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4일. (토요일)
엊그제가 추분이었으니 분명한 가을이라~.
생거진천 2개월차의 조금은 여유로워진 몸과 마음으로
젊은 동서들 두 명과 함께 옛 "신씨네 산악회"와의
추억이 서린 대야산을 찾았다.
들머리에서 만난 바위틈 말벌집~. 욕심 같아선 노봉방주라도 담고 싶지만 참자!
그리고 더욱 조심해야지... 한 방에 훅~ 가는 수도 있으니까!!!
뭔가 있다는데 잡목에 가려 뵈지는 않고...
계곡 물소리가 청량하더니 곧 용추폭포!
하트 모양의 용소가 아름다워 TV에도 자주 소개됐던 명소다.
얼마 전 가을비로 계곡물이 풍부해 맑은 물소리 들으며 걷는 것만으로도 심신을 편안케 하니
마치 구름위를 걷는 느낌이라 참으로 좋다!
고놈들 참! 떨어져선 못 살겠다고 부둥켜 안은 모습이라니 원~.
그러다 애 생길라...
7부능선쯤엔 어느덧 단풍이 물드니 가을은 이미 우리 곁에 와있는 듯~.
아무런 생각없이, 그렇다고 땀을 흘리지도 않으면서 고스락까지 올라왔다.
산행 20여 년만에 비로소 그 입신의 지를 터득하려는 듯...
여긴 오른쪽 중대봉에서 올라오는 암릉코스인데...
멀리 흰바위를 보니 여긴 희양산쪽이로군.
촛대봉으로 연결된 백두대간을 막아놓고 감시카메라까지...
저 밑에 북벽이라 이름 붙여진 직벽이 있는데 갈 수가 없음이 아쉽다.
예전 "신씨네 산악회(장모님과 처남동서 여섯부부. 총 13명)"가 겨울 빙벽을 내려가다
안식구들이 밧줄에 매달려 고생을 했었고, 그 사건으로 산악회까지 흐지부지된 사연 많은 곳인데...
*** ******* & ******* ***
세상의 절반
-진은영(1970~ )
세상의 절반은 붉은 모래
나머지는 물
세상의 절반은 사랑
나머지는 슬픔
붉은 물이 스민다
모래 속으로, 너의 속으로
세상의 절반은 삶
나머지는 노래
세상의 절반은 죽은 은빛 갈대
나머지는 웃자라는 은빛 갈대
세상의 절반은 노래
나머지는 안 들리는 노래
*** ******* & ******* ***
이 땅에 태어나
내 삶을 준비하며 보낸 30여 년, 내 삶을 살아온 또 30여 년, 그리고 남은 생 30여년...
늘 한 쪽만을 보고, 한 쪽만을 위해 살아온 날들과 앞으로의 날들~.
초가을 대야산 고스락에서 그냥 생각해 본다. 확신도 계획도 없으면서 괜히...
언젠가 저 중대봉을 올라 뒷편 곰바위쪽으로 내려간 적이 있었는데...
계획했던 대야산까지 종주를 포기하고!
다시 당겨본 중대봉! 그때는 처남, 동서와 셋이서
100M 된다는 대슬랩을 호기롭게 올라탔는데 삼단으로 이어진 밧줄중에 가운데 밧줄이
심히 삭은 상태라 중간에서 진퇴유곡이라!
한 손으로 밧줄을 잡고, 한 손으로 암벽에 의지해 기어서 오르고나니 휴~~~.
다리가 풀리고 정신이 혼미해 대야산은 포기하고 하산했던 의미있는 학습(?)의 장소다.
유난히 많은 구철초가 가을맞이 산객의 마음을 반기며 이런저런 아쉬움을 달래주니 땡큐!!!
하늘빛 또한 높푸르고 흰 뭉게구름까지 떠있어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셀렘과 행복할 뿐~.
돌아본 고스락 정경!
오른쪽 정상에서 v계곡을 타야했었는데 구름다리를 놓아 훨씬 편하고, 안전해 졌다.
난 원래 이름있는 바위를 별로 안 챙기는 편인데 요건 좀 색다르네?
거대한 암봉이 아주 작은 돌위에 올라앉은 듯하니 신기하고...
백두대간꾼들에겐 주요거점인 밀재인데, 청화,조항산쪽 대간길과 송면쪽 하산길도
다 막아놨으니 요즘 대간종주자들은 전부 범법자인 셈???
고향으로 돌아가는 솔벗! 추석명절 귀향도 아니고...
이제 영원한 안식처로 가시거든 부디 영면하시게나. 그대와 함께해 행복했네~. 친구!
다시 물소리를 들으며 지나온 일상과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산이 준 정기로 재충전한 홀가분하고도 원기 넘치는 심신을 초석으로 삼아....
여름 내내 목말랐던 계곡물소리까지 오늘은 원없이 즐겼으니 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
~~~~~~~^ & ^~~~~~~~
비로소 꽃
-박무웅(1944~ )
그 꽃이 보이지 않는다
봉황천변, 흐드러지게 피어 있던 흰 불꽃
나는 그 주인 없는 땅을 차지한
흰 꽃 무리의 地主가 좋았다
눈길 한번 주지 않아도
白衣의 흔들림이 좋았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멈춤'을 생각하니
내가 가진 마음속 땅을 모두 내려놓으니
거기 시간도 없고 경계도 없는 곳에
비로소
보이는 그 꽃
내 안을 밝히는 그 꽃
보여야 꽃이라지만
보아야 꽃이다
~~~~~~~^ & ^~~~~~~~
보여야 꽃이라지만 보아야 꽃인 그 꽃!
내 친구 개망초가 길을 떠나니 이번엔 비스무리한 미국쑥부쟁이인가?
들메끈 꽉 매고 다시 찾은 생거진천~.
또다시 충북 명산을 찾는 여유로움이 생겨 행복하니
무에 더 바랄 게 있겠나!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
***손폰에 담아 밴드에 소개한 몇 컷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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