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장흥 천관산~*

村 場 2019. 11. 10. 13:21

2019년 11월 9일 (토욜)


예로부터 지리산, 내장산, 변산, 월출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으로 불려온 천관산~*


왕복 8시간을 투자해 4시간여 산행이라

늘 망설여 왔었는데...

결과는

참! 잘 왔다~*


미명에 출발한 '사람과 산' 버스는 11시가 넘어서야 천관사주차장에 도착.

장안사~봉황봉~천관산(연대봉)~환희대~천주봉~구정봉~대서봉~노승봉~선인봉~장천재~원점회귀!


들머린데 단풍잎이 동백과 같은 초록색이라니, 여긴 아직 초가을 문턱도 넘지 못 했나보다.

올가을 마지막 단풍, 억새꽃 산행을 기대했는데....




단풍 없으니 갈잎으로 가을 느낌을 연출하며,

더없이 맑고, 밝은 쪽빛 하늘빛을 오늘 산행의 메인 컨셉으로 삼아야 할 듯!


이곳 억새꽃 축제도 그 명성이 자자하지만 때를 놓친 듯하니, 글쎄....



그래도 다도해 조망과 天冠이라 불리우는 암봉들을 즐기며 가파른 길도 여유롭게 오른다.



엄청 거대한 암봉들인데 바로 근접지에서 앵글속으로 넣으려니,

거 참 쉽잖다~.







하늘빛만으로 능히 일당백인데...


빛을 잃으니 멋진 암봉도 생명력을 잃은 듯~.



특별함이 없는 조망일지라도 쪽빛 하늘이 받쳐주니 그냥 황홀경!!!



어머! 망측해라~.

그래도 실하게 버티고 선 늠름함에 두 말할 것 없이 엄지 척!!!




숨차게 된비알을 오르니 다도해와 산그리메를 조망하며 유유자적할 수 있는 선계의 산책로가....








바위마다 이름표를 붙였으니 알아서 이해하는 걸로~.





수많은 암릉들이지만 평범함을 거부하듯 기기묘묘한 형상에 연신 찰칵, 찰칵~.





남녘이라지만 입동에 핀 진달래꽃이라니....


요건 메뚜기 같은데?

어릴적엔 귀한(?) 간식거리였는데, 이젠 기억 조차도 가물가물~~~.




산등성이 마루금에 이런 신작로(?)라니 웬 호강!

이 순간순간이 마냥 황홀할 뿐~~~.


진달래꽃이 철없이 핀 것이라기엔 어울리잖게 군락을 이루고 있다니, 휴~.

자연마져도 순리를 버리는 건가!

그렇잖아도 극단적으로 미쳐(?)가는 나약한 인간들은 어쩌라고.....






이것은 등산인가?

선계의 망중한인가를 묻고 싶을 정도로 심신의 여유를 만끽~.


이젠 철 모르는 진달래꽃의 아름다움을 즐길 만큼이나~. 




안내도를 보니 12시 방향인 여긴 완도군이고,


03시 방향은 만덕산, 두륜산, 주작산, 덕룡산, 달마산 등이 있는 강진만일 듯~.




축제를 끝낸 억새꽃이라 좀 앙상하긴 하다만,

다도해와 어우러진  멋진 풍경으로 나름 제 몫을 충분히 해주니 땡큐!





천관산 정상인 연대봉.


넓은 억새밭에 독야청청 외톨이 솔벗~.


이토록 멋진 하늘빛이 얼마만인지....

절로 힐링 되는 시간, 시간이기에 마냥 幸 福 !!!




구절초!




산정의 산죽길도 이채롭고....


가을산행 느낌을 UP 시키려는 듯 구절초도 곳곳에서 반기는....


그 선경을 지금 함께 걸으며 즐기고 있는 거 알죠?




 가을 하늘 

높기도 하려니와 
푸름은 쪽빛 같고 

넓기도 하거니와 
맑기는 명경(明鏡)일세 

가을 하늘 
우러러보며 
지순(至純)함을 배우네 


                                        (오정방·시인, 1941-)


詩人께서 말하는 至純(=매우 고분고분함.)을 배우며....





이제 저 천관의 암봉들을 살피며 내려가야할 텐데, 아쉬움과 내리막에 대한 거부감이....



쪽빛 하늘과 하얀 암봉과 갈색 나뭇잎이 봐도 봐도 예쁘다.


짙푸른 하늘빛과 또 짙푸른 바닷물에 섬, 섬, 섬들도....








난 명감나무라 알고 있었는데, 청미래덩굴이 표준어라네~.

암튼 푸르름 일색에 빨강색이 예뻐서 한 컷!




건너편 마루금에도 이곳 못잖은 기기묘묘한 암봉들이 눈길을 끄는데 언제 가 볼 기회가 있을런지....










숨바꼭질을 하듯 암봉 사이를 돌고, 돌아 조심조심 내려간다.

등로에 작은 칼바위 조각들이 깔리고, 그 위에 낙엽이 덮혀 위험천만이라~.







수없이 나타나는 기암괴석에 일일이 토를 달 표현력이 부족함을 한탄할 밖에.... 












봐도 ,봐도 아기자기한 암봉 위로 이제 석양이 깔리는 듯~.






조금은 UP 됐던 심신을 진정하며 차분히.....



뒤를 밝혀주는 햇빛을 받으며 걷고,

때론 뒤로 돌아 빙긋이 웃는 햇살을 담아본다.



이건 또 뭐람~.

이 산악회들이 자연을 사랑하는 건 맞겠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무지함의 극치지만....


헐~.

한잔 술에 취하셨나?

왠 붉은(?) 단풍이람~.



다른 단풍들은 아직도 한여름인데....


그래도 단풍 한 컷 건졌으니 가을 산행했다 말할 수 있겠구먼~.

땡큐!!!








지난 주말,

철야로 한숨 못 자고도 강행했던 지리산 8시간 산행에 별 무리가 없기에 나름 자신감은 얻었지만,

아직도 속도를 낼 수 없어 여유로운 산행은 언감생심이라~.


오늘도 주어진 15시30분을 지켜준 나 스스로에 감사할 뿐!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