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
허 만하(1932~)
넘쳐 흘러내리는 시원한 매미 울음소리와
더위에 지친 옥수수 잎사귀의 와삭거림
그 사이
고추잠자리 날개에 주황색 묻어나는 늦더위와
코발트블루 해맑은 높이에서 사라지는 눈부심
그 사이
황금색 물결 넘실거리는 들녘 끝자락과
논두렁 억새 서너 포기의 가녀린 몸짓
그 사이
거미줄처럼 가늘게 내리는 따가운 햇살과
짐승처럼 드러누운 얼룩진 가로수 그늘
그 사이
***말복을 뒤로 하고, 이제 처서를 기다린다.
발버둥치며 앙탈하는 여름을 달래 보내며,
아니 온 듯 다가 온 가을을 맞이한다.
2009년 8월 20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