도 먹고

그리고, 여백을 시 한 수로 채운다.

 

                                        

                                                 낙 화 유 수     - 함성호(1963~ ) 

 

      네가 죽어도 나는 죽지 않으리라

 

우리의 옛 맹세를 저버리지만 그때는 진실했으니,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거지

 

꽃이 피는 날엔 목련꽃 담 밑에서 서성이고,

꽃이 질 땐 붉은 꽃나무 우거진 그늘로 옮겨가지

 

거기에서 나는 너의 애절을 통한할 뿐

 

나는 새로운 사랑의 가지에서 잠시 머물 뿐이니  이 잔인에 대해서 나는 아무 죄 없으니 

 

마음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걸,

배고파서 먹었으니 어쩔수 없었으니,

 

남아일언이라도 나는 말과 행동이 다르니 단지,

 변치 말자던 약속에는 절절했으니

나는 새로운 욕망에 사로잡힌 거지

 

운명이라고 해도  잡놈이라고 해도 나는, 

 

지금, 순간 속에 있네   그대의 장구한 약속도 벌써 나는 잊었다네

 

그러나 모든 꽃들이 시든다고 해도

모든 진리가 인생의 덧없음을 속삭인다 해도

 

나는 말하고 싶네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절없이, 어찌할 수 없이

 

 

 

옛 맹세를 저버리고,

쓰면 뱉고 달면 삼키고 잡놈이라 욕을 먹느다 해도

사랑의 새로운 가지를 옮겨다니며 마음 내키는 대로 살겠다는 건가?

 

아니다!

이 순간의 아름다움에 모든 것을 걸겄다는 말이다.

이 순간의 사랑과 삶을 위해 전생명을 다 바치겠다는 말이다.

이 순간을 위한 지고지순한 찬사를 위악적으로 말하는

짓궂은 시.

*최정례시인은 이렇게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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