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6일(일요일)
"hanbat18" 학우들과 함께한
나는 새들도 쉬어 간다는 조령산~신선암봉 산행.
만만찮은 코스라 조금은 걱정도 됐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할 수 있으랴!
충주버스터미날 09시에 만나 승용차로 이동.
코스는 절골~촛대바위~조령산 정상~신선암봉~마당바위폭포~절골로 원점회귀다.
이화령~조령3관문까지의 대간 종줏길도 있지만 경치로는 최고의 코스라 확신하며...
들머리에서 만난 갈대 사이로 아침햇살이 예쁘다.
일기예보엔 흐림으로 나와 2년 전 진경산수화만 찍었던 기억에 카메라도 놓고 왔는데...
갈 대
-신경림(1936~ )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아직 산행도 시작 전에 왠 詩냐고?
갈대들이 늘 함께 사는 이유는 약한 것들이 모여 서걱거릴 때, 슬픔은 사랑으로 진화한다네~.
너도 울고 있구나. 나도 울고 있는데...
나만이 아니라 다른 갈대들도 속으로 울고 있다는 것을 알 때, 슬픔의 연대가 생긴다는군!
서로가 위로 받고, 힘이 되어주는~.
나 자신은 자연 앞에 한없이 미약하지만,
오늘은 함께할 친구가 있어 느긋한 마음으로 자신있게 험한 암릉의 조령산으로 들어 간다.
멋진 산행, 아름다운 자연을 기대하며...
나뭇잎 떨어진 앙상한 나목사이 된비알을 쉼없이 올라 숨이 턱에 찰즈음에 만난
눈을 황홀케 하는 진경산수화!
암벽에 수놓은 묘한 느낌의 이끼와 솔벗의 조화가 아름답잖은가!!!
주변 산그리메의 만산홍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바위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솔벗들~.
모세의 기적은 산에도 있었나?
주상절리도 아닌데 쫙 갈라진 바위가 볼 때마다 신기하고 예사롭잖다.
주변의 아름다운 조망도 잠시!
우린 이 험난한 절벽을 로프를 타고 내려가야 한다.
속을 다 들어내고도 삶을 이어가는 자연이 참으로 위대하다할 밖에...
어디든 生과 死는 공존하는데....
꼭 생과 사의 갈림길 같은 암릉길을 걸어 우린 조령에 오르고 있다.
계곡 저편에서 우릴 부르는 촛대바위.
그곳을 가기 위해선 우린 또 로프를 잡아야만 한다.
이 암릉을 타고 넘으려다 끝이 절벽이라 다시 원위치로~.
절벽 같은 칼바위 능선에 왠 바람은 왜그리 쎄던지 다리가 다 후들거리더라고!
가야할 조령산~신선암봉쪽 암산들이 겁을 팍팍 주지만 우린 꼭 이겨리라!
먼저 간 산우의 명복을 빌며, 안전 산행을 다짐하고...
계속되는 유격훈련에 장 장군이 직접 시범을...
암벽이 높은 건 아닌데 중간에 트위스트 구간이 꼭 있어 쉽지만은 않다.
정상부의 나무들은 온전히 겨울 모드네~.
친구들과 함께한 기념으로 평소 안하던 짓(인증샷)도 해보고~.
가야할 산선암봉쪽~.
주흘산으로 이어진 부봉 6암봉들.
1000고지가 넘는 산에선 날씨가 변화무쌍하다.
해살이 반짝했다가 때론 빗방울도 떨어지니 손폰으로 사진 찍기가 쉽지만은 않네.
영화 촬영장이 있는 조곡관쪽 계곡의 단풍들~.
저 계곡에 1관문(주흘관), 2관문(조곡관), 3관문조령관)이 있는 천연 요새인데,
임진왜란때 여길 포기하고 충주로 간 장군이 있었으니...ㅉㅉㅉ
신선암봉으로 가는 마사토 된비알이 바위보다 더 미끄럽고 위험한 이곳에
2014년 11월에 왔을 때 공사중이던 계단 설치로 겨울 안전산행에도 큰 도움이 될 듯!
만만찮은 뽀쪽 봉우리을 두 개 넘어 왔다. 계단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헌데, 여기 칼바위 길에도 데크를 깔았네?
양쪽에 절벽이라 늘어진 로프를 잡고 건너는 스릴이 일품이었는데 좀 아쉽다!
그래도 안전하게 즐길 수있으니 다행이지만~.
여기도 쫙 갈라진 바위가...
지나온 조령산 방향~.
요건 함께한 친구가 찍어준 것~.
신선암봉에서 부봉과 멀리 월악 영봉을 배경으로 또 한 컷!
함께한 친구들과도~.
깃대봉으로 해서 조령 3관문으로 가는 백두대간길인데...
그 길은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은 마당바위쪽으로 하산이다. 차를 회수해야 하니...
이름이 있을 텐데...
공갓돌바위에서의 조망. 앞쪽이 치마바위고, 멀리 월악 영봉이 보인다.
깃대봉으로 가는 삼형제봉과 눈으로 인사만...
단풍에 푹 빠져 연신 손폰을 누르는 친구!
마당바위폭포인데...
비가 올 땐 폭포로, 가물면 그냥 마당바위로 통하는 곳이다.
규모가 신성암봉을 통채인 듯해 비가 왔을 땐 엄청 장엄할 것 같은데 지금은 졸졸졸...
조령산에 와 처음 가까이 본 단풍으로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날머리에 와서야 처음 만난 가을 꽃! 쑥부쟁이 한송이가 이렇게 반가울 줄이야~.
쉽잖은 코스를 안전하게 즐긴 친구들 고맙고, 수고들 많았소!
우리 나이 육십 중반에 자연과 함께할 수있음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산행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여기까지 왔으니 이곳의 또다른 명소 '수옥정'에나 들렸다 가시게나!!!
지난번 마분봉~악휘봉~시루봉~칠보산 종주로 자신감에 찬 친구들이라
우려와는 달리 만만찮은 오늘 코스을 가뿐히 종부하니
그 기세가 거칠 것이 없겠네그려!
다음 또 함께할 멋진 산행을 기대하며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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