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기해년 첫산행을 동해의 응봉산으로~.

村 場 2019. 1. 6. 11:18

2019년 1월 5일 (토요일)

 

동해를 굽어보는 산의 모습이 울진쪽에서 보면

비상하는 매를 닮은 응봉산!

 

새해를 맞아 높이 999m의 상징성에

아름드리 적송 군락과 계곡의 노천 족욕탕 등 첫산행지로 최적지인데,

늦가을 같은 날씨로 겨울꽃은 없었지만

 또다른 즐거움이....

 

 

6시20분에 출발하여 망양휴게소에 도착한 지금 시각은 9시40분.

짙푸른 동해의 찬란한 윤슬에 3시간20분의 비몽사몽은 일순간 가슴 벅찬 환희로...

좋다!

산도 좋지만,

끝없이 넓고, 끊임없이 넘실대는 역동이 좋다!!!

 

 

 

새아침에

 

                                            조지훈 / 시인

 

모든 것이 뒤바뀌어 질서를 잃을지라도

성진(星辰)의 운행만은 변하지 않는 법도를 지니나니

또 삼백예순날이 다 가고 사람 사는 땅 위에

새해 새 아침이 열려 오누나.

처음도 없고 끝도 없는 이 영겁(永劫)의 둘래를

뉘라서 짐짓 한 토막 짤라 새해 첫날이라 이름지었던가.

뜻 두고 이루지 못하는 한(恨)은 태초 이래로 있었나보다

다시 한번 의욕을 불태워 스스로를 채찍질하라고

그 불퇴전의 결의를 위하여 새아침은 오는가.

낡은 것과 새것을

의와 불의를

삶과 죽음을 --

 

그것만을 생각하다가 또 삼백예순날은 가리라

굽이치는 산맥 위에 보랏빛 하늘이 열리듯이

출렁이는 파도 위에 이글이글 태양이 솟듯이

그렇게 열리라 또 그렇게 솟으라

꿈이여!

 

지금 이 순간~.

새해 새 아침은 아닐지라도,

새해 첫 산행지로 향하는 길에 아침햇살 찬란한 동해를 볼 수 있음에 더없이 幸福.

솟아오른 태양처럼 삼백예순날의 이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용솟음치니....

 

그래도....

산엔 가야지~~~.

 

10시20분,

안내도 코스를 눈에 새기고 매의 날갯죽지 품으로 들어선다.

 

코스는 덕구온천~모랫재~제1, 2헬기장~정상~원탕~용소폭포~선녀탕~원점회귀.

 

 

흙산에 적송이 군락을 이룬 완만한 비알을 산책하듯 유유자적이라~.

 

 

참으로 모진게 목숨이라고,

척박한 암릉에서 잘리고, 꺽여도 굳세게 버티고 선 솔벗에 짠한 연민과 존경의 박수를....

 

저 우람한 솔벗들에게 눈꽃이든, 서리꽃이든 만발한 겨울꽃을 기대했기에 실망감도 있었지만,

울창함을 뚫고 쏟아지는 맑고, 밝은 저 햇살을 보라!!!

 

바다에서 솟아오른 태양이 푸른솔잎 잎사이로 강렬한 스포트라이트가 되어 비춰주니

새해,

새 희망으로 가슴은 또다시 쿵덩쿵덩~~~.

 

 

구름위를 걷듯 오솔길을 오르다보니 갈참나무숲이라~.

고도가 높아졌다는 자연의 변화에 정상이 가까워졌으리라는 아쉬움(?)이....

 

쉬엄쉬엄 즐기며 고스락에 올라 주변 산그리메를 조망한다.

 

 

정상에서 멀리, 넓게 세상을 둘러보는 즐거움 또한 산꾼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幸福!

 

 

예서 덕풍계곡으로 가면 좋으련만 버스가 덕구온천에서 기다린다니 어쩌겠나!

저 고산준령 어디쯤이 태백산으로 이어진 백두대간일 텐데....

 

 

 

특별함이 없는 산이라 담을 만한 것이라곤 이 친구들 뿐이라~.

 

화마의 상흔이 깊지만 삶을 포기할 순 없지~.

그대는 불굴의 내 친구니까!!!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솔벗도....

 

밟혀도 아프단 말 조차 못하는 솔가리를 보며 오늘을 살아가는 민초들을 생각한다.

그저 묵묵히 제 몫을 다 하면서도 숨죽여 살아가는....

 

여기 또다른 삶을 사는 부류들도 있지.

어쩌다 목소리만 크면 이기는 줄 아는 가랑잎 같은 족속들이 활개치는 세상이 됐지만,

事必歸正이라 했던가! 

머잖아 모든 것이 제 자리로 돌아오기를 기대하며,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

대한민국의 國泰民安을 위해서라면!

 

 

이곳 나무들은 고난의 행군이 많은 듯~.

1968년11월3일.

북쪽 빨갱이 무장공비 120명이 침투해 양민을 살해하고, 교전을 펼쳤던 곳이라 그런가?

강한 국방력은 투철한 애국심에서 비롯되는데 현실은 애국에 대한 정체성마져 모호하니....

 

 

따끈한 노천 원탕수로 족욕의 즐거움~.

용솟음 치는 온천수인데 마셔보니 그 맛도 일품이더라고~.

 

 

 

계곡에서 만난 얼음꽃~.

나무가지에 매달려 수정 같이 빛나는 氷花 는 아니지만 또다른 아름다움이....

 

 

길고 깊은 계곡이라 폭포와 용소, 선녀탕 등이 있다는데 여긴??? 

 

 

오묘한 얼음꽃을 보는 즐거움도 쏠쏠~.

 

여기가 은밀하고 아름다운 모양새가 선녀탕인 듯~.

 

 

오늘 산행은 코스를 반대로 했으면 더 나았을 것 같다.

올라갈 땐 완만하니 유유자적이라 했는데, 내려올 땐 급경사에 너덜길이라 휴~~~. 

 

 

이렇게 기해년 첫 산행을 마무리한다.

 

 

 

산행의 즐거움 중엔 마음을 비우는 무상무념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오늘은 길잖은 산행에 넘치도록 많은 생각을 한 듯~.

 

새해 첫 산행이라 그런가?

 

결론은 하나~.

나라가 한마음으로 안정되고,

함께하는 인연들이 건강하게 마음 편히 잘 살고,

난 오늘과 같은 내일을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