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6일
어느 땅에 늙은 꽃이 있으랴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아는
종족의 자존심으로
꽃은 어떤 색으로 피든
필 때 다 써버린다
황홀한 이 규칙을 어긴 꽃은
아직 한 송이도 없다
피 속에 주름과 장수의
유전자가 없는
꽃이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더욱 오묘하다
분별대신
향기라니
늙은 꽃 - 문 정희(1947~ )
어제, 첫 눈이 내렸다.
이제 가을이라고 우기기엔 너무 늦은 듯 싶다.
단풍의 흔적을 찾아 낙엽을 밟아 본다.
가을을 떨구고 겨울로 가는,
오늘은 매섭도록 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