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7일 (설연휴~)
경자년 정월 초사흘~.
초심으로 돌아가 설렘과 두려움속에
예전 백두대간 골라타기 시절에 올랐던 청화산을 찾았다.
청/토, 설날 이벤트 산행팀을 따라~.
코스는 늘재~정국기원단~청화산~871봉~801봉~갓바위재~의상(송면)저수지~옥양교주차장까지
5시간30분에 11.3km를 종주하는 걸로~.
늘재!
백두대간 골라타기 땐 청화산~조항산~고모치 샘터에서 라면 끓여 먹고 밀재까지 갔었지만,
오늘은 겨울산행 안전수칙에 따라 10km 정도인 청화산~갓바위재까지로 한정!
속리산 마루금을 병풍 삼아 백두대간 중원지 "정국기원단"
괴산 산들의 특징인 칼바위 너덜겅에 된비알이라 높지도, 길지도 않은 산행일지라도 조심 또 조심~.
아침녘에 약간의 눈발이 날렸는지 제법 겨울 느낌이....
오늘 전국적으로 비바람이 예보 돼 있던데,
혹시 눈보라가 휘몰아쳐 눈앞에서 눈꽃이 피는 황홀경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칼바위 능선을 경계로 남과 북으로 나뉘어, 남쪽은 춘설이 북쪽엔 폭설이라~.
좁은 땅덩어리가 남북으로 쪼개진 것도 모자라 영남과 호남으로, 보수와 진보로, 민주주의와 사회주의로
갈갈이 찟긴 대한민국의 오늘을 보는 것 같아 가슴 한 켠이 짠하구먼~.
지나온 산마루금~.
때론 천상의 산책로 같은 흙산이지만,
살펴보면 좌우가 직벽에 가까운 비탈이라 삐끗하면 결과를 낙관할 수 없으리라~.
특히, 오늘 같이 강풍에 발걸음을 제대로 옮길 수 조차 없는 상황에선 더더욱....
절벽 위 솔벗이 강풍에 위태롭게 휘둘리는 모습이 안쓰럽구먼~.
지금 내 코도 석 자지만...
사진으로 보면 그저그런 암릉인데,
저 로프를 잡고 내려오는 순간 강풍이 불어와 내 몸이 날리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지만,
몸을 돌려 백팩으로 날카로운 바위를 커버해 큰 위험은 모면!
쪼인트를 부딪혀 피멍이 든 것은 그나마 다행이랄까~.
앞산이 조항산이고, 뒤쪽은 대야산과 흰 암봉은 중대봉이 아닐런지....
하산해야 할 의성(송면)저수지 방면~.
한시도 방심할 수 없는 지뢰밭 같은 칼바위능선과 선계의 산책로 같은 흙길이 단짠단짠이랄까~.
여기가 갓바위재이고, 저쪽이 조항산으로 가는 오름길인데....
이 화살표를 따라 저수지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보기엔 노송들이 반겨주는 흙산이라 편할 듯 하지만, 오른 만큼 내려가야하는 건 상식 아니겠나?
가파른 비탈길은 걸음, 걸음마다 허벅지 근육이 터질 듯한 고통의 연속일 밖에...
정상이 겨울이었다면, 바람까지 막힌 여긴 가을산행을 하는 듯 착각이~.
졸졸 흐르는 청량한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여긴 봄 기운이 물씬~.
계곡을 벗어나려니 이젠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자켓을 꺼내 입기도 애매한 상황이라 그냥 비를 맞으며,
예전에 즐겨 부르던 박인수의 '봄비'를 흥얼흥얼 거리며 봄맞이 모드로 전환을~.
요정도 산책로라면 비 맞으며 흥얼거릴 분위기로도 완벽하지 않은가?
저수지를 따라 돌고도는 구비길이 좀 지루하다만 어쪄겠나!
피할 수 없다면 즐길 수 밖에...
봄비에 젖은 산그리메와 일렁이는 잔물결을 즐기며 걷고 또 걸어 산행을 마무리한다.
무릎 수술과 장기간 치과 치료 등 어쩌면 시련의 한 해였던 지난 기해년은 잊고,
올 경자년엔 무사무탈하기를 기원한다.
함께하는 인연들 모두 가내 두루 평안하기를 빌며....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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