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봄 배웅하러 최북단 고대산에~.
2016년 4월 19일.
저녁 서울모임에 앞서
카메라에 초코과자 두어 개만 달랑 들고 일찍 집을 나섰다.
가는 봄을 배웅하러 최북단 고대산으로~.
06시20분에 집을 나섰는데 도착이 10시20분~.
욕심은 고대~소요산 연계산행이지만, 하행차편이 13;38과 15;38이라 쉽잖다.
3시간만의 종주는 산행의 목적과 배치되니 소요산을 포기하고 그냥 천천히...
3코스로 올라 1코스로 길게 돌며 예전에 보았던 노루귀꽃과 현호색을 만나는 걸로~.
헐~. 이곳에 현호색이 군락을 이뤘었는데 흔적도 없고 웬 노랭이가???
간밤에 내린 비로 계곡물소리가 우렁차니 뼛속까지 시원하다!
내 생각으론 '고대산 제1경'이라 할 "표범폭포!"
아무도 없는 선계에서 나홀로 즐기는 이 순간이야말로 부러울 게 없지~.
하나(소요산)을 포기했더니 시간도 널널해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이 좋다!
고대봉에서 보는 북녘~. 쟤들은 나무를 땔감으로 써 온통 민둥산이다.
이즈음 고대산은 조망외엔 내세울게 없음이 아쉽다.
겨울엔 서리꽃이 반기고, 좀 있으면 철쭉꽃이 지천일 테지만...
대광봉 정자에 올라 하릴없이 여기저기을 담아본다.
어디가 巖이고, 어디까지가 樹인고...
돌보는 사람 없는 돌무덤가에도 꽃은 피고...
현호색이 자릴 옮겼나 노루귀 군락지에 피었네? 노루귀는 자취를 감추고~.
내가 너무 늦게 찾아왔나?
개별꽃~.
몇 송이 남은 산벚도 곧 지겠지~~~.
노랑현호색도 있고...
아직 두시도 안 됐으니 여기서 신선놀음이나 해야겠다!
시리도록 차고 맑은 물에 발 담그고 앉아 이꽃 저꽃을 감상하는 기분이 쏠쏠하다만
많은 꽃들이 봄비에 떨어져 물결에 떠내려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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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비
-김 소 월
어룰없이 지는 꽃은 가는 봄인데
어룰없이 오는 비에 봄은 울어라.
서럽다. 이 나의 가슴속에는!
보라. 높은 구름 나무의 푸릇한 가지.
그러나 해 늦으니 어스름인가.
애달피 고운 비는 그어오지만
내 몸 꽃자리에 주저앉아 우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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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서른 둘에 다량의 아편을 삼키고 설움 많은 삶을 마감한 소월!
理想은 높았으나 벽은 더 높았으니, 부딪쳐 날갯죽지가 꺽이고 피 흘렸겠지.
일제강점기에 생활무능력자로 빈둥거림은 설움이 깊어 한이 되고, 독이 되었던가!
그렇게 꽃자리에 앉아 울었을 소월이 왜 남일 같지않을꼬?
이렇게 신선놀음을 하면서도 가슴 한켠이 애리다~.
그래도 조팝나무에도 꽃은 피고...
약으로 쓴다는 개복숭아꽃도 푸른하늘을 향해 활짝 폈다!
요건 잔털벚나무라고 이름표를 달았으니 잔털벚꽃이겠지.
요건 길섶 화단에 심은 꽃인데 뭔지는 모르겠고...
요건 이름도 자연 친화적인 애기똥풀~.
신탄리역에 오니 금낭화도 있네!
요건 박태기꽃 같고~.
녹쓴 철모가 화원을 지키는군!
치열했던 백마고지가 지척이라 멸공정신으로...
신선놀음과 왠지모를 숙연(?)함까지 복잡미묘했던 산행을 마무리~.
꼭 특별함이 있어야 멋진 산행이라 생각치 않는다!
자연에 들어가 자연과 동화되는 그 순간이 곧 가장 멋진 산행일 테니...
모임까지 시간이 좀 남아 동대문역에서 내려 청계천을 걸으며 시간 죽이기~.
청계천 관리비용이 년 78억여 원이요, 일 210만여 원이라 들은 것 같은데
지금 잘잘못을 따질 일은 아닐 듯!
많은 이들이 이용하여 본전을 뽑으면 될테니...
2.500만 수도권 심장부에서 여유를 즐기는 새를 보니 조금은 이해되는 부분도 생기더라고.
청계천 복원이~.
마무리 운동까지 끝내고 '부민옥'으로~.
언제나 만나면 즐거운 친구들~.
막걸리 잔에 정을 담아 나누는 봄밤은 깊어만 간다.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한 친구들
반갑고도 고마우이~.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