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교산 짜깁기!
2016년 5월 5일 (어린이날)
어린이 날에 임시공휴일, 주말까지 4일 연휴 그 첫날.
청계,인능,대모,구룡,우면산을 돌아보려
새벽부터 준비를 하던 중...
모처럼 선발출전한 '이대호'가 홈런을~.
그것도 연타석 역전 투런홈런까지 쏘아올렸다!!!
와우~~~.
꿈을 키우는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선물 아니겠나!
잠 못 이룰 시애틀 팬들에게도...
감정 메마른 나까지도 뿌듯한 기분에 좀 늦어진 출발이지만
발걸음은 가볍다.
어짜피 늦었으니 장거리 산행을 미루고,
지난 청계~광교 종주시 놓쳤던 부분을 돌면서 채우는 걸로 일정을 조절하여 원터마을로~.
열 번도 더했던 청,광 종주길에서 알바로 중도 탈출이라니...
*일주일 전 산행기록을 보면
청계산을 돌고 영심봉에서 삐긋한 듯~.
오늘은 하우현 성당에서 청계산 국사봉으로 올라
우담,바라,백운,광교산을 코스를 짜깁기.
원터마을 성당쪽 들머리에는 계절을 뛰어넘었는지 벌써 왠 들국화???
정비된 임도를 따라 나홀로 천천히 숲으로 들어간다.
보듬고 살아온 배고팠던 시절의 아픈 상흔이~.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인지라 곤충과 이름모를 애벌레들이 사방에서 꾸물꾸물....
하오고개로 가는 길목의 공동묘지 구간.
처음엔 좀 신경쓰이더니 이젠 쉼터 삼아 꽃구경하는 여유까지~.
하오고개 동물이동로.
초창기 종주땐 절개지로 무단횡단하여 수로를 타고 올랐었는데 덕분에 참 고맙지요!
육교를 건너와 돌아본 청계산 국사봉 마루금.
지난번 무심결에 따라갔던 직진 길~.
우측 능선을 타고와 만나는 진짜 이정표.
무심결에 직진했다 낭패를 봤으니 오늘은 제대로 찾아 가야지~.
신록의 계절, 5월이라~.
그 푸르름에 오늘도 난 서서히 젖어가고 있다. 뼛속까지 푸르게 푸르게...
우담(발하)산을 지나 바라산으로 가는 이정표의 석운동 보니
지난번 헤매다 분당행 330버스로 탈출했던 곳이라 은근 반갑고 친근감이 드네.
올때마다 힘들어 죽겠는데 뭔 희망 365계단이냐고 툴툴대던 곳인데
오늘은 왠지 천상화원으로 이끄는 오솔길 같아 몸은 좀 힘들지만 마음은 상쾌!
오늘이 입하~. 여름의 시작인데...
365계단에 24절기가 순서대로 표시돼 있어 고행(?)길에 숨 돌릴 핑계를 주니 고맙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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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들
-심언주(1962~ )
뭉텅뭉텅 쏟아 놓은 아이들
아침마다 피는 아카시아 꽃
앞산, 뒷산
정강이에 발등에 아무렇게나 흘러내린
토끼풀 꽃, 찔레꽃
얼굴이 하얀 아이들
바람만 불어도 까르르 까르르
들길을 흔들며
숲길을 흔들며
햇빛 공화국으로
햇빛 네트워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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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여전히 어지럽고 아픈 텍스트지만 자연은 어김없이 때맞추어 찾아오고
그중에도 만화방창, 봄의 위문공연은 최고다.
잠시 위로 받고 세상속으로 다시 들어가도 좋지않겠냐고 시인은 말하네~.
바라산 전망대에서 본 관악산.
이제까진 푸르기만한 숲길이었지만 여기부턴 솔벗과의 어울림이 더욱 멋진 솔숲길이라
시들어 가던 세포들도 다시 생기를 되찾는 환상의 코스가 이어진다.
봄의 위문공연도 끝자락으로 치닫지만 아쉬워 말자.
곧 다가올 여름 또한 강렬한 햇빛과 농익은 초록으로 나름의 역활을 충족시킬 테니...
얼마전까진 전국이 벚꽃축제, 지금은 만산에 철쭉제라
돌 볼 아이라도 있어 함께 이 길을 찾으면 좋으련만 어린이날마다 나홀로 산행이니 좀~.
작년에도 삼각산 12성문 종주를 나홀로 했었는데...
고분재 지킴이 솔벗을 많이 잘라줬네?
자연 그대로가 좋지만 생장을 돕기 위함겠지~.
고분재, 백운산으로 가는 길엔 노송과 철쭉이 어우려져 그또한 큰 즐거움이다.
자연보호를 위해서라지만 카펫(?)까지 깔아놓은 이 길을 걷자니 피로감이 싹~.
정녕, 신선들의 산책로임에 틀림 없으니 그 위를 걷는 이 순간 신선과 무에 다르겠나!
봄,여름,가을,겨울... 언제 와봐도 마냥 좋기만 한 솔벗들의 군락~.
바쁜 일 없는 날 위해 마련된 듯한 벤치에 앉아 솔벗들과 마음을 나눈다.
우린 수많은 이야길 나누어 왔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주고 받겠지!
우린 친구니까~. 그것도 민낯으로 만날 수 있는 아주 막역한...
한 달전 쯤 안개속에 잠겼던 노루목대피소 풍경~.
어느덧 여기까지 왔으니 광교산 고스락이 지척지간이라~.
남은 두 시간여 산행의 안산, 즐산을 위해 남은 힘을 모은다.
시루봉 정상엔 엄청 많은 산우들과 잡상인까지 왁짜지껄 정신 사나워 그냥 통과!
수원 경기대쪽이 아닌 내 동네인 수지 성당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의미를 부여한 종주도 아니고, 남은 거리도 6km로 같은데 굳이 돌아올 이유가 없으니...
아직도 해가 중천이라 철쭉 그늘에 자리를 전세내고
곁님이 정성껏 만들어 준 약밥과 며칠을 꽁꽁 얼려 아직도 얼음이 서걱거리는 캔맥주로
나혼자만의 산상파티다!
부족함도, 부러울 것도 없는 가장 완벽한 즐거움을 만끽하며....
*아! 약밥에 넣은 밤은 대전 김 회장, 최 총장과 함께 연산에서 주워온 거라오.
늘 다니던 토월길 방죽골~.
만발한 불두화와 이팝나무 꽃길을 즐기며 느즈막이 출발했던 산행을 마무리한다.
끝으로 곧 다가올 어버이날에 앞서...
우리 엄니
-김춘성(1956~ )
엄니 글씨는 언제나
삐뚤이 날아
아슬아슬 춤을 추는
수줍은 나비처럼
아직도 자유당 시대인 채
"술 째꼼 밥 꼬꼭"이라 써놓고
서산으로 날아간다.
엄니의 대책없는 사랑은 시대와 문법을 넘어서거나 아예 무시하는 막무가내 사랑이라~.
이 사랑이 더 서러운 것은
그 엄니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면서도 계속 이런 메시지를 보내오기 때문이라네.
아무도, 아무것도 엄니의 사랑을 말리지 못한다고
매년 어버이날이면 사무치는 그리움에 가슴으로 불러보는 내 마음을 시인이 대신하네....
평소보다 좀 많이 걸린 여유로운 산행으로
4월의 앙금을 떨쳐내고, 싱그러운 5월을 맞으니 몸도 마음도 마냥 좋다!!!
오늘의 즐거움과 여유로움이
의미있는 내일로 발전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