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겨울 오대산은...

村 場 2019. 1. 13. 14:37

2019년 1월 12일 (토욜)

 

태백산맥에 솟아 있는

비로봉, 동대산, 호령봉, 상왕봉, 두로봉 등 5봉 사이사이

중대, 동대, 서대, 남대, 북대 등 월정사 부속 5대 암자로 이루어진

동식물 종류가 다양하고 풍부한 국립공원 오대산!

 

3시간30분이나 달려 들머리 상원사에 왔는데 차창으로 조금씩 흩날리던 눈 마져 그쳐버리고,

기대했던 올시즌 첫 눈꽃산행도 일찌감치 접어야 했는데..... 

 

상원사~사자암~적멸보궁~비로봉~상왕봉~미륵암~(임도)~소명골~원점회귀의 산행은 시작됐고,

들머리부터 살짝 언 돌포장길과 돌계단에는 눈까지 뿌려져 미끌미끌이라~.

 

그럭저럭 숨이 가파질 만하니 나타난 사자암(중대).

초입이라 북적이는 관광객들 초상권(?)을 보호하자니 사찰을 오롯이 담기도 쉽잖네~.

 

 

 

 

 

등로에서 좀 벗어난 곳에 위치한 석가모니 머리뼈 사리(眞身舍利)를 모신 적멸보궁.

 

 

 

 

무채색 뿌연하늘을 향한 나목들이 눈길을 끈다.

나름 느낌이 있는 게.....

 

 

완만한 육산이라 큰 어려움 없이 비로봉에~.

우리나라 여덟 번째로 높은 산이요 설명이 필요없는 명산인지라

산림청, 블/야, 인기 명산 종주꾼들의 인증사진 줄서기로 한참을 기다려 정상석 옆모습만 한 컷!

 

위치적으로 산그리메가 멋져야 당연한데 조망이....

 

 

 

저 멋진 주목을 담고 싶은데, 잡목에 싸여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음이 아쉽다.

자연보호라는 명목하에 귀한 자산을 방치하는 건 아닐런지....

 

 

 

괴목1.

묘하게 굽이져 속은 썩어 들어낸 상태로 삶을 이어가는....

 

 

 

2017년 송년산행 갔던 천안 광덕산 눈꽃터널이 오바랩 되는 곳~.

 

 

 

 

괴목2.

 

 

좀 더 춥고 제트기류가 도와주면, 땅과 나목에 쌓인 눈들이 휘날려 눈꽃으로 만발할 수도 있으련만....

 

괴목3.

 

 

괴목4.

 

 

헬기장에서 돌아본 비로봉.

 

주목1.2.3....

 

 

 

 

 

 

 

 

괴목5.

 

 

 

괴목6.

 

 

괴목7.

 

아름다운 수피도 한 컷!

 

 

파란 하늘빛이 살아나니 두 팔 벌린 나목이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네~.

 

 

겨울 나무

                          - 정 환

너의 앙상한 가지 사이 공간만큼

내 가슴도 쓸쓸하게 비어가고

오색빛깔 물들던 이파리의 빈 자리가

나를 우울함으로 물들게 한다.

풍성하고 무성했던 녹색의 추억이

지금은 거짓인 양 가물가물 잊혀져

마치 한 여름밤의 꿈처럼

기억의 한 편에서 잠이 든다.

새싹이 마른 가지에서 다시 돋아나듯

우리도 다시 아름다운 모습으로

생명력이 가득한 새로운 일상으로

다시 한 번 되살아날 수 있기를...

 

 

정환 詩人의 "겨울 나무"처럼 우리네 인생도

"새싹이 마른 가지에서 다시 돋아나듯  우리도 다시 아름다운 모습으로

생명력이 가득한 새로운 일상으로  다시 한 번 되살아날 수 있기를..."

 

 

괴목8.

많은 괴목들이 얼키고설킨 굴곡진 삶으로 다가와 보는 마음 한켠이 짠하네~.

조금 전,

귀가해 샤워를 마치고 나와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밀 검사 결과가 7일 나왔을 텐데 무소식이라 궁금했지만 며칠을 망설이다....

결과는 불행중 다행인데, 좀 더 지켜봐야할 듯하니 안타깝다.

제발 툭툭 털고 예전처럼 함께 산야를 누빌 수 있기를 간절히 빈다!

 

괴목9.

 

 

 

마루금 비알진 곳엔 얼음과 눈이 쌓여 올시즌 처음으로 아이젠을 장착하고....

 

 

나목과 괴목들이랑 무언의 대화속에 어느덧 상왕봉에~.

 

 

괴목10.

 

 

 

괴목11.

 

 

 

 

적당히 시원하니 오후 들어 하늘도 열리니 산행하기엔 최적의 날씨라,

겨울산행=눈꽃이라는 선입견만 버려도 이리 세상이 아름답게 바뀌는 걸....

 

하얀 수피와 흰눈의 만남도 나름 즐거움이지!

 

 

미륵암(북대)에서 골짜기로 가는 등로를 출입금지로 묶어 이런 임도로 5km를 걸은 듯~.

 

오늘도 겨울꽃과는 인연이 없으니 요런 골짜기 얼음도 반갑구먼!

 

 

고드름 달린 아기자기한 빙벽을 끝으로

야생화 천국인 오대산의 夏爐冬扇(?) 같은 산행을 마무리한다.

 

 

 

 

나와 함께해 온 인연들에게 틈이 생기는 것 같아

새해 벽두부터 가슴을 조이며,

이제까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소소한 일상에

절실함으로 감사한다.

 

내일도 오을 같기를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