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일암+반일암~명도봉~출렁다리.
"한밭 18"과 함께하는 산행이다.
일기예보에 비 소식인데도 결코 포기를 모르는...
11시가 다 돼서야 들머리에 도착~.
무지개다리를 건너며 담은 운일암+반일암 풍경~.
명도봉을 찍고,
안전하게 저 출렁다리로 하산하는 걸 목표로...
날씨는 우중충했지만,
모처럼 힘찬 계곡 물소리에 기분은 상쾌하게 숲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예끼! 이놈~~~.
예서 무엇을 하고 있는고?
가파른 너덜겅에 아침까지 내린 비로 미끄럽고,
습도는 85% 이상일 것 같은데 바람까지 잠잠해 숨쉬기도 불편하니 휴~~~.
계곡에서의 상쾌함은 간데없이 거친 숨소리만 정적을 깬다.
그래도 비 덕분에 요런 푸르름을 만날 수 있음에 위안을...
폭포가 따로 없구먼!
처절한 삶의 현장!
물기 머금은 각시원추리~.
구봉산~.
코로나19가 이렇게 심각할 줄 몰랐던 2019년 12월에 다녀온 곳인데...
강활 꽃~.
정상을 찍고,
산상 오찬을 막 시작했는데 산 밑에서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갑자기 소낙비가 쏟아진다!!!
한 손엔 떡을 들고,
다른 한 손엔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이게 뭔 일이람~~~.
비에 젖은 떡을 허겁지겁 입이 미어지도록 쑤셔 넣고는 급한 대로 배낭 커버를 씌우고,
우산을 펴 비를 피한다.
상황은 기막히지만,
우산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마냥 싫지만은 않으니 이건 또 뭔 시추에이션???
1~20분 정도의 지나가는 비가 그치니 온갖 산천초목이 빛을 발한다.
아주 싱그럽도록 초록빛으로...
이곳은 이끼계곡이 아니라
내가 지금 밟고 내려가고 있는 미끄럽고 위험천만의 너덜겅이라는 게 너무 슬프구먼~.
이곳 운일암+반일암은 예로부터 이름 값하는 명소인데,
지금 이 풍경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원시림처럼 보인다는 게 신비롭지 아니한가?
빗속에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산수국~.
거의 산수국 군락이라 할 정도라 한참을 넋을 놓고 멍~~~.
오늘 컨디션 난조로 처음부터 뒤처져 나홀로 산행을 했고,
중간에 혹시나 해 믹스커피를 타 마시는 비상책으로 버텨왔는데...
지금 운무에 싸인 현 상황이 이 모든 걸 상계하고도 남을 만큼 좋다!
사방이 초록 초록하면서 운무가 신비로움을 더해주는데 어찌 아름답지 않을 쏜가!
자연 그대로의 너덜겅이라 미끄럽고 삐걱거리고...
그 위험 상황을 즐기는 것도 스릴이지!
삼거리까지 내려오니 흙길이 반긴다.
내 키 보다도 크고 비까지 맞은 산죽이라 헤치며 나아가기가 쉽지 않지만,
마음엔 여유가 생기니 땡큐!
빗줄기를 타고 승천이라도 하려는 겨?
그렇게 많은 사연을 나누며 걷다 보니 어느덧 출렁다리~.
교통편을 제공한 친구~.
출렁다리에서 본 운일암+반일암 풍경들~.
저 멋진 절벽 밑 청정수에 몸을 담그면 피로가 싹 가실 것 같은데,
접근할 방법이 영~~~.
뒤돌아 본 명도봉은 구름 속 선계!!!
주차장 옆 하류에서라도 알탕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정무.
늘 산행지를 엄선하고 먹거리를 챙기는 정성이 그저 고마울 뿐~~~.
빗속에 들꽃이 아쉬웠기에 사위질빵을 담는 것으로 산행을 마무리한다.
오랜만의 우중산행에 또 다른 즐거움을 만끽했기에...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