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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연휴를~

村 場 2014. 9. 10. 00:51

 

2014년 한가위.

9월 6~10일까지 명절 연휴의 앞뒤를 산행으로 채우려 한다.

 

2014년 9월 6일(토)

연휴 첫날은 영동의 백화산과 월류봉 연계산행!

백화산 코스는 한성봉~주행봉을 돌아 원점회귀하는 10.2km로다.

 

처음부터 연무속 바람 한점없는 후텁지근한 무더위와 된비알의 이중고 속 지루한 싸움이다.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쓸모없는 카메라를 위한 첫피사체가

아이러니하게도 간,쓸개 다 빼주고도 버티고 선 참나무라~ 

 

 

 

어쩌면 요즘 철학의 트랜드라 할 무소유와 비움을

몸소 실천하는 것일까?

 

나 또한 머리속을 다 비우고

무상무념으로 오르다 보니 정상석이 보인다.

그리 높지도 않은데 생각보다

시간도 걸렸고 체력도 많이 방전된 듯...

 

 

 

 

가야할 주행봉 마루금.

여기가 영동의 공룡능선이라는데 통 감이 안 잡히네~.

 

 

계속 잡목 속에 갇히어 바람도 조망도 포기한 채 걷기만하다 모처럼 바깥세상을 보니 아직도 박무라...

 

 

암릉이 슬슬 나타나네. 여기가 백화산의 공룡능선인 칼날바위인가?

 

 

허기부터 채워야겠기에 바위밑에 자리를 잡고앉아 점심을 먹는데 헐~ 왠 불청객!!!

디져트에 커피까지 마시도록 주위를 맴돌 뿐 갈 생각을 안하네.

내가 비암띠인줄 알고 친구하자는 건가?

 

 

숲이 원망스럽긴 처음이다.

무더위에 물을 마셔도 금방 갈증에 답답함까지.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나보다. 암릉지대로 나오니 우선 숨통이 트이니...  휴~~~

 

 

 

이제 본격적인 구절초 계절인가? ***유난히 곱다!

 

요기가 소위 공룡능선인가본데 헐~ 좀 심했다만

그래도 양편이 천길단애라 전혀 안전장치가 없는 칼날바위를 타고앉아 넘기가 만만찮은 스릴이 있네!

 

돌아본 칼날바위와 한성봉쪽 마루금.

 

 

 

온종일 산행에 소나무다운 솔벗 찾기가 쉽잖다. 그저 잡목만 울창할 뿐~.

 

산행을 마무리하며 계곡에 발을 담그니 좀 살것 같다.

몇 분간의 희열이었던 칼날바위외엔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는 것이 전부인 백화산과 아듀를 고한다.

다시 올 일은 없을 것 같기에...

그리고는 급히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월류봉!

달도 머물다 간다는 곳.

시간적으로 체력적으로 산행은 무리라 일행들과의 협의 끝에 절경을 감상하며 詩 한 수로  대신한다.

 

 

달 아래 홀로 술을 마시며

(月下獨酌:) -李 

 

천갈래 만갈래 이는 수심에

술 삼백잔을 마셔볼거나

수심은 많고 술은 적지만

마신 뒤엔 수심이 사라졌다네

아, 이래서 옛날 주성이

얼근히 취하면 마음이 트였었구나

백이는 수양골짜기에서 살다 죽었

청렴하단 안회는 늘 배가 고팠지

당대에 술이나 즐길 일이지

이름 그것 부질없이 남겨 무엇해

게와 조개는 신선약이고

술 지게미 언덕은 곧 봉래산이라

좋은 술 실컷 퍼 마시고

달밤에 누대에서 취해 볼거나

 

 

천하의 李白도 술로서 수심을 달랬다니

우리 같은 범부야 어찌 마음을 다스릴 수 있겠냐만

홀로 술 삼백 잔을 마셔 수심을 지울바엔

차라리 좋은 벗들 불러모아

여기 달이 머물다 간다는 "월류정"에서

둘이서 일백오십 잔씩

셋이서 일백 잔씩

넷이서 칠십오 잔씩

.

.

.

삼백이서 한 잔으로

나누어 마시며 기쁨도 슬픔도 함께한다면

수심도 사라지고 행복은 배가 되지 않을까!

 

조석으론 꽤 쌀쌀한데

달밤에 누대에서 취해 홀로 자다 큰 변 당하면 어쩌시려고...

 

 

*히~ 요건 그냥 웃자고 농 한번 한 것이니 맘에 담지 말자고~!

*** & ***

 

 

2014년 9월 9일

오후에 본가에 갈 예정이니 오전 시간이 남기에 주저없이 길을 나선다.

괴산 35명산의 작은거인 칠보산으로.

코스는 떡바위(병암)~청석재~칠보(금,은,산호,바다조개,석영,수정,진주)산~할목고개~쌍곡폭포~원점회귀.

 

들머리는 산책길 같은 편안한 육산이라 워밍업하기 딱 좋다.

 

갈참나무도 삶엔 소나무 못잖구먼...

 

좋다! 솔벗들의 향기가 코끝에 스치니 마음까지 평화롭다.

 

 

 

 

또 본다. 죽은 자와 산 자가 공존하는 자연의 순리를...

 

박무가 조망을 흐려도 아무 상관없다.

여긴 자체발광만으로도 충분히 황홀하니까!

 

 

요건 송추의 여성봉과 자매인가? 아직 미성년으로 보호 받아야할 미래세대일세그려~.

 

 

요것도...

 

 

오늘 산행중 세 번째 만나는 생과 사의 현장.

 

 

 

 

 

대한민국 멋쟁이 소나무들의 경연장인가?

정상부의 암릉과 솔벗의 어우러짐은 가히 일품이라 칠보라는 이름이 결코 허명이 아님을 확신!

 

 

 

비록 높잖고 서너 시간이면 돌아보는 작지만 어디 한 곳 소홀히 할 수 없는 보물같은 산이다.

 

 

 

 

구절초의 인사를 받으며 쌍곡으로 접어드니 물소리부터 시원하다.

 

이곳이 쌍곡이다!

 

 

 

 

쌍곡계곡엔 구곡(호룡소,소금강,병암,문수암,쌍벽,용소,쌍곡폭포,선녀탕,장암)이 있다는데...

 

 

 

눈길 끄는대로 발길 닿는대로 걷다보니 날머릴세~.

 

 

 

박무로 하늘빛의 도움을 받진 못했지만 결코 부족함 없는 산행이었기에 뿌듯한 마음으로 마무리하며~

한가위 명절은 잘 쇠셨는가!

슈퍼문이라던데 그만큼 풍요로웠고?

늦게 올라와 산행기를 정리하는 지금도 마음이 여유로운걸 보니

정녕,

한가위는 풍요롭소.

 

이 풍요로운 여유속에

내일도 오늘 같기를 소망하오!