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할 친지가 있어 병원으로 향합니다.
유난스러웠던 올 여름이었습니다.
긴 가뭄에 폭염. 그리고 한반도에 상륙한 4개의 태풍. 카눈, 볼라벤, 덴빈, 산바까지,,,
태풍이 쓸고 간 하늘엔 가을이 가득하다만,
수술실에서 가슴을 열어야 하는 환자를 생각합니다.
40년을 열심히(?) 사랑했던 꽁초와 이혼하고, 산에서 마음 다스리는 법을 깨우친 스스로에 마구 칭찬합니다.
병실에서 본 한강의 햇살이 불현듯이 붉은노을을 보고 싶다 충동질합니다.
그래서 무작정 찾아 왔습니다. 상암벌 하늘공원을,,,
계단을 오르며 본 서울이 참 평화롭습니다. 그 속에선 피 튀기는 삶이 있겠지만,,,
멀리 삼각산의 비봉능선이 폼나게 자리하고, 그 뒤로 백운대와 만경대가 버티고 있네요. 인수봉만 빼놓고.
서울시민이 내다버린 쓰레기산이 이렇게 아름답습니다. 조롱박이 여물어 가는 초가지붕도 정겹습니다.
모진 비바람에도 연약해 보이는 코스모스는 제 몫을 다 하네요. 이것이 바로 자연의 섭리겠지요.
병실 모습이 오버랩되기에 마음으로 빕니다. 부디 질곡의 삶에서 벗어나 건강한 자연으로 복귀하기를,,,
아직 하늘의 뜻(知天命)도 알지 못 할 젊은 나이기에 더욱 안쓰럽습니다.
무상무념이라도 좋습니다. 그저 눈만 호강시켜도 오늘은 남는 장사니까~!!!
내가 꿈꿨던 아름다운 노을은 아닙니다만,
더 아름다운 젊음과 낭만이 있기에 붙박이가 되어 심취합니다.
눈도 귀도 마음도 넘치도록 행복합니다.
이 시간 병마와 싸우는 많은 환우들의 쾌유와 함께하는 모든 이들의 무탈하심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리고 이 젊은 음악도에게 그들만의 꿈이 꼭 이루어지길 응원합니다.
일몰까지를 기다리려다 포기합니다. 지금 출발해도 모임에 반 시간은 지각이라 어쩔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은 모든 걸 다 주지는 않는가 봅니다. 해서 하나를 포기해야 합니다.
마지막까지 멋진 풍경을 보여 준 자연, 하늘공원에 찬사와 감사를 보내며,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한 번 찾아 볼 것을 강추합니다. 접근성도 좋으니 부담없이,,,
엉겹길에 찾은 하늘공원에서 오늘도 행복을 만끽합니다.
내일은 또 내일의 행복을 찾아야지요.
늘 함께하는 그 행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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