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도명산의 晩秋~*

村 場 2015. 11. 1. 13:21

2015년 10월 31일 (일)

시리도록 푸른 시월의 마지막 날~.

주말 저녁 처가쪽 행사로 청주 오는 길에

처남,동서와 중대봉~대야산이나 들러보려 길을 나섰는데... 

 

출발은 황홀했다!

개울물에 비친 아침햇살이 이토록 멋진데 어찌 가슴 설레지않으리오~.

 

 

이미 해는 중천인데도 날이 추워 억새와 들풀에 내려앉은 서리꽃을 만나는 행운까지...

 

 

 

 

거대한 암봉으로 웅장함을 뽐내는 중대봉!

오늘은 저 대슬랩을 통과해 대야산까지 갈 예정이었는데 헐~~~.

들머리부터 입산통제라고 철통방어네!

10월15일~5월15일. 7개월간 산불예방을 위한 경방기간으로 위반시 벌금10만 원~.

 

아쉬움에 2013년 10월20일에 올랐던 3단 대슬랩을 되새기며 발길을 돌린다.

난 법을 존중하니까!

 

 

돌아나오는 길에 다시 봐도 예쁜 올 첫 서리꽃과 작별을...

입산이 허용된다는 도명,칠보,군자산 중 가장 근거리에 위치한 도명산으로 향한다.

 

 

여긴 가령~낙영~도명산 종주가 딱인데 갈 수있는 곳은 도명산 뿐!

긴 산행에 목매지 않고 주어진 구간에서 최고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으로 ok!

 

 

썩 향기롭지는 않지만 저 아름다움을 어찌 외면하리오!

 

 

 

 

 

 

 

 

 

 

 

 

 

 

 

송시열의

유적이 많고,

우암이 극찬한

화양계곡.

 

14일.

전행사때

남간정사 등

우암의 사적과

뜻을 되새기길

기대한다. 

 

 

 

 

 

 

다 놓아버려

                     -원효대사

옳다 그르다

길다 짧다

깨끗하다 더럽다

 많다 적다를

분별하면 차별이 생기고

차별하면 집착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옳은 것도 놓아 버리고

그른 것도 놓아 버려라

긴 것도 놓아 버리고

짧은 것도 놓아 버려라

하얀 것도 놓아 버리고

검은 것도 놓아 버려라

 

바다는 천개의 강

만개의 하천을 다 받아 들이고도

 푸른 빛 그대로요

짠 맛 또한 그대로이다

 

 

 

 

잎을 떨군 나목처럼 나를 내려놓고 첨성대 옆길을 들머리 삼아 도명으로 들어 간다.

 

 

 

나름의 멋을 간직한 자연들과 눈 맞추며 쉬엄쉬엄~~~.

조금만 신경쓰면 보이는 저들의 경외로운 생명력!

이곳에 뿌리내리고 살아온 저들의 위대함에 절로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숲길을 벗어나 조망이 트이니 가슴이 뻥 뚫린다.

지난 덕항산에서 만날 수 없어 아쉬웠던 솔벗들이 반기니 그또한 좋을시고~.

 

 

 

함께한 처남,동서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덧 정상부~.

 

 

 

 

소나무도 대나무처럼 뿌리가 건너뛰기를 하나?

 

 

 

 

도명산. 정상에 있는 기암괴석이 이곳의 랜드마크!

옆으로 정상석이 있는데 회사에서 단체로 올라와 식당을 차렸는지 원~.

이 회사 사장은 평소에 애들 굶기며 일 시켰는지 다들 먹는데 환장한 듯... ㅉㅉㅉ

 

 

 

맑던 날씨에 박무가 낀 듯 산그리메가 좀 아쉽다만 무얼 더 바라겠나!

 

 

 

언제 또 볼지 모를 솔벗들과 기약없는 석별의 정을 나누며 하산이다. 천천히~~~.

 

 

 

 

 

 

 

마애불상군이 새겨진 암벽.

 

 

 

 

 

거대 암벽에 불상을 새긴 고려인의 불심과 노력에 찬사를...

 

 

이곳이 특수병과 유격훈련장이다.

가령산~낙영산~도명산으로 둘러싸여 좌청룡우백호를 이룬 가운데 암봉인데.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선 집을 나서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숲길.

이즈음에 낙옆지는 오솔길을 걸으며 명상할 수 있다면 분명 幸福한 사람일 게다.

다 떠나서 그에겐 스스로의 즐기운 삶을 향유하고자 하는 여유가 있으니~.

 

 

너무나 가물어 나뭇잎도 계곡도 모두 메말라 산에선 고운 단풍을 보기가 쉽지않네~.

 

학소대.

이제는 화양계곡을 따라 몸으로 느끼는 가을 정취를 만끽하면 된다.

 

 

 

 

 

 

 

 

 

 

 

 

 

 

 

 

 

 

 

 

잎새와의 이별에

나무들은 저마다

가슴이 아프구나

 

가을의 시작부터

詩로 물든 내 마음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에

조용히 흔들리는 마음이

너를 향한 그리움인 것을

가을을 보내며

비로소 아는구나

 

곁에 없어도

늘 함께 있는 너에게

가을 내내

단풍 위에 썼

고운 편지들이

한잎한잎 떨어지고 있구나

 

지상에서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는 동안

붉게 물들었던 아픔들이

소리 없이 무너져 내려

새로운 별로 솟아오르는 기쁨을

나는 어느새

기다리고 있구나

                                         (- 을 일기 / 이해인 )

 

 

<<<곁에 없어도 늘 함께 있는 너~.

흔들나뭇잎에 흔들리는 마음이 너를 향한 그리움인 것을 가을을 보내며 비로소 아는구나>>>

 

 

값싼 센티멘탈이라도 괜찮다.

스스로의 감성을 외면하면 가뭄에 메마른 낙엽처럼 우리네 가슴도 메마를 밖에...

秋男이라면 어떤가? 어쩌면 살아 있다는 징표 아니겠나!

 

 

그렇게 만추의 정취에 흠뻑 취해 시월의 마지막 날을 보낸다.

다시올 수 없는 2015년 10월 31일을~*

함께한 처남,동서에게 감사하고,

오늘 함()을 들인 처조카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축원하며 산행을 마무리한다.

 

 

 늘 한마음으로 내일도 오늘 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