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13일 (총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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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산행을 위해
사전투표도 했는데,
집을 나선 깜깜한 새벽~.
봄비속에 내리는 꽃비가
마냥 아름답지마는 않다.
오늘 들어갈 산이
결코, 만만찮은 암산이라~.
남도의 공룡능선이요, 용아장성이라는 덕룡~주작산!
비와 안개로 자욱한 길을 6시간 달려 도착한 산행 들머리는 평화롭네.
세상에나~.
德을 베풀기 보다 함께한 모두의 德分에 살아온 내게 이게 왠 福이여!!!
여긴 비가 그쳤네~~~.
둘러본 산세가 그저 그런데 진면목은 알 수가 없다.
모든 게 안개속에 감춰져 보이는 게 없으니...
들어서자 마자 된비알이더니 곧 밧줄구간까지?
아직 몸도 안 풀렸는데 난 어쩌라고~.
와우~. 다도해인가?
요시점에서 환상적인 해밀을 기대하는 건 傿敢生心?
소나무에 왠 흰 목이버섯? 아시는 분은 답 좀 주소!
강풍이 잠시만이라도 구름을 몰고가면 다도해 조망이 가능할 텐데...
헐~~~. 비 그쳤다고 德을 운운하더니 이 속물인간 욕심이란 참!!!
어짜피 원거리 사진은 구름뿐이라 가까이 있는 친구들과 놀기로~.
선등자들을 보니 가야할 길이 험난하고만!
때가 되면 꽃은 지는게 필연이 듯, 보채지 말고 순리대로 즐기자.
꼭 다도해 조망 없이도 주작,덕룡산의 자연은 아름다움이니까!
산악회 표지기가 백두대간 못잖네~.
그만큼 많은 산악인의 사랑받는 코스라는 것이겠지?
좀 험하다는 산마루금마다 공룡능선을 갔다 붙이지만 대개는 헛웃음만 나왔는데
덕룡을 보면 설악의 공룡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할 듯!
진달래와 암릉의 환상적인 조화에 반 쯤 넋을 빼앗긴 채 전진, 또 전진~.
위험구간마다 밧줄과 발판을 설치해 안전을 보장했으나 결코 방심해선 안 된다.
암석은 비아그라를 먹었나 하늘로 솟은데다 화강암이 아닌 매끈한 차돌바위요,
흙은 꼭 뻘을 깔아놓은 듯 질척거려 미끄럽기가 도를 넘으니 그저 조심, 또 조심!
요런 석문도 있네!
기암괴석 사이에 솔벗들을 대신해 분재급 진달래가 반기니 그도 싫잖구먼~.
이따금 숨 좀 돌리라고 허락해 준 오솔길인데,
자주 써먹어 진부하고 식상한 표현이지만 "신선들의 산책로"라 할 밖에!
요런 곳마다 오토바이 탄 산우들 때문에 정체되어 시간은 하릴없이 가고...
그래도 군에서 밧줄 좀 잡아본 게 이럴 땐 마음이 넉넉하니 여유로와 다행!
충북알프스도 그랬었는데 저 스텐파이프가 난 미끄럽고 불편하던데...
곳곳에 밧줄을 매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이 환상적인 길을 걷고 있다는 것 조차도 믿을 수 없을만큼 몽롱해진 정신세계.
함께하던 산우들도 제 정신이 아니 듯 움직임이 거의 제자리 걸음~.
정신 차라자!
굽이를 돌아서니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절체절명의 코스가....
선등자의 뒤를 따라 바위를 타고 오른다! 초심으로 조심 또 조심하며...
간신히 올랐는데 내려오는 길이라고 편하겠나! 애고고고~.
거참 바위들 신기하네? 어떻게 전부 발딱 선 숫바위들이람~.
요 마루금은 우회했다. 산악대장이 극구 만류해서...
산악대장 혼자 다녀와 하는 말; 중간에 밧줄이 끊겨있어 위험했다는군.
청명한 날 다도해 조망도 즐기고, 우회없이 마루금을 돌아보고 싶다! 꼭~.
설악의 공룡능선보다 규모는 작지만 훨씬 날카롭고 멋지지 않은가!!!
좌 청룡, 우 백호, 남 주작, 북 현무라~.
봉황이 운무속에 아름다운 날개를 편 형상이니 다른 설명이 필요하겠나!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신선들의 산책로~.
헌데, 저 암봉 위에 보이는 건 촛대바위인가? 꼭지까지 있는...
여기가 오늘 산행의 마지막 고스락인가?
전혀 주변을 볼 수 없어 전체적인 것은 모르겠고, 덕룡~주작산의 비경만 본걸로~.
하루를 정리하며 내려오는 길에 손폰에서 흘러나온 노래가 가슴을 친다.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내 젊은 연가가 구슬퍼
가고 없는 날들을 잡으려 잡으려
빈 손짓에 슬퍼지면
차라리 보내야지 돌아서야지
그렇게 세월은 가는 거야
나를 두고 간님은 용서하겠지만
날 버리고 가는 세월이야
정 둘 곳 없어라 허전한 마음은
정답던 옛동산 찾는가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내 젊은 연가가 구슬퍼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내 젊은 연가가 구슬퍼
그렇게 세월은 가는 거야
- 靑 春 .
*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청춘... ~ 그렇게 세월은 가는 거야 *
나만의 仙鄕에서 벗어나 다시 세속의 느낌으로 듣는 노랫말이 짠하지만
그렇게 가는 세월을 나름대로 즐길 수 있음이 곧 행복이리라~.
비워진 마음으로 보는 시골 풍경이 仙鄕보다 더 평화롭네!!!
돌아보니 끔찍(?)하도록 멋진 저 산을 무사히 돌았다니 스스로 참 대견스럽다.
고통스러워도 참아준 내 발,무릎,허리,어깨,가슴 등등에게도 감사하며...
모처럼 내 고향 '돌밭'의 정취를 남도에서 만끽하니 일타삼피쯤 되나?
다시금 남도의 공룡이요, 용아장성을 돌아본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산악회 버스에 오르니 TV에선 투표결과 분석에 시끄럽다.
오늘 안개가 유난하더니
앞으로의 정국도 五里霧中이라.
비워진 머리 그대로 살고픈데 참~.
어쨌든 오늘의 꿈 같은 산행을 자축하며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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