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계방산인데~*
2018년 6월 23일 (토요일)
청주로 내려와
두 번째 인연을 맺은 '한솔산악회'를 따라
지난번 '각자도생'으로 탈출해야했던 아찔한 추억의
계방산으로~.
코스는 운두령~계방산~주목군락지~노동계곡~야영장~이승복 생가로 정하고
시장통 못잖은 인파에 휩쓸리듯 산으로 빨려 들어간다.
들머리 운두령(1.089m)이 속리산 고스락보다 높은 고지대이지라 이 산책로가 바로 선계~.
마루금 조망처까지는 야생화와 함께하는데 고산이라 그런지 붓꽃도 색감이 환상~.
백당나무꽃~.
일본조팝나무꽃~.
마루금에서의 산그리메 조망과 야생화,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오니 늘 그러하듯 신선 부럽잖다!
광릉갈퀴나물꽃~.
범꼬리꽃~.
여긴 나무도 예사로움을 거부하는 듯 묘하게도 엉키어 살아간다.
고지대라 솔벗은 볼 수 없지만, 참나무과 친구들이 기묘한 형태로 반기니 땡큐!!!
향기나 모양새가 수수꽃다리(라일락)를 닮은 꽃개회나무.
6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 / 시인
사는 일이 너무 바빠
봄이 간 후에야 봄이 온 줄 알았네
청춘도 이와 같아
꽃만 꽃이 아니고
나 또한 꽃이었음을
젊음이 지난 후에야 젊음인 줄 알았네
인생이 길다 한들
천년만년 살 것이며
인생이 짧다 한들
가는 세월 어찌 막으리
봄은 늦고 여름은 이른
6월 같은 사람들아
피고 지는 이치가
어디 꽃뿐이라 할까
정말, 사는 것이 너무 빠듯해 靑春이란 낱말을 입에 담지도 못하고 흘려보낸 그 시절~.
느지막이 잃어버린 靑春을 되찾겠다는 몸부림을 애처롭다 하진 말라.
그냥 그렇게 묻히는 것 보다는 도전해 보는 것이 곧 靑春으로 가는 길이니까~.
계방산 고스락(1,577.4m)에서의 조망!
*요 계단으로 가면 권대감바위쪽으로 바로 하산해 주목군락지를 볼 수 없으니 유의할 것~.
요 함박꽃나무를 여기서도 또 보네~.
이곳이 주목군락지~.
속을 다 내주고, 찟기고 또 부러진 채 꿋꿋하게 버티고 선 주목~.
살아서 천년....
죽어서도 천년을 버틴다는...
그 주목 곁에
나름 고상하고, 화려하게 꽃피웠던 함박꽃나무꽃이 이렇게 지고 있었다.
權不十年 花無十日紅했던가?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은 국민이 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하고, 세세히 살펴보겠다는 것!
말로만 두렵다 하지말고 국민의 뜻, 나라의 미래를 위해 보다 더 고민하고 진지해지길 바란다.
국민의 안전과 국가 백년대계를 쑈 따위로 눈가림하지 말란 경고다!
산행중에 접한
공과를 넘어 대한민국 현대사를 기획, 발전시킨 풍운아 JP 김종필의 부음에 깊은 슬픔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청년기에 JP칼럼(1971년 발간된~.)을 읽고, 내 인생의 롤모델로 삼고자했던 그 시절이 아련....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흰뭉게구름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저 두둥실~~~.
모양도 가지가지인 주목~.
비알길 거의 전부가 이런 너덜길이라
발바닥은 후끈거리고, 걸음은 뒤뚱뒤뚱이라 결코 쉽잖네~.
드디어 노동계곡!
여름엔 역시 계곡산행인데 긴 가뭄에 수량이 적어 아쉽지만,
심산유곡이라 시원함은 결코 부족함이 없다.
삼척 무건리 이끼계곡 못잖은(?) 멋스러움이~.
산이 높으니 골은 깊고, 보는 것만으로도 마냥 시원~*
초롱꽃~.
계곡을 따라 걷다보니 너덜길의 불편함도 잊은 채 유유자적!
꿀풀꽃~.
큰뱀무꽃~.
이렇게 계곡이 끝날 무렵 체크해 보니 약속시간보다 1시간이나 여유가 있어
트랭글을 종료시키고,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근다.
그리고....
한참을 신선놀음으로 보낸 뒤 자동차야영장을 지나 약속장소로~.
다시 만난 초롱꽃~.
찔레꽃~.
내가 좋아하는 개망초꽃~.
그리고....
반공을 國是로 삼았던 대한민국이 지금은 혼돈과 모호한 정체성에 휘둘리고 있다니,
먼저 간 이승복에게 미안한 마음이....
짝퉁 구절초 같은 마가렛꽃을 식재한 팬션촌에서~.
이미 진지 오래인 쥐똥나무꽃이 고지대인 이곳에선 한창이라 향기는 좋다만,
따끈따끈한 아스팔트길을 2km나 걸어 주차장까지 가는 건 정말 힘들고 싫다!
지난 9월엔 계방산~소계방산~내린천 발원지 계곡을 따라 칡소폭포로 계획했다가
2002년부터 자연휴식년제라 등산로가 흔적없이 사라져 아찔했던 기록인데....
오늘은 아스팔트길 2km를 포함해도 11km에 4시간 30여분으로 지난 산행의 절반인 듯~.
짧은 거리, 짧은 시간 산행이었지만
대한민국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계방산에서의
유유자적은 힐링의 시간이었기에
충분히 행복!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