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4월 끝자락의 청계산!!!

村 場 2016. 5. 2. 11:42

2016년 4월 29일 (금요일)

 

봄꽃 속에 함께한 4월을 보내고,

신록으로 찾아올 5월을 맞으려 청계산으로~.

황무지(T.S.Eliot)에 표현된

그 "죽은 땅에서 키워낸 라일락"을 바라보는 것으로 위안 삼으며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걸 애써 외면하려 했는데...

 

4월과의 이별산행에서도 시작은 창대했으나 그 끝은 초라했으니

결국,

올해도 4월은 그렇게 가려나 보다.

 

 

4월의 마지막날엔 비 예보가 있어 하루 앞당긴 굿바이 4월 산행~.

출근시간을 약간 넘겨 청계산역을 들머리로 산으로 들어선다.

 

평일이라 한산한 매봉 길 중턱의 벤치에 누워 산바람을 맞는 기분이 상쾌하다.

파란하늘도 좋고, 거꾸로 보이는 세상도 새삼스럽다!

해서, 한참을 누워 머릿 속 잡념들을 모두 지우고서야 천천히 1.400여 계단을 오른다.

세속의 번민을 털어내고 들어가는 게 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 같아서...

 

 

 

동안 수없이 다닌 길인데도 카메라는 바쁘다.

그 나무, 그 바위, 그 풍경이지만 볼때마다 느낌이 다르니 늘 신세계지~.

 

 

 

 

******* *** & *** *******

오월의 신록

                          - 천 상 병

 

오월의 신록은 너무 신선하다

녹색은 눈에도 좋고

상쾌하다

 

젊은 날이 새롭다

육십 두 살 된 나는

그래도 신록이 좋다

가슴에 활기를 주기 때문이다

 

나는 늙었지만

신록은 청춘이다

청춘의 특권을 마음껏 발휘하라

******* *** & *** *******

5월의 신록도 앞당겨 시작되었나 보다.

연둣빛 샛잎들이 신선하고, 상쾌한 것은 비단 시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닐 듯~.

시인은 62살을 늙었다지만, 그보다 난 많이 살았지만 그냥 신록이요, 청춘이고 싶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은 확실하게...

 

 

 

이제 진달래는 가고 철쭉의 계절인가?

잎이 나고 꽃이 피니 철쭉이 맞겠지? 잎 모양이나 꽃잎의 홍점을 봐도...

 

 

 

 

 

석문을 세 바퀴 돌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기에 절실한 마음을 담아 본다! 

무항산무항심이라...

무기력하게 오늘을 살고 있지만, 내 삶에도 존재가치가 있음을 일깨워 달라고~.

누구에게나 자신은 스스로 소중한 존재니까!

 

 

맑은 날인데도 서울 하늘은 늘 뿌옇다.

그속에 천만+천여만의 사람이 북적이며 호흡하고 산다는 게 참 안타깝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울을 둘러싼 높고 낮은 산들이 허파역활을 해 주고,

지친 몸과 마음을 위무하는 쉼터가 돼 주는 것이리라~.

 

 

 

 

 

겨우내 홀로 청청하던 솔벗들도 이제는 주변의 푸르름과 어울려 더욱 빛을 발한다.

어짜피 세상은 더불어 함께 사는 것 아니겠나!

 

 

 

 

 

 

 

 

 

청계산 곳곳에 소나무군락이 있어 찾아올 때마다 반겨주니

일일이 눈 맞추고, 쓰다듬고, 이야기 나누고... 

시간은 흐르지만 심신은 마냥 가볍다.

 

 

찌든 땀까지 쏟아내고, 온몸의 미세 세포까지 자연과 동화되니 비로소 자연in~.

 

이미 익숙해진 현실이요, 사치스런 고통 따위는 접어둔 채

그래도 살아있음에 희망을 걸고, 아직도 내일이 있음에 그저 감사할 뿐...

 

 

 

 

 

 

조금 부족하다고 너무 서러워할 것도 없다.

이 그저그런 많은 나무들이, 이름도 모를 꽃들이 서로 어우러져 이 봄을 아름답게 빛내고,

그것들을 모아모아 '계절의 여왕'이요, 찬란한 5월이라 하지않던가!

 

그들이라고 아픔이 없겠는가?

꽃들도 저리 꽃잎을 떨구는 건 필연이요, 화려했던 시절을 그리워하겠지만

결코 아쉬워 말라!

그또한 새로운 세계창조를 위한 결실의 과정이리니...

 

 

솔벗은 오랜 친구라 믿음직스러워 좋고...

 

꽃들은 새로운 친구라서 반가워 좋다!

 

 

쭉쭉빵빵한 벗은 멋있고 쓸모있어 좋고,

등 굽은 벗은 편안하고 여유로워 좋은데, 어찌 이들을 가려서 벗을 삼으랴~.

 

청계산 마지막 국사봉에 도착한 현재 시간이 12시05분.

예상보다 조금 늦었지만 하늘은 맑고, 바람은 시원하니 갑자기 호기가 발동한다.

그래~. 내친걸음에 영심봉~우담산~바라산~백운산~광교산을 종주하자!

물도 먹거리도 체력도 시간도 여유로운데 망서릴 게 무에 있나~.

올해는 북한산 12성문 종주로 대체했지만, 이곳이 매년 체력검사 코스 아니던가?

 

 

 

헐~. 얘들은 왜 이러고 살지?

 

 

 

목표를 세웠으니 조금은 잰걸음으로 go.go~~~.

 

 

 

하오고개를 지나 마의 구간인 영심봉까지 통과해 우담산으로 진행했는데...

우거진 숲속을 가도가도 끝이 없더니 눈앞에 불쑥 나타난 무시무시한 철조망!!!

인적도 끊긴 길을 무상무념으로 걷다가 코스를 이탈했는데 도대체 여긴 어디란 말인가?

이미 돌아서기엔 너무 깊이 들어온 듯하니

결국은 아쉽지만 탈출이다!

 

철조망을 따라 한참을 내려오다 농부를 만나 물어보니 중요 국가시설이라네~.

걷고 또 걸어 석운동이라는 곳에서 분당행 330번 버스에 승차하고야 

휴~ 한숨 돌린다.

창대했던 호기는 꺽이고 난 또다시 '잔인한 달 4월'을 몸으로 받아드릴 밖에~.

 

산행도를 보니 하오고개를 올라와 우측으로 빠지는 길을 놓쳤나 보다.

그 덕에 새로운 코스를 답사했으니 그럴로 됐지 뭐~.

그렇게 4월과의 이별산행을 마무리한다. 5월에 희망을 걸며...

 

 

가정의 달 5월!

kbs 영상앨범 나래이터가 전하데...

***행복한 가정은 미리 누리는 천국이라고~***

 

건강한 가족, 화목한 가정이야말로 기본적인 행복의 조건 아니겠나.

 

더불어 함께하는 모든 가정에 행복 가득하길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