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뱀의 해 ~.
눈보라가 휘날렸던 설날에는
고향 형님댁을 찾아 차례를 올리고 대단한 가족의 연례행사까지
일정은 고달팠지만 즐거운 명절을 보냈으니...
정월 초이튿날.
모처럼 하늘빛이 파란 오후에 상당산성을 둘러봤다.
꽁꽁 언 성내 저수지~.
남동쪽으로 출발해 남문에서 마무리하는 걸로
을사년 첫 산행을 시작한다.
백제시대의 토성을 통일신라에서 일부 증축을 했고,
조선 숙종 42년에 石城으로 개수한 대한민국 사적 제212호 상당산성이다.
보화정/동장대.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 속에 흰 눈 덮인 성곽길에 걷는 느낌이 참으로 상쾌하다.
동문/진동문.
우리나라의 석성 중 보존상태가 가장 양호한 편이라더군.
습설이 아니라 그런대로 버티는 중인 듯한데,
계속되는 폭설에 나무들이 꺾이고 찢어질 것 같아 안타깝다!
특히 내가 사랑하는 솔친구들 수난에...
생명의 쌀을 재배하는 청원평야~.
요즘 드물게 겸손을 타고난 솔친구가 고맙고 반갑다!
며칠 전 자유칼럼그룹의 글을 보니,
"주역에 항용유회(亢龍有悔)라는 가르침이 있다.
하늘 끝까지 올라 간 용은 결국 후회한다"는 뜻으로...
지위나 성취가 극에 달하면 겸손히 사양하고 물러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교훈을 정치꾼들만 모르는 것인가?
한낱 소나무도 몸소 실천하는 겸손지덕(謙遜之德)을...
도심의 나지막한 산성이지만,
이 순간만은 어느 명산 못지않은 탁 트인 조망으로
속세에 찌든 가슴을 정화시켜 주는 최상의 힐링 포인트라 하겠다.
서문/미호문.
성곽과 늘 푸른 소나무를 덮은 하얀 눈 위로 물드는 노을빛~.
아름답지 아니한가?
성곽에서 좀 떨어진 소나무 숲 속에 위치한...
제승당/서장대.
좀 다른 시각으로 담아 본...
新年이라면 日出을 떠올리겠지만 우리네 생각은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길게 잡아야 뒷방 늙은이로 30년 내리막 인생인데,
황홀한 해넘이를 본받아 남겨진 삶을 보다 "아름다운 마무리"하고 싶구먼~.
떠나는 뒷모습까지 향기롭다면 더 좋고!!!
1호 치성/서남 암문.
잘 가라는 인사도 빼놓지 않는 솔친구에게 감사하며...
남문/공남문.
산행을 마무리한다.
십여 리 성곽길 트레킹이지만 나름 유의미했던 하루를 幸福 만당으로...
정초 인사말이다.
智慧의 상징인 푸른 뱀이라니
난마처럼 얽히고설킨 현안들이 국민의 뜻에 따라 이루어지라 믿으며...
새해 福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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