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한양도성길, 그리고 길상사~.

村 場 2016. 1. 3. 15:06

2016년 01월 02일 (토요일)

 

병신년 시산제를 겸한 첫산행~.

역사와 의미를 오롯이 간직한 채 묵묵히 2,500만 거대 수도권을 굽어살피는

한양도성길과 길상사를 찾았다.

 

미명에 집을 나서 한 시간여 만에 도착한 곳은 수도 서울의 심장-. 광화문!

여기부터 사직공원~인왕산~북악산~길상사~낙산~청계천을 돌아 서울의 상징 명동까지로~.

 

사직공원. 이른 시간이라 담장 너머로 눈도장만!

 

눈에 익은 그림이지만 꼼꼼히 살피며 마음을 가다듬고 서두름 없이 인왕의 품으로 들어간다.

 

첫 산행이니만큼 병신년 밝고 강렬한 햇빛이 그리운데 현실은 좀...

허나, 괘념치 않는다! 수채화의 화려함이 아닌 수묵화의 은근함을 즐기면 된다.

 

신령스럽기로 정평 난 선바위를 향해 잠시 마음을 모은다.

무신론자라고 좋다는 걸 마다할 이유 또한 없으니 진정으로 소망을 빌며...

 

 

 

 

지난 여름부터 내 마음에 깊게 자라잡은 인왕산 랜드마크 솔친구!

 

 

지난 7월4일 한양도성 종주때 앞의 랜드마크와 인사하느라 지체된 걸음을 옮기던 중

이 가파른 협곡을 뛰어내려오던 아이들을 피하려다 발생한 무릎 참사!

6개월째 시원찮은데 해도 바뀌었으니 곧 쾌차하리라 믿어 오늘도 이 길을 오른다.

 

 

 

 

와우~ 진짜 서광이 비치네!

병신년 시산제를 올리는 진실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더불어 함께하는 인연들과 두루 평안하고,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윤동주 시인의 언덕~.

 

 

 

 

인왕산 밝은 정기를 듬뿍 받고, 이제 북악으로 들어선다.

 

 

 

셀카를 대신한 나만의 특별한 인증 샷~.

 

계속되는 가파른 계단길에서 숨을 고르며 돌아본 인왕산 고스락과 기차바위.

 

오늘은 지척인 삼각산 족두리봉~비봉 마루금도 연무로 가물가물~~~

 

한줄금 땀을 쏟고야 마주한 백악마루!

잠시, 새해를 맞으며 지난 해에 읽고 가슴에 품었던 詩를 공감하고 싶다.

 

* ******* & ******* *

새해 이런 사람이

                                - 이해인 수녀.

 평범하지만

가슴엔 별을 지닌 따뜻함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신뢰와 용기로써 나아가는

기도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월의 보름달 만큼만 환하고

둥근마음 나날이 새로 지어 먹으며

밝고 맑게 살아가는

희망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너무 튀지 않는 빛깔로

누구에게나 친구로 다가서는 이웃

그러면서도 말 보다는

행동이 뜨거운 진실로 앞서는

사랑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오랜 기다림과 아픔의 열매인

마음의 평화를 소중히 여기며

화해와 용서를 먼저 실천하는

평화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그날이 그날 같은 평범한 일상에서도

새롭게 이어지는 고마움이 기도가 되고

작은 것에서도 의미를 찾아 지루함을 모르는

기쁨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 ******* & ******* *

 

 

 

언젠가 TV오디션 프로에서 말 하듯 부르는 노래가 잘 부르는 거라던데

수녀님은 굳이 해석이 필요없는 평범한 어휘 나열에서 깊은 공감으로 다가와 좋다!

"작은 것에서도 의미를 찾아 지루함을 모르는 기쁨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부디 건강 회복하시어 좋은 마음 계속 전해주시길 기도합니다.

 

 

김신조 무장공비사건 현장의 아픈 상흔.

 

 

청운마루~.

 

 

 

 

 

외성에서 돌아본 백악,청운마루금~.

 

 

 

 

숙정문까지의 소나무 군락지가 북악산의 백미인데 촬영 불허가 안타까울 밖에...

 

 

 

삼청각으로 내려와 길상사로 향한다.

 

 

 예전엔 배꽃마을이 지금은 대사관로가 됐네~.

 

한양도성보다 웅대한 성곽을 쌓고 사는 저들은 누구일까? 전부 대사관은 아닐진대...

 

 

 길상사~.

 '무소유'의 법정스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 몇 차례 찾았던 곳!

 

 

* ******* & ******* *

삶의 비참함은

죽는다는 사실보다도 살아 있는 동안

우리 내부에서 무언가 죽어간다는 사실에 있다.

 

자신을 삶의 변두리가 아닌 중심에 두면

어떤 환경이나 상황에도

크게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삶의 지혜와 따뜻한 가슴을 지녀야 한다.

                       -법정 '아름다운 마무리'에서 

* ******* & ******* *

 

 

 

옛 인연을 만난 듯 차분한 마음으로 경내 곳곳에 인사를 남기고...

 

 

 

 

 

혜화문으로 가는 길의 정성으로 가꾼 성당.

 

동강 난 도성.

 

철 없는 개나리. 

인간들의 자연파괴가 문제지 네 무슨 죄가 있겠나! 소한이 낼모렌데 완전 봄날씨니 원~.

 

우리나라 3대 성당인 혜화동 성당. 잠시 들러 기도하는 마음으로 새해 소망을 빈다.

 

혜화문. 찻길로 동강 났던 성곽을 따라 나선다.

 

 

 

 

 

 동강 난 것만 문제가 아니라 세월에 부서지는 성돌도 심각하다.

 

 

 

 

한양도성 좌청룡(동쪽)격인 낙산.

 

 여기도 동강 난 성곽.

 

 

5000년 역사중 외침에 무능했던 조선이 자랑스럽진 않다만 역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정하고, 깨우치고, 준비해야 다음 기회엔 초전박살을 내지 않겠나! 기필코~.

 

 

 

흥인지문을 끝으로 도성길을 벗어나 이번엔 청계천이다.

 

 

오늘 참 많은 일을 했다.

선바위 토속 신앙, 구름을 뚫은 서광, 길상사 부처님, 혜화성당 하나님께 소망했고,

이해인 수녀님과 법정스님의 글로 마음을 다스렸으니....

 

분명,

나와 함께하는 모든 인연들이 뜻하는 대로 이뤄내고 좋은 일 가득하리라 확신한다!

저 청둥오리들은 지금,

물 속의 갈퀴발이 분주함은 할 일이 있음이니 행복이요,

물 위를 노니는 것은 만족할 결과를 얻음이리니 그 또한 행복이라~.

 

원 없이 걸어 명동에 도착했는데도 해가 중천이라 한잔하기도 좀 이르고 해서

아쉬운 마음으로 집에 도착하니 손폰이 울리네~.

 "어디여~. 산에서 내려왔으면 막걸리 한잔 해야지?"

애고... 정릉골 두 대감과 한잔 할 기회를 놓쳤네! 고마우이~.

 

 

 병신년, 새해!

행복합시다! 우리 모두~.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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