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갈잎 푹신한 황악산에서~.

村 場 2018. 12. 2. 12:51

2018년 12월 1일 (토욜)

 

충청도와 경상도의 도계로

백두대간에 위치한 100대 명산인 '황악산'이다.

우두령에 내리니 콧등을 스치는 찬바람이 만만찮았지만,

앙상한 나목들 사이로 거침없이 들어선다.

 

전라도에서 삼도봉 타고 올라온 백두대간을 따라 오늘은

우두령~삼성산~여정봉~바람재~형제봉~황악산~백운봉~운수봉~여시골산~괘방령까지로

여기서 북진하면 추풍령, 속리산, 소백산을 거쳐 강원도로 넘어간다.

 

오늘 코스의 특징은 흙산에 들머리부터 날머리까지 참나무 숲으로 걷기엔 편하겠지만,

일곱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체력, 대간 종주꾼들과의 스피드 대결이 예상되고....

 

 

 

산등성이엔 찬바람이 잦아들어 선선하니 좋은데,

계속되는 미세먼지와 뿌연 하늘빛의 조망까지 답답한 쉽잖은 산행이 될 듯!!!

 

 

그나마 산등성이를 오르내리는 고개마다 억새밭이 있어 몇 컷 담을 수 있음이 천만다행~.

 

덩쿨식물이 감고올라가면 결국 저 나무는 고사되고 말겠지....

또한 자연 현상이리라 무심히 넘기려니 가슴이 짠해 덩쿨 밑동을 쳐주기도 하는데, 

사람 사는 세상에도 이런 기생충 같은 인간들이 득세를 해 날뛰는 꼴을 보려니 속이 뒤집히지!

평생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나 기업들을 등 쳐먹고 사는 잡것들은 밑동이 아니라

종자부터 이 땅에서 말살 시키면 좋으련만~.  

 

산그리메가 탁월해야 할 '백두대간'인데, 쩝.....

 

 

꽃도 때가 되면 시들 듯,

단풍! 그대도 한때는 화려했으니 너무 아쉬워 말고~.

 

오늘 코스의 전구간이 요런 앙상해진 참나무숲을 오르내리는 극기훈련이라고 보면 될 듯!

 

 

바람이 얼마나 쎄면 돌에 새긴 글씨까지 헐~~~.

 

 

요런 파스텔톤도 좋지만 쨍하도록 파란 하늘빛도 괜찮은데.....

 

 

낙엽을 밟으며 

            

                                 -박인걸


황갈색 잎들이 너부러진
겨울 산 비탈길을
낙엽에 발을 묻고 걸으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짧은 삶을 짙푸르게 살다
일제히 쏟아졌지만
낙엽은 죽은 것이 아니라
아직도 숨 쉬고 있다.

제 몸을 흰 눈에 버무려
긴긴 겨울을 나면
발효된 잎들은 거름으로
숲의 양식이 된다.

주고받고 또 주는
섬김의 원리가
억수만년 숲을 지탱하는
생명력이었으리.

생성과 소멸의 순환 법칙이
시계 태엽처럼 감겨있어
일정하게 돌아가는 자연 섭리에
나그네는 그냥 놀랄 뿐이다.

 

 

 

요런 길을 걸어보셨는가!

양탄자를 몇 겹 깔았다고 요런 느낌이 나겠는가 묻고싶다.

저들이 생성과 소멸의 순환 법칙에 따라 억수만년 숲을 지탱하고 있다니 더더욱~.

 

 

 

여긴 성스러운 세대교체를 진행중인 수리취!!!

 

 

 

은근 인증 샷 한 컷!

헌데, 총 맞은 것 같은 흔적은 뭘꼬? 

백두대간에 인기 명산의 정상까지 올라온 산객들이 해설판을 훼손하는 잡질을 했단말인가?

산에 대한 경외심, 산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산을 찾지말라고 정중히 권하고 싶다!

 

 

 

한겨울 눈꽃, 서리꽃이 필 때 찾으면 좋을 듯~.

저 앙상한 가지가지마다 하얀꽃이 만발하고, 파란 하늘빛이 받춰주면 환상일 테니....

 

 

참나무 군락지에 우뚝 버티고 선 솔벗이 반가워 풀샷으로 한 컷!!!

 

 

 

 

 

 

괘방령으로 내려오는 길을

지기재그로 요렇게 정비해 보기는 좋은데, 낙엽 밑이 너덜길이라 걷기는 쉽잖구먼~.

예까지는 신선놀음이었는데 막판에....

 

 

 

 

 

아름다운 건 꽃이나 단풍만이 아니다!

수종이 거제수나무인지 잘 모르겠지만, 수피가 신비롭기까지 해 담았다.

 

 

 

억새꽃!

가을 맨 끝자락을 겨울과 이어주는 그대가 있어 오늘도 외롭지 않았다오.

 

 

괘방령에 다다러서야 참나무와 어우러진 솔벗들 보이는구먼!

 

 

 

 

괘방령 도로 건너 이 길로 가면 추풍령, 속리산으로 쭉 이어진 백두대간이~.

 

 

아직 내려오지 못한 산우들을 기다리며 아곳저곳을 기웃기웃~.

추수가 끝난 논엔 황량함만이......

 

 

산행을 끝냈는데 이제야 하늘이 열리다니 원~.

 

 

일곱 개의 고스락을 찍는 만만찮은 코스에 연무로 아쉬움 남는 산행이었지만,

푹신한 가랑잎을 밟으며 걷는 순간순간이 신선 못잖았던 행복으로 가득 찬 하루!

 

뒷풀이 장소 앞뜰엔 일가를 이룬 수탉이 가장의 위엄과 사랑으로 멋짐을 내뿜기에 한 컷!

 

파스텔톤으로 뿌연 하루였지만,

가을 끝자락에 겨울을 맞는 멋진 코스를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하며....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