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1
흔치않은 숫자의 배열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듯,
애들은 과자가게 앞에서, 어른은 떡방앗간 앞에서 나름의 의미에 충실하려 아우성이고
각종 미디어는 덩달아 요란스레 나부대던 날!
빈 시간을 도심의 가을을 보러 길을 나선다.
종로2가에서 부터 인사동을 지나 정독도서관에 이르니
가을비에 젖은 만추의 정취가 물씬하다
겸제의 "인왕산"이 기념비에 걸려있고
작위적이지만 물레방아는 앙증스레 돌고있다
휭~한 도서관을 벗어나니,,,
삼청동길이 반긴다.
이곳은 옹벽이 화판이고 시집이며
뭐 하나 예술이 아닌게 없는듯,
인왕산을 배경으로 한 한옥과 북악산 기슭의 가을이 정겹다
북촌 한옥마을,
여기가 아마 11번가지~ 이래저래 오늘은 11이란 숫자와 연이 깊다
우리 고유의 유려한 기와지붕의 처마선에 넋까지 빼앗긴 촌놈이
조선의 도성길에서 대한민국의 남산타워를 보고있다
골목마다 외국관광객이라 숨바꼭질하듯 피해서 사진을 찍으려니 쉽지않다
풍경에 인물과 인위적 시설물(특히 전봇대,전깃줄)이 꼽사리 끼는걸 원체 싫어해서,,,
이 길을 찾은게 벌써 몇번이지만 올때 마다 새롭고 또 정이 간다
돌다보니 어느덧 창덕궁에 이르렀는데,,,
궁 밖에서 본 궁 안이 너무 아름다워보여,,,
시계를 보니 12시 반이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일단 점심부터 해결하고 보자.
깔끔하고 담백한 칼국수로 허기를 달래고~
3.000원을 투자해 돈화문을 들어서니
창덕궁.
1405년 조선 태종때 지은 제2의 왕궁으로 270년간 정궁 역활을 했던곳.
2500만 수도권 복판에 타임캡슐을 타고 온 듯 별천지가 펼쳐진다.
왕의 집무실.
무엇보다 아름다운 선의 조화로움!
과학과 예술의 절묘한 어울림이 황홀! 그 자체다.
"지금부턴 감상의 시간이다!"
자연과의 조화도 신묘하지 않은가
그냥 보고 넘기기엔 너무 아쉬워 다시 돌아봐도 멋지다.
만추의 정취가 흠뻑 배어있기에 더 가슴에 와 닿은것이 아닐런지~
건축은 잘 모르지만 정자와 계단식 담장과 집 구도의 어울림~~~ 정말 예술이다!!!
담장도 이정도라면 아무리 소통을 위한다 해도 허물 일은 절대 없으리라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굳이 말을 안해도 느낌으로 통할 테니까
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헌종의 서재였던 낙선재
한 여인에 대한 헌종의 사랑이 듬뿍 담긴 석복헌
가끔 빗방울 떨어지는 날씨마져 이 곳 분위기와 꼭 울리는것 같아 싫치않다.
언젠가부터 늦가을의 대표 징표가 되어버린 잎 떨어진 앙상한 가지의 홍시감.
600여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고 있는듯한 향나무.
용솟음치듯 수려하고 역동적인 모양이 또 발걸음을 돌리게 한다
지금 이 시간도 지나면 역사가 되겠지만
돌이켜 볼 수있는 역사를 오롯이 보존하여 왔기에 조국에 대한 가슴 뿌듯한 자긍심,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2.500만 도심속 별천지로 눈이 황홀했던 즐거움,
오늘은 묘한 숫자의 배열만큼이나 특별하고 소중했기에
행복과 감사의 마음으로 마무리한다.
내일도 오늘 같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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