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일 토욜, (경자년 정월 초여드렛날)
작금의 국내외 정세가 내 맘 같지 않아 심기 불펀한데
뭔 신종 바이러스라니,
차라리 속세를 떠나고픈 심정에
이름값이나 하려나 하고 찾은 俗離山인데...
들머리 장각폭포는 봄기운이 완연하다만,
강수률 0%라던 일기예보는 간데 없이 하늘은 온통 먹구름이라~.
갈 길은 멀지만,
내가 선택한 이 길이니 그저 걷고 또 걷는데....
헐~*
이건 뭐지!!!
8부능선에 올라서니 눈앞에 겨울꽃이라니, 와우~.
이게 왠 횡재!!!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단숨에 천왕봉엘까지 올라 정상석을 담고...
주변 풍광 몇 컷에...
모처럼 인증사진까지~.
그리고,
차분하게, 최고로 여유로운 마음으로 선계의 황홀경으로 빠져든다.
그냥 보고, 느낀대로 표현하려 나름 노력하며...
이 나목에 하얀 옷이 걸쳐지길 기다려 한 컷!
햇빛이 좀 도와주면 투명하도록 멋진 서리꽃을 담을 수 있으련만....
더 욕심 내지는 말자.
이것만으로도 지금 충분히 幸福하지 않은가!
흰눈이 용암처럼 말려내린 참 오묘한 자연 현상이라~.
초록빛 산죽에 하얀눈을 뿌려놓은 신선들의 산책로가 있다면 바로 여기일 듯~.
눈길 끌고, 발길 잡는 요런 그림이 있어 계속 제자리를 맴돌다 보니 헐~.
후미 산대장이 인사를 하네~.
그렇게 천왕봉~비로봉~입석대를 지나 신선대에 도착.
점심 식사중인 산악회원들 틈에 합류하여 준비해간 빵과 선식으로 허기를 달래고는 서둘러 출발~.
아직도 청법대~문수봉~문장대까지 가면서 담아야할 그림들이 많을 것 같아...
늘, 혹은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
정초에 조병화 님의 詩 한 수로
'늘, 혹은 때때로' 나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해 준 인연들께 감사의 念을 전하고자 한다.
그렇게 문장데에서 법주사로 내려가는 길목까지 와 지나온 마루금을 담아본다.
계단옆 암벽에서 오늘도 독야청청 빛나는 솔벗과 인사도 나누고...
마지막 봉우리인 문장대를 오르내리며 담은 주변 풍광들~.
문장대 뒷편 관음봉인데,
언제나 출입통제가 풀려 올라가 볼 기회가 주어질지...
화북쪽으로 하산이다!
화복에 당도할 즈음에서야 꿈에서 깬 듯
기대 이상의 아름다움과 힐링을 아낌없이 베플어 준 속리산과 자연의 오묘한 섭리에 감사하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다음 주말에 함께할 산들웤의 덕유산 산행에서
반백년 친구들도 이 멋진 겨울꽃을 즐길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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