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 등...
2016년 2월 1일 (월요일).
새해 인사가 엊그제 같은데 2월이라!
곧 설 명절이니 꼼짝없이 한 살 더 먹겠구먼~.
아침 햇살이 좋아 토월길을 돌고와 조간을 뒤적이다 눈에 든 글귀가 있어 블로그를 열었다.
뒤늦게 좀 배워보겠다고 석달열흘 조경에 매달리는 동안 짬짬이 손폰에 담은 것도 옮길 겸...
여긴 강동의 아차산이다.
최고로 춥다던 19일, 서울모임에 앞서 친구들 몇이 함께 올랐던...
높이는 동네 뒷산인데 암릉에 소나무 군락 등 조망과 운치가 제법이다.
아차산~용마산~망우산으로 진행할 계획인데 볼을 할퀴는 북풍이 만만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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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오른다
-최영규(1957~ )
매일같이 내 속에는 자꾸 산이 생긴다
오르고 싶다고 생각만 하면
금새 산이 또 하나 쑥 솟아오른다
내 안은 그런 산으로 꽉 차 있다
갈곳산,육백산,깃대배기봉,만월산,운수봉...
그래서 내 안은 비좁다
비좁아져 버린 나를 위해 산을 오른다
나를 오른다
간간이 붙어있는 표식기를 찾아가며
나의 봉숭아 뼈에서
터져나갈 것 같은 장딴지를 거쳐 무릎뼈로
무릎뼈에서 허벅지를 지나 허리로
그리고 어렵게 등뼈를 타고 올라 나의 영혼에까지
더 높고 거친 나를 찾아 오른다
기진맥진 나를 오르고 나면
내 안의 산들은
하나씩 둘씩 작아지며 무너져버린다
이제 나는
오르고 싶다는 생각을 지울 수 있다
나를 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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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열한 山들은 잘 모르지만 詩人이 말하고자 하는 뜻은 내 마음과 다름없기에 옮긴다.
틈만 있으면 솟아오르는 내 속의 산들~.
^^^언제쯤 나도 오르고 싶다는 생각을 지울 수 있을까?
^^^나를 비울 수 있을까....
오늘 몸은 좀 무리했지만 마음은 날아갈 듯 했을 친구의 무탈함과
오늘의 인내가 다음 산행지의 레벨을 상향(?) 조정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어느덧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 롯데월드에 노을이 물드니 이제 모임장소로 가야겠네그려!
*학우들 함께한 사진은 서울모임 이동로 회장의 산행기로~.
28일, 오전 시간을 죽이고 있는데 카톡이 울린다. 저녁이나 함께하자고...
숨도 안 쉬고 콜~. 불러주는 친구가 있음을 천지신명께 감사드리며!
서울나들인데 어딜 들를까 생각하다 찾은 곳이 남산골 청학동 한옥마을.
이곳은 동안 배우고 익힌 조경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원과 정원의 합체 아니던가!
궁남지, 안압지, 향원지, 춘당지, 경회루...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물과 산에 매,송,국,죽 등 풍류를 아는 멋이 있었지~
花香百里;좋은 꽃의 향기는 백 리를 가고,
酒香千里;좋은 술의 향기는 천 리를 간고,
人香萬里;좋은 사람의 향기는 만 리를 간다.
오늘 조간에 실린 나름 유명인사의 칼럼에 인용된 글귀다.
밴드를 통해서 보고느끼는 수많은 좋은 글들 못잖은 곱씹을 가치가 충분한 글이기에
이 글을 옮겨 적으며 육십여 성상을 살아온 나의 삶을 돌이켜 본다.
내가 이 글을 인용할 자격은 있는지. 내게선 어떤 냄새가 나는지를.
그리고 되묻는다. 이 칼럼을 쓴 인사는 어떤 香인지~.
아는만큼 보인다 했던가?
쬐끔 맛을 봤다고 이곳의 나무 한그루, 돌 한덩이가 예사롭진 않네!
친구들과 한잔하려 나오는 길이다만 초가지붕를 보니 막걸리 한잔이 급 땡기네`.
벗님들과 남산자락을 바라보며 한잔 나누기 딱 좋은 곳인데!
맞아! 소나무 옆엔 대나무가 제격이지.
요 대목에서 漢詩라도 한 수 읊어야 하는데, 당췌 떠오르질 않으니 원~.
그냥 눈으로 보고 가슴에 담는 걸로 만족할 밖에.
서울엔 진짜 갈 데도, 볼 것도 많은데 혼자만 즐기는 게 진정 미안하이~.
정감어린 옛 시골집 부엌 살림들~
장독도~~~
고향 정취 물씬나는 고택에 넋을 빼앗겨 길을 잃을 듯 마냥 뚤레뚤레~
사흘 뒤면 입춘이고, 여드레째가 설이라~.
함께하는 벗님의 入春大吉, 建陽多慶을 맑은 마음으로 기원하오!
규모에 비해 많은 볼거리, 생각거리가 있어 내겐 참으로 유익한 시간!
이제 친구를 보러 간다.
모처럼 상경한 남석, 선술과 함께한 친구들 반갑고 고마우이~.
30일, 고시(?) 준비로 두어 달 미뤘던 초딩 걸그룹과의 산행을 위해 찾은 독립문역.
최초의 국기부터 태극기가 종류가 많기도 하네!
옛 한양의 통신 수단인 봉수대가 있지만 그리 높잖은 산이라 담소하며 걷긴 좋을 듯~.
요즘 도로변 소공원에 지자체마다 많은 투자와 공을 들여 보기는 좋다.
세금은 많이 축내겠지만 생색내기 전시성만 아니라면~.
옛 서대문형무소를 끼고 돌아 안산에 들어서니 북한산 비봉능선 문수봉과 보현봉이...
바로 무악재 길 건너가 인왕산이고~.
초록길 돌아오르니 안산(무악산) 고스락엔 봉수대!
봉수대에서의 조망. 인왕산과 뒷편의 북악산, 북한산이...
자작나무와 소나무, 잣나무을 계획 식재하니 잡목이 우거진 것 보다 좋은데
관리는 좀 더 해야할 듯~.
두어 시간의 산책과 두어 시간의 뒷풀이에 왕복 두어 시간 이동까지 여섯 시간~.
길잖은 산행에 기나긴 뒷풀이가 날씨만큼이나 푸근하니 여유롭다.
경제학적으론 계산이 안 나오지만, 심리학적으론 자동 힐링의 시간이었기에 땡큐!!!
옛벗은 곧 고향의 품이라 특히 세밑에 더욱 그리울 밖에~.
명절을 며칠 앞두고...
인연이란 오랠수록 좋은가 보다.
이미 반백 년을 함께한 벗님들이기에
그대들 행복이 곧 나의 기쁨이리니
병신년. 복 많이 받으시게!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