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삼도봉,석기봉,민주지산에서~*

村 場 2019. 2. 24. 14:57

2019년 2월 23일 (토욜)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가 만나는 곳!

백두대간 삼도봉과 석기봉, 민주지산을 다녀왔다.

 

진흙탕과 얼음판을 오르내리는 고난의 행군에

가슴 쫄깃한 스릴까지....  

 

극심한 '초미세먼지 경보'에 내심 크게 우려했으나

들머리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맑은 공기라 상쾌한 기분으로,

물한계곡에서 삼마골재~삼도봉~석기봉~민주지산~자연휴양림~상말을 향해 출발!

 

 

철망에 갇힌 물한계곡~.

 

자연보호라는 미명하에

그 아름답다는

물한계곡의 꼴이 웃프다!

 

억겁의 세월이 만든 자연인데

좀 밟는다고 닳아 문들어지나?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을

너무 깔보는 건 아닌지....

 

자연in을 표방하면서 순간 불뚝 치미는 분노도 스스로 다스리지 못함을 꾸짖으며,

빛내림 속 봄기운 감도는 산죽 사이로 빨려 들어간다.

 

어디까지 바위고, 어디부터 나무인가???

 

 

특별할 것 없지만, 나목사이로 불어오는 훈풍에 콧노래 흥얼거리다 보니...

 

어느덧 첫 고지에 도착!

이곳이 백두대간으로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가 만나는 곳이란다.

 

세 곳의 지자제가 추렴을 해 건립했나 정상석이 거하네~.

 

고스락에서 멀리, 넓게 바라보이는 산그리메는 늘 마음을 평안케 하고 여유로움이 있기에

이 순간을 사랑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 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산정에 올라 여유로움을 즐기는 詩 한 수를 음미하는 건

나이 들어 까칠해 지는 메마른 가슴에 한줄금 봄비를 뿌리는 것과 견줄 수 있을 듯~.

 

 

조릿대 사잇길을 걷는 이 순간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큰 즐거움이지~.

 

 

잡목들 사이에 군계일학 같은 솔벗!

여긴 소나무가 별로 없어 반가움이 두 배~.

 

 

 

 

 

 

하이!

암릉엔 역시 솔벗, 그대가 있어줘야 그림이 완성되지~.

 

 

 

 

요 이정표를 석기봉이 암봉이라 쉽게 오를 수 없어 우회로가 있는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이것이 재앙(?)의 씨앗일 줄이야~.

 

 

***삼신상.

설명대로 우회길을 갔으면 만날 수 있었는데 내가 선택한 건 암봉이라 못 봤고,

아쉬움에 다른 산우의 기록을 인용한 내용임*** 

 

 ***산우의 사진을 인용한 암반에 새긴 삼신상 모습***

 

 

석기봉 암릉~*

 

 

 

 

석기봉!

오늘 산행의 두 번째 고지를 밟는 즐거움을 산그리메와 함께~.

 

 

이곳이 빛내림 속 아름다운 그림이지만

저 암릉을 내려오는 빙벽은 겨우내 꽁꽁 언 얼음으로 아이젠까지 무용지물로 만들었고,

로프에만 의존한 하강이라 특히 여성 산우들께는 위험했던 곳이다.

 

 

잠시 가슴을 진정 시킬만 하니 또다시 빙벽과 한 판 사투를 벌여야 하는 가슴 쫄깃한 순간이....

 

먼저 내려와 뒤를 따르던 산우들의 길잡이를 하며 슬쩍 한 컷!

위에선 나도 초긴장 상태라 사진 찍을 엄두 조차 못냈었고....

 

통제를 하려면 앞뒤를 다 해야지 목숨 걸고 내려오니 이곳엔 위험 표지판이....

덕분에 모처럼 스릴을 만끽했다만, 그것은 살아 내려온 자의 교만스러움이고~.

 

 

민주지산으로 가는 길은 진흙탕~.

 

 

 

 

눈길을 끄는 나무결 & 수피~.

 

 

 

 

***정상석 찍기가 쉽잖아 위 사진으로 대신했는데, 후미 대장이 올린 사진이 온전하기에 한 컷*

 

 

 

 

멀리 삼도봉에서 석기봉을 지나 여기 민주지산까지의 마루금!

오늘 산행의 마지막 고지를 올랐으니 이제 하산길로~.

 

겨울산행중 빼놓을 수 없는 흰눈위에 늘푸른 산죽이 그린 동양화 한 컷!

 

 

 

북벽을 타고 내려오는 등산로는 눈길아니면 얼음판이라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이런 빙판을 십여 리 걸었다니 휴~.

 

 

 

 

계곡엔 이미 녹은 얼음 한 편으로 봄을 알리는 졸졸졸 물소리가 싱그럽다.

 

 

 

 

 

봄바람을 맞으며

한겨울 빙벽을 타는 스릴을 맛 본

아찔했지만 즐거움도 컸던 산행을 마무리하며,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