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락산! 친구들과의 즐거움을 깨우친~.
2015년 7월 19일 (일요일)
새벽비가 주룩주룩~.
十年大旱이라 아직도 메마른 대지에 고마운 단비임엔 틀림없지만 하필이면 오늘...
충주행 버스를 기다리는데 대전팀 출발을 알리는 창호의 전화에 반가움이 앞선다.
함께하고픈 맘에 밴드에 쓸쩍 운만 띄웠었는데 맘이 통했나?
道樂山! 우암 송시열이 붙힌 이름으로
"깨달음을 얻는데는 나름대로의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엔 즐거움이 뒤딸아야 한다"고~.
참다운 산행의 즐거움을 깨우치며 검봉~채운봉~형봉~신선봉~도락산을 돌아 제봉으로 OK!
헌데, 며칠 그 좋았던 날씨는 간데없이 올들어 최고로 후텁지근하고 흐린하늘에
2주째 일야십기로 어머님 병구완중인 창호는 연신 하품이고, 내 무릎은 오늘도 심술 가득이니~.
그나마 여긴 비가 그쳐 천만다행!
제일 먼저 반겨준 작은선바위.
어렵게 함께한 산행인데 무엇이 우릴 막을 수 있겠는가!
힘들긴 매한가질 텐데 친구들과 바람쐬고 오라며 등떠밀어 보낸 창호여신께 경의를 표하며
함께할 수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본격적인 명품송 산행이다.
요건 큰선바위.
기암괴석과 솔벗을 보니 몸도 마음도 슬슬 탄력을 받는다만, 바람 한점없이 덥긴 엄청 덥다!
들 꽃 처 럼
-조 병 화 (1921-2003)
들을 걸으면
무심코 지나치는 들꽃처럼
삼삼히 살아 갈 수는 없을까
너와 내가 서로 같이
사랑하던 것들도
미워하던 것들도
작게 피어난 들꽃처럼
지나가는 바람에 산들산들
삼삼히 흔들릴 수는 없을까
눈에 보이는 거 지나가면 그 뿐
정들었던 사람아
헤어짐을 아파하지 말자
들꽃처럼, 들꽃처럼, 실로 들꽃처럼
지나가는 바람에 산들산들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삼삼히, 그저 삼삼히
어느 나무 하나 예사로운 게 없다. 특히 소나무는...
전체가 암산이라 흙이 있어도 겉표면을 살짝 덮은 상태인데 버티고 선 나무들이다.
친구! 갑작스런 우환에 심신이 고통스럽겠지만 어쩌겠는가.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 서두르거나 절망하지 말고, 차분하게 함께 견디어 내야하지 않겠나!
요기가 검봉오르는 계단?
바위를 감싸안은 소나무의 사랑???
자랑스런 한밭18의 산사랑팀이 잠시 숨을 고르는 중~.
멀리 암벽에 삼지 솔벗인데 렌즈의 성능이 아쉽다!
도락산 명품송들...
시원찮은 다리에 사진까지 담으려니 걸음이 더디다만, 함께한 친구들이 있어 호강했다오!
침엽수만 암릉에 버티는 건 아니라는 분재급 활엽수의 항변이 매섭다!
하늘빛이 변할 때마다 풍경도 수묵화, 수채화로 변화무쌍하다만 비 안오는 것만도 땡큐지~.
저기가 채운봉이었나? 솔벗에만 정신을 빼앗겨 비몽사몽~~~.
줄기보다 뿌리가 더 긴 솔벗! 산다는 게 그리 녹록하기야 하겠나.
신선봉에서 주변 산군들을 조망하며~.
신선봉은 통바위산인데 움푹한 연못엔 올챙이가 사네. 마르지 않는 신비의 샘인가?
심봤어유~ 부회장 김기중, 충주유수 남정무, 힐링중이라는 사무총장 최창호, 추억을 담는 황선구.
오늘 산행에서 가장 인기맨은 장화신은 김 도인!
해박한 산야초 지식과 실전 경험으로 특히 여성 산우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소감이 어떠슈?
눈길 가는 곳마다 기암괴석과 멋진 솔벗의 어러러짐에 발걸음은 점점 늦어지고...
산행중에 묘하게도 자주 접하는 산 자와 죽은 자의 공존!
정상을 돌아나오는 길의 신선봉.
"한밭18" 부흥의 역군들~.
그대들이 있어 한밭18의 미래는 밝고, 우리는 진정 행복하오!
제봉으로 향하는 마루금에~.
암릉길에 우뚝 생뚱맞게 치솟은 선바위 옆엔 어김없이 지킴이 솔벗이 있네!
이제는 흔하디 흔한 소나무로 보이겠지만 저들은 수십 년, 때론 백 년을 넘긴 역사들이지~.
요기도 산 자와 죽은 자!
바위에 착 달라붙어 옆으로 크는 솔벗도 있네!
여기도 그 오랜 세월을 옆으로?
명품 송에 이름이나 번호라도 정해줬으면 좋겠는데...
소나무 한 그루가 예술 그 자체니 보는 내내 황홀할 뿐~.
솔친구! 그대는 세상에 태어난지 얼마나 되셨는가?
도락산은 노송들 분재 전시장으로 보는 이의 즐거움을 깨우치는 멋진 산임에 틀림없다.
저 녁 비
- 정수자(1957~ )
다 저녁때 오는 비는
술추렴 문자 같다
골목길 들창마냥
마음 추녀 죄 들추고
투둑, 툭,
젖은 섶마다 솔기를 못내 트는
누추한 추억의 처마
추근추근 불러내는
못 지운 눈빛 같다
다 저녁때 드는 비는
내 건너,
부연 등피를
여직 닦는 그대여
곧 비가 온다지? 내일도, 모레도, 이번 주 내내...
비는 술을 부르고, 술은 젊음과 오만과 기쁨을 부른다더군.
술의 열락이 사랑을 싹트게 하고 우정도 키운다니 어떤가 친구들!
내일이 서울모임인데 부민옥에서 막걸리 한잔 나누어 마시는 것은~~~~
많은 친구들이 산을 찾기도 하고, 또는 산 하고는 별로인 친구도 있겠지?
늘 산이야기에 食傷한 친구들에게는
산에서의 즐거움이 자꾸 날 후안무치한 자로 만드나 보오!
산행의 뒷풀이를 성대하게 베풀어 주신 정무여신께 감사드리며~.
명산, 명품산행을 함께하며 친구들과 만끽한 행복을
그대들과 나누고자 하니 그냥 받아주시게나~.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