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수원 화성, 팔달산에서~*

村 場 2016. 10. 15. 18:36

2016년 10월 15일 (토요일)

 

산   책

                                    -용 혜 원 .

모든 것이 제자라를 찾아 있다

나만이 걷는다

시계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시간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지치고 힘들고 어지러웠던

일상의 삶을 잠시 떠나는

쉼표의 시간이다

 

발끝에서 발끝으로 이어지는 길을

가볍게 걷는다

심장이 따뜻해 진다

 

눈으로 다가오는 푸른 나무들

마음으로 생명을 읽어 내린다

코끝으로 다가오는 싱그러움을

가슴에 담는다

살아 있음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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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맞아 간밤에 늦게 귀가해 지친 몸을 좀 쉬게 했음 좋겠는데,

파란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그냥 앉아있게 놔두질 않으니 이또한 병증 아닌가?

카메라만 둘러메고 정처없이 집을 나섰다만 어디로 가지...

이미 10시 30분이니 가까운 팔달산(수원 화성)이나 들렸다 내 영원한 휴식처인 광교산이나 걷자!

 

 

 

가을행사로 번잡한 정문을 피해 후원쪽으로...

 

 

 

 

 

 

 

혜경궁 홍씨에 대한 정조의 효심인지 후원엔 구절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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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절  초

                      - 유 안 진

 

들꽃처럼 나는

욕심없이 살지만

그리움이 많아서

한이 깊은 여자

서리 걷힌 아침나절

풀밭에 서면

가사장삼(袈娑長衫) 입은

비구니의 행렬

그 틈에 끼어든

나는

구절초

따사로운 오늘 별은

성자(聖者)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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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여름엔 개망초가 소박해서 좋다면, 가을엔 역시 구절초지!

구절초 꽃말이 순수와 어머니 사랑인데, 순수=어머니 사랑이란 등식이 성립된다는 뜻?

열이레 전 어머니 20주기 추모제가 있었고,

엊그젠 친구 어머니께서 영면에 드셨다는 슬픈 소식이 있었는데....

오늘 구절초를 보는 마음이 참으로 애달프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서장대 비알에 구절초와 절친인 쑥부쟁이 군락이 있었는데 지금은 몇 송이뿐이네~.

 

 

 

 

 

팔달산 고스락에서 본 수원 화성 전경~.

 

 

 

 

 

 

 

 

 

 

 

성밖엔 억새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석양에 비치는 억새꽃이 참 예쁜 곳인데 오늘은 시간을 잘못 택해 좀 아쉽다만....

 

 

 

 

 

이런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무얼 더 바라겠는가!

 

 

 

명성산이나 운악산 등 가을 산행지로 이름이 난 곳들은 매년 제철엔 접근조차 쉽지 않은데

근거리 도심에 이런 명소가 있다는 건 행복이지!!!

 

 

 

가장 편한 마음, 가장 여유로운 걸음으로 가을을 만끽한다!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아직 길을 떠나지 못한 개망초~.

잘 가시게나! 우린 내년에 또 필연적으로 만나야할 운명이니 아쉬워 말고....

 

 

귀로엔 광교산 토월길로~.

 

 

 

 

 

토월 약수터 앞 토월정원에 가득한 코스모스랑 함께~.

 

 

 

 

 

 

꽃을 즐기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있겠는가! 그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면 되는 게지~.

 

 

 

 

 

꽃망울을 터뜨리려는 인고의 시간~.

 

만개의 화사함은 순간이고...

 

이젠 다음을 기약하며 결실을...

 

 

 

 

아직 死居龍仁을 말하긴 이르지만 분명히 休居龍仁도 내겐 큰 인 것은 확실하다!

 

집앞 가로수도 이젠 완연한 가을 옷으로 갈아 입었으니

나도 이번엔 가을 옷 몇 벌은 챙겨야겠다. 산골이라 조석으론 제법 쌀쌀하니...

 

 

산책으로 보낸 일주일만의 여유로움~.

 

첫머리 詩에서 표현한 그대로

***일상의 삶을 잠시 떠나는 쉼표의 시간이요,

심장이 따뜻해 지는 시간이요,

살아 있음이 행복한 시간인 산책이라~***

 

내일로 오늘 같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