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9일 (토요일)
할 일이 좀 있는데...
날씨가 집에 있기엔 너무 죄스러워 느지막이 집을 나섰다.
북풍한설과도 당당히 맞서는 청청한 氣像에
무시로 찾아온 날 격의없이 반겨주는 솔벗도 만나고,
덤으로 북한강과 산그리메 멋진 조망까지...
세 시간여 환승에 환승으로 찾은 강촌!
7~80년대를 서울에서 보낸 친구들에겐 추억의 장소요, 오랜 친구들이 날 기다리는 곳이다.
옛 강촌역사 뒷편 암릉지대로 곧 만나게 될...
강선사.
초입부터 급경사에 너덜길이라 시작부터 다 내려놓고 解脫의 길로~.
* 무거운 마음은 버리고 가소 *
첫번째 포토 존~.
삼악산과 경춘가도, 의암호로 이어진 북한강이다.
완공을 앞둔 저 교량은 어디로 연결되는지... 뚝딱하면 길이 뚫리는구먼!
낙엽 속으로 너덜길이라 긴장을 풀면 곧바로 사고로 이어지니 조심조심~.
통천문이라~.
입신의 경지에 도달했으니 내가 곧 신선이라는 뜻???
여긴 '귕소'라는데 한글 맞춤법엔 없나봐?
뜻은 소에게 먹이를 주던 여물통과 같은데, 그 깊이가 북한강 깊은 두멍까지 이어졌다는군.
저 곳도 즐겨찾는 코스로 강촌교~삼악좌봉~칼바위~산성~청운봉~정상...
오늘 눈도장 찍었으니 곧 만나게 되겠지!
이곳 암릉은 요런 차돌바위로 이루어진 특징이~.
진땀을 흘리고서야 마주한 친구!!!
잘 지내셨는가? 동안 무탈하셨다니 참으로 반갑소!
어떤가? 내 오랜 벗들인데 정말 멋지잖는가!
나보다 좀 일찍 세상에 왔지만 결코 나이를 말한 적이 없으니 그냥 친굴세!
서로 예로서 대하고 아낌없이 나누는 그런 친구~.
먼저 떠나야 할 친구도 있지만 좋은 인연을 차마 끊지 못하고...
마지막을 불사르며 보여주는 산그리메가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좌장께서도 안녕하셨소?
왠 고얀놈들이 짓밟았지만 무던히도 참으셨구려~. ㅉㅉㅉ
적어도 산에 들어서려면 흔적은 남기지 말아야지 어찌 이리도 모질단 말인가.
이 위치에 이 친구가 없다면 여길 오를 의미가 반은 사라질 텐데...
******* & *******
소나무를 노래함(詠松)
- 퇴계 이황
바위 위에 돋아
천년을 늙지않는 저 소나무
울끈불끈 푸른 비늘
기세는 날아오르는 용같다
밑이 안보이는
골짜기 절벽 끝에서
기꺼이 살아나
기백은 층층 하늘을 쓸어내고
높은 산봉우리를 눌러버릴 듯
타고난 성질을 죽여
파란 것 빨간 것
되길 원하지 않는다
복숭아꽃 자두꽃
예쁜 꽃얼굴을
즐겨 따르기야 하지만
깊은 뿌리는
거북과 뱀의 자양분으로 얻어
서리와 눈이 끝날 때까지
긴 겨울 꿰뚫어 보이노라
******* & *******
층층 하늘을 쓸어내는 솔벗의 기백이야 익히 아는 바이나,
거북과 뱀은 북쪽을 가르키는 현무의 의미라니 산 중심의 정기을 받는다는 뜻으로
龜蛇骨(거북과 뱀의 뼈)은 천하를 움직이는 핵심정기라~.
그대들도 여기 솔벗들과 인사 나누고 지내시게나!
워낙 사려 깊고 정이 많아 그대들에게도 귀사골 핵심정기를 팍팍 쏴 줄걸세!
분명, 건강은 확실히 책임지리라 믿네그려~.
저녁은 집에서 해야겠기에 지름길을 택했더니 급경사에 다리가 후들후들~~~.
계곡은 꽁꽁 얼었는데 산위엔 가랑잎만 수북해 길 찾기도 쉽잖고...
도로변의 인공폭포들~.
아무리 급해도 강촌에 와 구곡폭포를 빼놓을 순 없지!
아직도 가뭄 탓인지 웅장한 빙벽은 아니지만 겨울 맛엔 부족함이 없다.
한번 오르고 싶다!
장비를 구입해 도전하긴 어렵겠지만 대여는 가능할 텐데...
내 나이 어느덧 육십 중반, 지금보다 더 나이들면 도전할 생각조차 못 하겠지!
올려다 본 봉화산 끝 하늘이 시리도록 곱다!
솔벗들이 있어 하루가 행복했고, 그 행복을 곱씹으며 또 한시절을 보내겠지...
지난 여름 처음 발견한 아랫폭포와의 인사를 끝으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비운 듯 채운 가슴안고 다시 속세로~.
솔벗과
솔벗을 사랑한 위인과
유난히 파란 하늘과
함께한 오늘~.
진정 행복했습니다!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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