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구만산.
계속된 장마와 번다한 일상의 변화로 미뤄온
두 달만에 따라나선 산행으로,
한솔팀을 따라 밀양의 구만산을 찾았다.
이곳의 랜드마크라 할 구만굴..

구만폭포..

*** 07시 청주를 출발하여 10시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봉의교~구만산장~구만폭포~구만산~가인계곡~인골산장~마을회관까지
9.5km, 6시간 예정의 산행이다.

계곡 하류의 물이 이 정도라면 상류 쪽은 거의 돌밭일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지만,
어쩌겠나! 그것도 내 덕이 부족함인 것을...


그러려니 하고 물 마른 계곡을 통과!

육산인 듯 암산이라 곳곳이 돌더미에 너덜겅인데,
그것을 이용한 설치예술(?)이 눈길을 끄다.
무소유!
법정께서 중생들에게 일깨워 주신 "비움"을 되새겨 본다.
물욕뿐만이 아니라 미련, 자만까지도 비워야 할 텐데 그게 쉽잖으니...

...


예상대로 돌밭이라~.
계룡산 기슭의 돌밭이란 동네가 나와는 각별한 인연인데...



돌밭과 돌무더기가 반복되는 산행이 결코 만만치 않네!




건너편 기암괴석과 소나무의 앙상블이 아름답다.



구만산의 명소 구만폭포인데...

예상했던 그 풍경이라 그저 그러려니 한다.
우리나라 어느 유명 폭포를 가본들 시원스레 쏟아지는 물줄기를 기대할 순 없으니,
밤새 폭우가 내린 후 새벽같이 찾았던 제주도 엉또폭포에서 본 폭포수가 유일했던 기억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된비알 오름의 시작이다.
계곡에서 재충전의 쉼이 있어야 했는데 그냥 이어진 산행이라 쉽지는 않을 듯~.


바람 한점 없는 숲길을 오르며 간간이 건너편 풍광을 보는 게 유일한 낙이라~.

밀어도 보고, 댕겨도 보며 컨디션 조절에 힘쓴다만,
휴~~~ 쉽지 않네!



화향백리, 인향만리라~.

나 자신만을 믿고 70여 년을 살아왔는데,
지금은 측은하게 바라보는 장승의 눈길이 야속하더이다.

물 없는 계곡의 두꺼비에게 왠지 동병상련의 情이 느껴지는...



언제나처럼 점심으로 준비해 간 약밥도, 단팥크림빵도 먹히질 않아 믹스커피 한 모금으로 때우고
산그리메를 담는 것으로 휴식을 대신하며 컨디션을 조절한다만 햐!!!
정말 쉽지 않네~.

오늘 산행 중 만난 유일한 들꽃,
두메부추!


그렇게 오른 정상.

늘 느끼는 거지만
잡목들이 우거져 주변 산그리메를 볼 수 없음이 안타깝다.

이제 내겐 가장 어려운 코스인 된비알 숲길인데...
처음으로 느껴보는 탈진 증세에 시간 내 완주가 부담으로 다가온다.
볼 것도, 즐길 것도 없는 숲길을 구도자처럼 그렇게 걷고 또 걷는다.
차라리 가을이라면 울긋불긋 눈이라도 호강할 텐데...

그렇게 두어 시간을 걸어 도착한 계곡에
다른 산우들은 웅덩이마다 모여 시원함을 즐기는고 있었다.
체력이 바닥난 나는 시간을 아끼려 요기서 대충 땀을 훔치고는 바로 출발했지만,
뒤따라 온 산우가 선뜻 내 배낭을 메고 앞장을 선다.
동행하던 산우들도 격려하며 힘을 보태주고...

그렇게 시간 내 완주는 했다만...
기다리던 산우가 반가이 받으며 시원한 맥주를 주기에 한 모금을 마시고,
또 한 모금을 넘기려는 데 속에서 치받는 느낌이라 아차!
결국 차량 이동 중에 구토까지 하는 불상사라니~.
주변의 산우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주고,
마침 여분의 비닐봉지가 있어 소란 없이 정리는 됐다만 자신감은 뚝!!!
남녀노소, 친소의 벽을 초월한 산우들의 배려와 격려에
감사의 念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속리산휴게소.

이제야 안정을 되찾은 듯 눈에 들어온 풍경을 담을 수 있음에
幸福으로 산행을 마무리하며...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