村場의 自然in~*

수묵화 속 조령산~.

村 場 2014. 11. 9. 13:14

2014년 11월 8일 (토)

 

예전에 약속된 산행을 위해 청주로 내려왔는데

일기예보가 심상찮다.

속썩이던 카메라도 렌즈 교체로 수리완료했는데...

다소의 불안요소를 안은채 산으로~.

 

오늘 산행지는 조령산이다.

신풍리 절골~촛대바위~조령산~신선암봉~용바위~마당폭포~절골의 원점회귀 코스다.

 

사유지라고 찻길을 막아논 땅부자님 때문에 헛갈리다 찾은 등산로인데

들머리부터 된비알이라~

수북히 쌓인 낙엽길을 묵묵히 한참 오르니 드디어 속살을 허용한다.

 

와우~. 첫 작품부터 월척인데...

그림은 꼭 수채화이고 가을 하늘은 푸르러야 할 이유는 없다.

 

암릉을 갈 지(之)자로 포박한채 버티고 선 솔벗들!

 

갸야할 저 마루금이 조령산에서 신선암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태산 같이 느껴진다.

 

 

무언가 이름이 있을만한 기암괴석인데?

 

 

괴석위 솔벗을 올라타고 앉아 봐주는 사람없는 나만의 호연지기(?)를 뽑내 본다.

한숨 돌릴 겸 세금 내는 거 아니니까!

 

 

 

바위틈을 로프로 오르내리는 만만찮은 등로.

 

 

 

 

 

 

차라리 직벽이면 좋으련만 꼭 중간에서 비틀어야 하는 코스라 엄청 불편하다.

한손엔 카메라 들고 한손으로 타려니...

 

 

 

 

 

요것이 촛대바위!

등로옆 절벽길을 타고 저 암봉을 넘어야 하는데...

 

 

 

 

 

먼저 간 산우의 비석을 보는 맘이 짠 하다. 

 

 

저 가운데 하얀 봉우리가 신선암봉~

 우측의 몇 봉우리를 타고 넘어야 갈 수 있다.

 

 

이렇게 뽀쪽한 암봉들 몇 개를...

 

가끔 만나는 낙엽길도 안개비에 촉촉히 젖어 걷기가 쉽지만은 않다.

 

요런 곳도 있네!

쳐다만 봐도 왠지 힐링이 될 것 같은...

 

정상이다!!!

 

인증샷을 찍으려는데 손폰이 꺼져버린다.

트랭글 등산기록도 끝나버렸네!

추위와 습기에 배터리가 방전됐나 보다. 2년 썼더니 돈 달라는 건지 ㅉㅉㅉ

이제부터가 백두대간을 진짜 외줄 타 듯 가야한다.

하늘은 자꾸만 내려앉고... 제발 눈, 비만은 사양하고 싶다!!!

 

 

멀이 보이는 주흘산과 부봉.

 

앞의 암봉들을 몇 곳 넘고 양쪽 절벽길을 한 시간여 가야만 좌측 희미한 선계,

신선암봉에 닿을 수 있다.

 

 

 

잠시. 진경산수화 감상을~~~

 

 

 

 

 

곳곳이 이단, 삼단의 로프.

 

신선들 산책로도 비록 잡목은 우거졌지만 절벽 수준의 급경사.

 

그래도 선계를 걷는 이 기분은 요기 아니면 못 느낄 걸!!!

 

 

 

 

조령산 정상은 구름속으로 사라졌고...

 

 

 

묘한 바위를 로프에 의존해 우회하며.

 

 

주흘관(제일관문)에서 오르는 계곡 길과 흐릿하게 보이는 주흘산 마루금.

 

 

 

 

골짜기를 타고온 세찬 바람에 절벽의 외길 능선을 타려니 식은 땀나네!

 

 

위, 좌측 절골에서 올라

아래, 암릉 타고 구름 속 조령산 정상을 찍고 몇 개의 암봉을 넘고 있는 중.

 

 

 

 

 

 

마지막 전망바위에서 신선암봉(위)과 주흘산 부봉(아래)을 배경으로. (*동행의 손폰으로 찍은 것)

 

여기가 신선암봉이다.

운무에 가렸지만 딱 봐도 신선들이 앉아 세월을 낚기에 딱 좋은 절경아닌가!!!

여름에 왔을 때와는 또다른 많은 것을 보고 느낀 산행이었기에 뿌듯하고 즐겁다. 

 

요건 또 뭔 바위여?

 

 

이제 요런 로프쯤은 일상이려니...

 

 

 

하산길이라고 만만히 보면 큰코 다치지~

빡세게 오른 산이라 내리막도 급경사인데 젖기까지 했으니 오죽하겠는가!!!

 

 

 

이제야 구름사이로 햇빛이 비치는데 그나마 역광이지만 얼마나 다행인가!

굽이굽이 산군들과 불타는 듯한 가을을 볼 수 있으니!!!

 

 

 

 

마당폭포.

갈수기라 별로지만 여름철 저 넓은 암벽, 저 높이로 폭포수가 쏟아진다면 가히 장관이지 않겠는가!

 

 

 

 

 

계곡까지 내려온 단풍이 온종일 수묵화 속에서 헤메던 날 수채화 세계로 안내한다.

 

 

******* & *******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여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나짐 히키메트作

******* & *******

 

그렇다.

무모하다 할지 모르나 난 존재가치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 있다는 걸 느끼는데 충실하리라.

 

 

어제가 입동이니 오늘은 겨울이지만 아직 우리네 인생은 초가을 아니던가!

보다 아름답게 물들기 위해 우리는 움직여야 할 의무가 있다!

 

좌에서 올라 우로 내려온 하루였지만 결코 의미없는 하루는 아니었으리.

 

보고 느낀 것을 온전히 옮기지는 못 하지만 아름다운 건 아름다운거다. 

 

공감해 준 친구들 고마우이~

 

친구도 장엄한 일출만큼이나 황홀한 일몰도 있음을 인정해 주시겠지?

 

늦게 올라와 두서없이 적은 산행기

읽고 가필하면

느낌이 변질 될까봐

그냥

그대로 올린다.

 

오직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