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의 금대봉~매봉산에서~*
2020년 1월 11일 (토욜)
며칠 전 여름장마처럼 내린 비로
높은 산에선 겨울꽃을 만날 수 있겠지 하는 강한 기대를 품고,
산행을 신청할 때
폭설로 두문동재까지 버스로 못 가면 역산행까지도 고려했다만...
왜 나쁜 것은 꼭 현실이 되는지 원~.
두문동재(싸리재)에서~금대봉~비단봉~바람의 언덕~매봉산~피재(삼수령) 코스라 따라나섰는데...
두문동재까지는 버스가 미끄러워 못 올라가겠다니 어쩌겠나!
팔자려니 하고 굽이굽이 빙판길 3km를 걸어오를 수 밖에~.
그렇게 오른 백두대간 두문동재(싸리재/해발1.268m).
언젠가 만항재에서 함백산~중함백산~은대봉을 타고오면 두문동재에서 버스로 내려간다 했었는데,
그때도 폭설로 못 올라와 걸어 내려갔던 아픈 기억이 있어 신청하면서도 언급했거늘...
눈꽃은 없지만 풍족(?)한 적설량으로 밟는 소리가 썩 괜찮네~.
아직 다리에 힘이 있으니 여유롭게!
앙상한 나목들이 그리 안쓰럽진 않다.
곧 봄이 올테니...
흰눈을 뒤집어 쓴 초록빛 산죽들이 눈길을 잡는다만
예전의 속리산, 덕유산에서 담았던 그 멋진 작품은 기대하기가 좀~~~.
지난 태화산에 이어 오늘도 저 맑고, 푸른 하늘빛만으로 그저 행복한 산행이 될 듯!!!
청정지역을 상징하는 겨우살이도 있고....
태백산 천재단과 함백산, 중함백산, 은대봉에 이어진 두문동재와 금대봉 산그리메가 멋지다!!!
1300고지에 왠 옹달샘?
추수가 끝난 지금은 황량하기만 한 고냉지 채소밭~.
밭을 가로질러 없는 길을 만들며 매봉산으로 전진, 또 전진~~~.
워낙 바람이 쎈 곳이라 이곳엔 고랑에만 4~50cm의 적설량을 보일 뿐 맨땅에 돌밭이지만,
하늘과 맞닿은 1300고지의 넓디넓은 조망과 그 상쾌함이 짜릿함으로 가슴속까지 파고든다!
지금의 내 심경을 헤아릴 수 있을는지~.
암살자 미세먼지와 그보다 더 고약한 잡것들의 아귀다툼에서 벗어나 선계를 걷는 기분을....
인간사에선 목숨을 거는 그 끊임없는 영욕들이 한낱 바람에 날리는 티끌이리라는 이 오만(?)함을....
돌밭을 일구고, 채소를 가꾸며 사는 이곳 농민들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살까?
물론 현실적으론 김장배추 가격에 일희일비하는 소시민이겠지만,
마음만은 성스럽기를 기대해 본다.
지금의 내 가슴 속 느낌으로...
바람의 언덕에서 조망한 함백산~.
모처럼 인증샷 한 컷!
간밤에 철야로 잠 한숨 못 자고 따라나선 탓인지 꽤나 초췌한 표정이 불쌍(?)해 보인다만,
세상 그 누구도 부럽잖은 최상의 경지에 올랐있음을 확신한다.
매봉산으로 오르는 마지막 용트림~.
1.300고지의 산 답잖은 소박한 정상석까지도 멋진 매봉산!
계속 오른쪽으로 끼고 돈 태백산~함백산 백두대간 등줄기의 흰구름까지도 신비롭고 아름답다.
파노라마로 잡아 봤는데 글쎄....
낙엽송을 조림했는지 빼곡~.
고냉지 채소밭을 지키는 풍력발전기들~.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이 나뉘는 이곳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