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속의 삶

요즈음은 환목어(還目魚)가 제철이라지~?

村 場 2012. 12. 11. 13:20

2012년 12월 8일(토요일)

 

 신봉계곡에도 어김없이 겨울은 왔다고 첫눈이 확인케 한다.

 흰눈으로 덮인 계곡물 소리가 더욱더 청량하니 마음까지 정화시킨다.

 

 

 선등자의 발자취을 지표삼아 호젓한 등산로를 혼자 걷는다.

 

가까운 곳에 늘 나와 함께하는 광교산이 있음에 늘 감사하며, 조간신문에 실렸던 글을 되새겨 본다.

 

          환  목  어               

(還目魚;말짱 도루목묵)         

이식(1584~1647)

 목어라 부르는 물고기가 있었는데

해산물 가운데서 품질이 낮은 거라

번지르르 기름진 고기도 아닌 데다

그 모양새도 볼 만한 게 없었다네

그래도 씹어보면 그 맛이 담백하여

겨울철 술안주론 그런대로 괜찮았지

 

전에 임금이 난리 피해 오시어

이 해변에서 고초를 겪으실 때

목어가 마침 수라상에 올라와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해드렸지

그러자 '은어'라 이름을 하사하고

길이 특산물로 바치게 하셨다네 

 

난리 끝나 임금이 서울로 돌아온 뒤

수라상에 진수성찬 서로들 뽐낼 적에

불쌍한 이 고기도 그 사이에 끼었는데

맛보시는 은총을 한 번도 못 받았네

이름이 삭탈되어 '도로 목'어로 떨어져서

순식간에 버린 물건 푸대접을 당했다네

 

잘나고 못난 것이 자기와는 상관없고

귀하고 천한 것은 때에 따라 달라지지

이름은 그저 겉치레에 불과한 것

버림을 받은 것이 그대 탓이 아니라네

넓고 넓은 저 푸른 바다 깊은 곳에

유유자적하는 것이 그대 모습아니겠나

                

                         -(이상현 역, '국역 택당집')

 

 

 

환목어=도루 목어,,, 고거이 "말짱 도루묵"이란 말일시~~~

요즈음 때가 때인지라 세상이 어지럽다.

그냥 보이는 만큼 보고 느끼는 만큼 느끼며 제 갈 길이나 가면 좋으련만

 

얼마나 많은 도루묵들이 숨을 헐떡거리며 나자빠질런지~.

 

 

형제봉 암벽을 올라 세상을 내려다 보니 온천지가 하얗고

늘푸른 솔잎에 핀 눈꽃과 파란 하늘은 저리 좋은데,,,

 

 

지나온 광교산 마루금에 겨울꽃도 아름답다.

 

 

 

 

적잖이 쌓인 눈을 헤치며 유유자적이라~

 

 

그리 할 수 있다면 그가 바로 신선인 것을,,,

오늘은 속세의 번다함을 스스로 정리하는 산행으로 해가 기운다.

 

날머리의 눈밭이 유난히도 하얗게 눈에 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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