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들과 함께한 북한산~*
2018년 12월 22일 (토욜)
2018년 "한밭18" 송년산행~.
그토록 많은 학우들의 참여를 읍소했지만
오늘도
늘 함께하는 4인에 게스트 2인까지 총 6명이다.
10시 북한산우이역에서 만나
육모정공원지킴터~영봉~하루재~백운대~도선사~우이역 원점회귀로 정하고,
용덕사를 들머리로 삼아 북한산으로 들어간다.
남부터미널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며 눈길을 끄는 詩가 있어 담아왔는데,
거친 숨을 토하며 된비알을 오르려니 왠지 오늘을 예견한 선견지명인 듯해 옮겼다.
그냥 등산이 아닌 "送舊迎新"의 의미에 덧칠하려고....
이곳에 겨울꽃이 피었다면 환상이었겠지만 파스텔톤 그림도 나름 괜찮다.
그것이 미세먼지 탓이 아니다면....
조망처에 이르니 도봉산 주능선이 눈앞에 펼쳐진다.
왼쪽부터 오봉에서 마루금을 따라 신선대와 자운봉, 선인봉, 만장봉 등이 파노라마로~.
우리의 현실은 산정마다 진지를 구축해야 할 정전 상태인데,
국영 방송에서 적색분자의 구호를 내보내는 작금의 사태를 뭐라 해야하는지....
햇살이 내려쬐는 날씨는 최상인데 이 뿌연함의 정체는 뭘꼬???
영봉에서 조망하는 인수봉과 쌀짝 얼굴 내민 백운대, 그리고 만경대까지~.
삼각봉을 배경으로 한 컷!
여기서 절경을 감상하며 간단하게 행동식으로 점심을 때우고 가는 걸로~.
하늘빛은 황홀토록 짙푸른데,
멀리 넓게 아우르고픈 내 마음과는 달리 건너편 수락산, 불암산이 안 보일 정도로
서울 시가지는 미세먼지에 쩔어있다.
하루재를 지나 인수봉을 우회, 위문으로~~~.
북쪽 응달진 곳엔 잔설과 얼음이 겨울 산행임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요즘 소유권 분쟁에 휘말린 백운산장이다.
1924년부터 초막을 짓고 매점을 운영했던 곳으로 숱한 산악인들의 조난 사고에 구조를 도왔고,
산악인의 고향 같은 상징적 장소인데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소유권 분쟁중이라는군.
법? 좋지만....
지난 9월 남편(이영구)과 사별하고
홀로 산장을 지키는 김금자(78세)님께 희망이 살아있는 새해가 되길 빈다!
바로 눈앞의 만경대까지도 뿌연하다니....
햇살은 저리도 찬란하게 빛나는데~.
태극기 휘날리는 백운대의 하늘빛은 황홀한데, 어찌 세상사는 혼탁하고 암담하기만 한지....
함께한 정무가 보내온 사진 한 컷!
국기를 향해 예를 갖추는 장 장군의 모습에 울컥 치미는 뜨거운 불덩어리를 애써 삼킨다.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할 까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하여라
너무나 잘 알려진 詩인데...
병자호란 때 싸우기를 주장하다가 청나라로 끌려간
조선 인조 때의 문신 김상헌(1570~1652)께서 현실 세계에 재림하신다면
무어라 하실런지....
아름다운 금수강산의 저 뿌연함이 차라리 단순 미세먼지이길 바라고픈 심정이다.
착잡함을 달래며 내려오는 길에 둘러본 주변 조망들~.
염초봉과 원효봉~.
인수봉~.
인수봉에서 이어진 숨은벽암릉~.
만경대~.
송년산행의 의미를 곱씹으며 마음을 달래고, 무상무념으로 걷고 또 걸어 날머리까지.....
마지막으로 얼음을 뚫고 흐르는 계곡의 맑은 물결에 온갖 찌거기를 씻어내니 휴~~~.
이제야 숨통이 좀 트이는 듯!!!
살아온 60여 년중 가장 다사다난했다 할 송년산행을 이렇게 끝내고....
뒷풀이 장소까지 10여 km를 걸어 찾아온 찬희랑 함께
뼈만 남길 정도로 맛난 족발과 情이 넘치는 막걸리를 나누고,
게스트팀과 헤어져 용구, 정무, 찬희랑 솔밭을 지나~.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한참을 또.....
아직 며칠 더 남은 무술년이지만,
매 순순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라는 '법정'의 뜻을 따라
오늘 송년산행을 매조지한다.
함께한 모든 인연들이 보다 맑고 밝은 이 땅에서
건강하게 여유를 즐기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