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운악산은 절반으로도 충분했다.

村 場 2012. 10. 22. 16:05

2012년 10월 21일 (일요일)

 

일상처럼 해왔던 토요산행이 대소사에 밀려

오늘에야 길을 나선다.

 

여름산행 때 다시 오리라 약속했던 운악산으로,,,

 

7시에 집을 나서 장도에 올랐것만 시작부터 시련이다.

버스가 안내판에 24분 남았다기에 청량리역을 서성이는데, 언제 도착했는지 벌써 많은 사람이 줄서서 승차 중이라

서둘러 탓 것만 좌석이 없다. 내 앞사람까지 다 앉았는데,,,  콩나물시루에서 두 시간여를 서서 가야 한다니 쉽잖은 일정이다.

 

 

운 악 산 !

 

여름에 좌청룡, 우백호에

백년폭포, 무우폭포, 현등사까지 두루 섭렵했으니

 

만경로~눈섭바위~병풍바위~미륵바위~만경대~비로봉으로

 

하산은 1,빙벽폭포~현등사 계곡.

2,서봉~운악사~포천.

두 가지 안을 염두에 두고

편하게 즐기는 산행을 하려한다만

 

때가 때인만큼

행락객과 산객들이 얼마나 왔는지

또 어느 정도 질서를 지켜 줄런지 알 수 없으니

부딪쳐 볼 수밖에,,,

 

 

일주문을 통과한 시간이 11시 18분. 집 나선지 4시간 20분만이다.

 

 

 

 

포옹한 남녀의 입맞춤바위(?)와 눈썹바위.

 

 

초입부터 현란한 단풍에 넋이 나가 힘든지도 모르고 오르자니

 

그저 황홀하여 눈도, 가슴도 호강이다.

 

 

 

서서 온 고생도 잊고, 탁월한 선택이라 스스로를 치하하며~

 

 

 

만만찮은 된비알을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오르니,

 

 

천상의 화원이요, 신선이 노닐 듯한 정상이 눈 앞이다!

 

 

 

병풍바위의 호위 속에 우뚝 솟은 미륵바위.  좌측 등산로에는 산우들이 개미떼처럼 줄지어 만경대를 오르고,

 

병풍바위는 한 폭의 수채화로 보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하니, 지금 심정은 행복 그 자체로다.

 

 

 이 얼마나 멋진가~!!!

 

 

 

절경에 홀려 잊고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주춤거리던 산행이 멈추었고, 지방에서 온  산악회들이 선두와 후미를 호출하며 난리다. 

 

 

 등로에서 이탈해 느긋히 점심을 먹고 다시 와도 헐~ 제자리다.

 

 

 

 

 위에서 내려본 미륵바위. 상황은 답답하지만 주변 경관에 눈은 계속 황홀경에서 헤매는데,

 

 

 

많은 산우들이 돌아선다. 정상까지 꽉 막혀 몇 시간 걸릴지 모르겠다니 어쩐다~~~.

 

 

 

좌우 경관이 절경이라 신선놀음에 부족함이 없지만, 오늘은 여기서 돌아서야겠다.

 

 

 

 

 아쉬운대로 절경을 다시 한 번 눈에 담으며,,, 하산이다.

 

 

묘하게도 불길한 예감은 틀린적이 없어, 시작부터 꼬이더니 결국은 도중하차라~.

 

 

 

 

 이토록 황홀경에 도취되어 호강하고도 아쉬워하는 나의 속물스런 욕심을 꾸짖고, 

"비움이 곧 채움"이라는 법정을 사상과 저 미륵바위에 경배로 스스로를 다스리니 발걸음이 가볍다.

 

 

 

 

 가을비 치곤 꽤 많은 비가 오는 아침, 산행을 정리하려다 신문에 게재된 한 편의 시를 읽고, 공유하고파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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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찾아가세요      

*권오삼(1943~  )

 

누가 승강기 안에다 똥을 눴다

똥 덩어리가 내 주먹보다 더 컸다

경비실에 가사 이야기했더니

경비 아저씨가 똥을 치웠는지

나중에 보니 똥는 보이지 않고 대신에

승강기 안 게시판에 쪽지 하나가 붙어 있었다

 

-경비실에서 알립니다-    

*오늘 어느 분이 승강기 안에다 누렇게 잘 익은

똥 한 덩어리를 빠뜨리고 그냥 내리셨는데,

경비실에 잘 보관하고 있으니 주인 되는 분은

꼭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다음날 궁금해서 물어보니

똥 찾으러 온 사람은 없엇다고 했다

 

자기 똥은 자기 배 속에

잘 간직하고 있다가 버릴 때가 되면

화장실 변기통에다 버려야

그게 바른 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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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 빠지는 줄 알았다.

푸하하 웃다 보니 어느새 우리 삶의 한 귀퉁이를 돌아보게 되고,

아이들에게 웃음 속에서 현대적 삶의 에티켓을 가르치고 있다.

유머가 유쾌한 에두른 비판이나 경계에 꽤 유용하다는 것은

두 말할 것도 없다"고 추천한 시인은 해설한다만,,,  

 

난 그 경비 아저씨가 참 좋다.

풍족할 수 없는 현실 상황에서도 여유로움 속 해학이 넘치는 생활철학에서

황혼의 곱디고운 단풍보다도 훨씬 아름답고 멋진 삶을 배운다!

 

 

 

 중도포기의 아쉬움보다 순리와 순응을 학습한 산행을 마무리한다.

 

저들은 다시 돌아오겠지.  잘 가시게~! 그리고 내년에 꼭 푸른 잎으로 다시 만나세나~!!!

 

 

 15시 40분 하산하여 16시에

하판리에서 버스(1330-44)~대성리에서 경춘선~상봉에서 중앙선~회기에서 1호선~종각에서 버스(5500)로

다섯 차례 환승하여 귀가하니 20시 20분.

 

출발은 시련이라 했지만 어느 때보다 알차고 멋진 산행이었기에

행복한 마음으로 오늘을 마무리 한다.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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