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7일 (토요일)
정월 대보름에 경칩도 지난 완연한 봄!
새싹이 움트고, 야생화가 피기 전의 산은 황량하다만
겨울꽃에 눈길을 빼앗기고, 신록에 묻히면 가려져 볼 수 없기에
겨울 끝자락에 딱 맞는 산행지.
소양강,의암호,북한강 푸른 물줄기와 검봉산,화악산,계관산 등...
멋진 조망의 삼악산을 찾았다.
세 시간여를 전철로 이동해 도착한
강촌역.
경춘선을 복선,직선화하면서
강변을 따라 달리던
여행의 낭만과 운치는 없어졌지만
확실히 시간은 단축됐으니
딱히,
아쉬워할 수만도 없으이~.
강촌유원지를 가로질러 옛역사(바이클 타는 곳)에서 잠시 추억을 더듬다가...
강촌교 걷너 우뚝 선 삼악좌봉을 들머리로
등선봉~청운봉(삼악산성)~박달재~용화봉(삼악산)~흥국사~등선폭포를 날머리로
자~! 출발이다!!!
보기엔 그저그런 육산이지만 깔보다가 큰코 다치기 십상이지.
트랭글의 기록처럼 가파른 된비알이 만만찮으니...
첫 고스락 삼악좌봉에 오르니 등선봉도 보이고~
칼바위 능선으로 향하는 바위에는 고구려 벽화 같은 아름다운 문양이 눈길을 잡는다.
그리고...
삼악산으로 향하며 꿈꾸었던 멋진 조망이 황홀하다.
나홀로 산행시엔 감히 엄두도 못냈던 벼랑끝 칼바위 능선.
마침 나와 같은 코스에 도전한 이름모를 산우가 있어 서로 의지하며 용기를 냈다.
우회하면 결코 볼 수 없는 북한강과 경춘가도의 황홀한 조망을 얻으려~.
바위 틈새를 비집고 거목으로 자란 솔벗의 생명력이 경이로울 뿐!!!
계속되는 암릉을 조심스레 즐기는 짜릿함에 엔돌핀이 팍팍~.
칼바위를 함께 탄 고마운 산우도 절경에 취해 넋을 잃은 듯...
계관산과 북배,가덕,몽덕산 등이 멋지게 다가오고
암릉은 정점을 향해 치닫는다.
그 정상엔 반신불수(?) 솔벗이 불편한 몸으로 모처럼 찾은 나를 원망없이 반기니 고마울 따름!
산은 결코 자랑하지도, 불평하지도 않고 묵묵히 곁을 지키는 평생 친구지!!!
멋진 산그리메 속 연기는???
혹시 불씨라도 번지는 것은 아니지 걱정이 앞선다.
등선봉 하산길. 가파르게 올라왔으니 당연히 내리막 길도 가파를 밖에,
빙판 위로 춘설까지 쌓여 아이젠 없었으면 큰 낭패를 볼 뻔~~~!
양지쪽엔 산친구들이 배가 많이 고팠는지 아주 밭을 일궜구먼~~~
암릉에서 내려와 멋진 솔밭길에서 짧은 안식을...
삼악산성은 규격화된 성곽이 아니라 절벽위에 자연석으로 돌담을 쌓은 듯 참 소박하구만~
청운봉(삼악산성 정상)
트위스트 추는 듯~
산성은 끊길 듯이, 끊긴 듯이 그렇게 쭉~ 이어져 예까지 왔고.
이제 마지막 정상을 향해 힘든 발걸음을 옮긴다.
그렇게 삼악산 용화봉에 오르니 시원스런 의암호에 가슴이 탁 트인다!
정상 나목들 사이로 보이는 붕어섬! 신록 우거진 하절기엔 볼 수 없지~.
상원사쪽의 풍광은 여기서 눈팅만 하고 흥국사로 길을 잡는다.
너덜지대 333계단.
좀 늦은 시간이라 인적 끊긴 흥국사 풍경이 고즈넉스럽다.
등선계곡. 폭포와 절벽의 어우러짐이 주왕산이나 장가계를 연상케 하는 곳.
협곡을 지나며 오늘 산행을 마음속으로 갈무리한다.
언젠가 친구들과 시도했다 등선봉에서 중도탈출했던 코스를 무사히 완주함에 감사한다.
특히, 평소 엄두도 못냈던 칼바위 능선에서 본 북한강 풍광은 보너스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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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길
- 정 호 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잇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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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넘이 빛을 받은 아름다운 계곡의 끝이 바로 오늘 산행의 날머리.
기대 이상의 행복을 누린 산행의 끝자락에서 느낌으로 본 따사로운 풍경이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봄의 시작에서 봄의 끝에 올 아쉬움까지를 아우르는 여유로움으로~.
언제나 처럼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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