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속의 삶

처서를 앞두고,,,

村 場 2009. 8. 20. 18:50

 

 

   ***가을 바람***

                                      허 만하(1932~)

넘쳐 흘러내리는 시원한 매미 울음소리와

더위에 지친 옥수수 잎사귀의 와삭거림

그 사이

 

고추잠자리 날개에 주황색 묻어나는  늦더위와

코발트블루 해맑은 높이에서 사라지는 눈부심

그 사이

 

황금색 물결 넘실거리는 들녘 끝자락과

논두렁 억새 서너 포기의 가녀린 몸짓

그 사이

 

거미줄처럼 가늘게 내리는 따가운 햇살과

짐승처럼 드러누운 얼룩진 가로수 그늘

그 사이

 

            ***말복을 뒤로 하고, 이제 처서를 기다린다.

                발버둥치며 앙탈하는 여름을 달래 보내며, 

                 아니 온 듯  다가 온 가을을 맞이한다.

                 2009년 8월 20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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